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힘내라! 민물도요

첨부파일 열기첨부파일 닫기

새만금엔 갯벌이 있습니다.

조개도 나지않고 갯지렁이도 살지 않고 게랑 짱둥어도 살지 않는 갯벌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새만금의 갯벌엔 조개가 나지 않고 바닷물도 들어오지 않아 결국엔

점점 말라서 언젠가 그 곳이 바다였다는 것도 잊어버릴 것을요.

 

하지만 겨울을 보내러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가는 민물도요는 모르나봅니다.

작년에 쉬어갔던 갯벌엔 더이상 조개와 갯지렁이가 살지 않는다는 것을 신문에서도, 뉴스에서도, 사람들이 커다랗고 튼튼하게 세워놓은 방조제 사업계획서에서도 보지 못했나 봅니다.

 


 

민물도요 한 마리가 말라버린 갯벌 위에 주저 앉습니다. 몇백킬로를 날아온 도요새의 지친 날개와 고픈배를 품어 주기엔 새만금 갯벌은 이미 너무 딱딱하게 메말라 있는 까닭입니다. 

 

아이들의 손에 안긴 도요새의 가슴은 콩닥콩닥 터질 것 처럼 뜁니다. 하지만 두려움도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지친 민물도요는 아이들의 손 위에서 금방이라도 바스러 질 것같은 눈으로 하늘만 바라봅니다.

 

살며시 도요새를 안아 본 따뜻한 손 하나가 이렇게 말을 합니다.

“도요새의 심장이 빨리 뛰고 있는게 느껴져서 꼭 죄를 짓는 것 같아” 

    

 

조금이라도 바다에 가까운 곳에 민물 도요를 내려놓습니다. 어서 기운을 차려 자기 친구들을 찾아 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보냅니다. 하지만 도요새는 비틀비틀 날개짓 한번 제대로 못하고 차가운 바닥에 그대로 주저 앉고 맙니다. 갸날픈 삑삑 소리가 보내는 사람들의 마음을, 발걸음을 붙잡아 두고 있습니다. 

“살아 날 수 있을까?” 

 

하루밤을 사람들 곁에서 보낸 민물도요는 기운을 조금 차려 봅니다. 작은 상자안에서 이리저리 바쁜 걸음을 옮겨 다니며 밤사이 두 날개, 두다리가 무사한지 확인하느라 부산합니다. 기운 찬 민물도요의 모습에 하룻밤을 곁에 둔 사람들의 미안함도 살짝 엷어지려고 합니다.


 

부슬비가 내리는 서천 금강하구둑에 도요새를 보내러 나왔습니다. 도요새는 날개짓 한번 서투르게 하더니 조금씩 갯벌을 향해 걸어갑니다.  걸어가다 물 한모금 먹고 부리한번 갯벌에 찔러 보고  갯벌이 자신을 품어주길 바라며 조금씩 갯벌을 향해 작은 걸음을 옮깁니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민물도요의 날개짓은 보지 못했지만 작은 생명을 끈질기게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보냅니다. 

이 도요새는 내년에 다시 이곳을 찾아 올까요?


 

* 이 민물도요는 새만금시민생태 조사단의 물새팀에 의해 10월 6일 새만금의 민가사 근처 갯벌에서 구조되었습니다. 너무 지쳐 있는 도요새라 바로 돌려보내지 못하고 10월 7일 서천에 사시는 구미선, 이예순 선생님께서 금강하구둑에 놓아 주셨습니다.  

 

admin

admin

(X) 습지 해양 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