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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릴 미끼’에 남극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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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미국 워싱턴디시에서 남극바다의 크릴새우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크릴캠페인 전략회의가 열렸다. 세계 10여개국에서 20여명의 환경운동가 및 전문가들이이 모여 지구온난화와 인간의 크릴 남획으로 심각해져 가는 남극생태계 문제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2007년에 이어 두번째 회의다.


크릴은 남극에 사는 거의 모든 동물들이 의존하는 핵심적인 생물종이다. 남극의 상징적인 동물인 펭귄과 물개들은 물론이고 30미터에 이르는 대왕고래에 이르기까지 크릴은 남극에서 먹이사슬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한다. 과학자들은 크릴이 원래의 80%가 사라져 20%만이 남았고 이마저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줄어들면서 크릴의 서식처도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크릴을 잡아들이는 조업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큰 우려를 사고 있다. 사람들은 크릴을 잡아서 연어양식의 먹이로 사용하거나 크릴에서 기름을 뽑아 식품이나 약품제조에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9년 크릴조업에 나선이래 매년 조업량이 증가하여 2005년과 2006년 걸친 조업시즌에 4만2천톤을 넘어 크릴을 가장 많이 잡는 나라들 중 하나가 되었고 작년 시즌에도 3만톤을 넘게 조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문제는 남극의 펭귄과 물개의 먹이를 가로채 잡아온 크릴의 90% 가량을 바다낚시의 미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꼭 필요한 약품의 원료로 크릴이 필요하다면 모르겠지만 바다낚시의 미끼로 버려진다면 이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서해안의 갯벌을 매립해버려 그동안 낚시미끼로 사용해온 갯지렁이들이 사라져가니까 이제는 멀리 남극에서부터 크릴을 잡아다가 바닷가에 뿌린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우리나라 환경정책과 해양정책의 현실이요, 원양어업국가 한국의 현주소다.


[사진, 포항 바닷가 낚시집에서 팔리고 있는 크릴미끼, 사진-최예용]

[사진, 부산 다대포 앞바다 나무섬에서 낚시꾼들이 버린 크릴미끼, 사진-부산환경운동연합]

크릴보호전략회의 참가자들은 남미에서 사용되는 연어 양식의 먹이로 크릴을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고 한국에서 낚시미끼로 크릴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라며 대량의 크릴조업이 가능한 노르웨이 신규어선 등장에 우려를 표명하는 호소문을 채택하고 국제사회가 크릴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10월말 호주에서 열리는 남극해양생물보전 국제협약 연례회의에서는 크릴조업구역을 세분화하고 조업선에 과학옵저버를 승선시키게 하는 적극적인 크릴보호조치를 채택하도록 각국 정부에 호소하는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원양어업 강국이라고 분류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전세계 바다에서 많은 어류를 잡아들이면서도 해양보호를 위한 조치는 매우 소극적이다. 칠레나 노르웨이 같은 나라들도 조업을 많이 하지만 그네들은 해양생물보호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우리는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하여 지구촌 시민사회에 리더쉽을 보여줄 위치로 부상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와 남극보호와 남획 등 해양보호문제는 각 나라의 이해를 넘어 지구촌 공동의 문제이다. 남극크릴 문제에 대한 남도 낚시인들의 관심과 각성을 호소한다. 또한 한국정부와 원양어업계는 해양보호에 앞장서는 조업국가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낚시인들이 크릴사용을 자제하고 정부가 국제협약에서 남극생태계를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적극 나서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원양어업국가로서 거듭나자. 


최근 남극대륙 북서부에 위치한 윌킨스 빙붕의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는 소식이 전세계 언론에 소개됐다. 빙붕이란 남극 육지위의 빙하가 바다물과 만나 바다위로 자라난 것으로 바다 위에 떠있는 빙하를 말한다. 한국언론은 ‘서울 크기만한 빙붕이 무너져 내렸다’고 했고 미국의 CNN은 ‘뉴욕 맨하탄의 7배나 되는 빙붕이 붕괴되었다’고 표현했다. 영국의 남극과학자 데이비드는 윌킨스 빙붕이 15년내에 무너질 것 같다는 예측을 내놓았었는데 훨씬 빨리 붕괴가 이루어졌다. 이 빙붕은 최소 200~300년은 된 것이지만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붕괴속도가 과학자들의 판단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영국남극탐사대 소속으로 윌킨스 빙붕의 붕괴현장을 항공촬영한 짐 엘리어트는 “거대한 폭발에 의해 터져 버린 듯 집채만한 얼음조각들이 엉켜있었습니다. 무서운 모습이었습니다.”라고 전한다. 오싹한 느낌이 그대로 전해오는 듯 하다. 

* 이글은 2008년 4월 16일자 전남일보 시론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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