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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2% 흡수 vs 독일 12%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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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밝힌 한반도 대운하의 효과는 주운(舟運), 국토균형 발전, 상수원 개선, 하천환경 개선, 관광,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핵심은 주운, ‘물류 효과’다. 이후보는 “경부고속도로가 산업화를 이끈 기반이었다면 이제는 한반도 대운하가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소득 3만~4만달러 시대를 열어 갈 신성장 인프라”라고 강조한 바 있다. 대운하를 건설하고자 하는 이유가 바로 물류 때문이라는 점은 이후보측이 내세운 편익·비용(경제적 타당성) 분석에서도 드러난다. 이후보측이 제시한 타당성 산출내역 가운데 물류편익(7조3315억원)의 비중은 골재판매 편익(8조3432억원) 다음이다. 물류와 관련, 비용절감 및 효율성이 떨어진다면 대운하를 건설할 명분이 약해지는 셈이다.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고 있는 컨테이너선. 이명박 전 시장측은 5000t급 바지선을 한반도 대운하에 띄운다는 계획이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후보측 주장=우리나라 도로의 화물수송 분담률은 전체 물류수송의 88.4%를 차지한다. 이후보측은 점증하는 교통체증과 이에 따른 물류난을 해소하려면 새 수송망인 ‘한반도 대운하’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대운하가 건설되면 2011년에는 경부축 컨테이너 물동량의 14%, 2020년까지는 22%를 흡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근거는 저렴한 운송비다. 100t의 화물을 1㎞ 운반하는 데 드는 유류소비량으로 비교할 경우 (내륙)주운 1.3ℓ, 철도 1.7ℓ, 트럭 4.1ℓ가 사용된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주운의 유류소비가 트럭의 32%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도로수송 물동량이 운하로 전환되면 대기오염 저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어 나를 물동량은 얼마나 있나=운하를 이용하는 물동량이 얼마만큼일지가 한반도 대운하의 경제적 타당성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그러나 이 물류효과와 관련, 많은 기관·단체가 연구했지만 결과는 ‘타당성 없음’이었다. 수자원공사의 1998년 보고서는 “경부운하는 단위당 가치가 높지 않은 대량화물 수송에만 적합하며 여기에 맞는 화물은 경부축 총 화물의 3.3%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올 5월에 작성된 수자원공사·국토개발연구원·건설기술연구원 등 3개 기관의 보고서도 같은 결론이다. 도로화물의 20% 정도만 운하로 전환된다는 예상이다. 또 2011년 운하 물동량은 1800만t에서 500만t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경부고속철도 완공(2010년)시 기존 경부선의 철도화물 운송능력이 연간 600만t에서 3000만t으로 대폭 늘어나면서 운하의 화물운송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후보측 경부운하 물동량 추정의 문제점은 국가교통DB 통계에서도 명백히 드러난다.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출발한 화물이 수도권으로 운송되는 비중은 87.2%다. 구체적으로는 서울~서울이 47.5%, 서울~경기 27.6%, 서울~인천 12.1%다. 또 부산에서 출발한 화물이 부산 및 경남 지역으로 운송되는 비중은 81.9%다. 구체적으로는 부산~부산이 59.2%, 부산~경남 13.5%, 부산~울산 9.2%다. 결론적으로 서울에서 부산, 부산에서 서울로 선박으로 실어나를 물동량이 사실상 없다는 뜻이 된다.







김정욱 서울대 교수(환경대학원)는 “주운 비율이 가장 높은 독일조차 주운의 화물운송 비중은 12~13%에 불과하다”며 “수도권 화물의 경부축 물동량이 17.9%에 불과한 상황에서 경부축 컨테이너 물동량의 22%를 경부운하로 흡수한다는 가정하에 수요를 추정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김교수는 “운하가 발달한 유럽에서도 고부가가치 전자·기계 중심의 경제구조 변화를 반영해 화물 운송수단으로서의 역할이 감소하는 추세”라며 “운하를 통해 운반할 물동량이 없다면 내륙도시에 물류기지나 공업단지가 들어설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홍종호 한양대 교수(금융경제학)는 “화주들이 운송수단을 선택하는 기준은 운송비와 운송수단”이라며 “휴대폰 등 주요 IT 수출품목은 항공편을 이용하고 수입컨테이너의 경우 도로를 이용해도 10시간(서울~부산)이면 충분하지만 운하는 60시간 이상 걸린다는 게 일반적 견해”라고 설명했다.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경제학)는 “내륙운하는 운항시간이 긴 것 외에 하역, 트럭 운송 등 복잡한 운송절차에 따른 시간과 비용까지 감안하면 물류비 절감 효과는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이후보측이 컨테이너 물동량과 함께 주요 물동량으로 거론한 시멘트, 무연탄 등의 벌크화물 물동량 사정은 어떨까.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업체들이 강원도 연안에 많아 지금까지의 해운, 철도운송을 버리고 내륙주운을 이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실제 삼척, 동해, 광양, 포항 등 해안에 공장이 위치한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라파즈한라시멘트는 대부분 연안운송(해운)을 통해 대전·부산 등 출하기지로 이동시키고 있다. 또 내륙(단양)에 공장이 있는 한일시멘트와 성신양회의 경우 철도를 이용하고 있다. 홍종호 교수는 “물류비 문제는 물류 시스템을 개선, 비용을 낮춰야 하는 것”이라며 “항만과 산업단지 등을 연결하는 산업철도를 건설하는 게 대안”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걸림돌은=이후보측은 2500t급 선박으로 컨테이너 200~300개를 한번에 싣고 24~36시간대에 운항하기 때문에 육상보다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부운하 계획서에 따르면 2500t급 컨테이너선(2종류)에는 2피트짜리 컨테이너 144개, 154개를 각각 실을 수 있다. 2피트짜리 컨테이너 368개를 실을 수 있는 선박은 5000t급이어야 한다. 하지만 5000t급 선박은 구조물 안전 문제상 한강~낙동강 연결구간인 조령산맥 터널을 운항할 수 없게 계획돼 있다. 한강, 낙동강 구간 내에서만 운항이 가능하다. 물류 전문가에 따르면 주운은 속도를 포기하더라도 최소 500㎞ 이상 먼거리를, 많이 실어날라야 경쟁력을 갖는 운송수단이다.

선박 대기시간도 문제다. 이후보측은 선박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상·하행 2개의 산맥터널을 뚫는 계획도 언급한 바 있지만 계획서에는 1개의 터널만 구상돼 있다. 양방향으로 뚫을 경우 공사비는 대폭 증가하고 약속한 4년 안에 공사를 완료하기 어려워진다.

운하 통행료도 걸림돌이다. 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은 “민자사업으로 건설할 경우 업체는 투자비 회수 차원에서 운하 통행료를 높게 산정, 내륙운하 물류비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운하의 수심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준설을 해야 하고 오염방지 비용, 갑문 운영비 등 시설유지 비용도 투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준호·강병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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