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깃대종 10종을 통해 바라본 DMZ

첨부파일 열기첨부파일 닫기

자연이 ‘자연스러움’을 드러내는 곳, DMZ(비무장지대)

점박이물범, 저어새, 두루미, 개리, 큰기러기, 고라니, 재두루미, 열목어, 혹고니, 산양. 이름조차 쉽게 들어보기 힘든 이들의 공통점을 금방 눈치 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이들은 바로 DMZ(비무장지대)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대표적인 야생동물들이다. 한반도 허리를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인 38선 남북으로 각각 2km씩, 동서 약 250km에 이르는 비무장지대는 이들이 그나마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안락한 보금자리이다. 1953년 7월,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비무장지대에는 인간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간섭이 배제된 그곳에서 자연이 말 그대로 ‘자연스러움’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 된 것이다.

▲ 서울에서 가장 가깝게 만나볼 수 있는 비무장지대 임진강·한강하구 ⓒ 김경원
▲ 서울에서 가장 가깝게 만나볼 수 있는 비무장지대 임진강·한강하구 ⓒ 김경원

전쟁에서 평화까지, DMZ(비무장지대)가 갖는 다양한 스펙트럼

그러나 전쟁과 분단 그리고 냉전의 상징이었던 DMZ가 좀 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온 것은 그리 얼마 되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반세기 동안 인간의 간섭을 거의 받지 않은 유일한 지역으로 국제사회에서 DMZ의 환경적·생태적 가치에 주목하면서 DMZ는 전쟁과 분단의 상징이라는 두터운 아우라에서 벗어나 좀 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드러나게 되었다. 그러나 지난 수년 동안 국내외에서 DMZ의 보전과 이용을 위해 많은 논의가 진행되었고 환경부에서는 한반도의 3대 생태축으로 백두대간, 서남해안과 함께 DMZ를 꼽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에게 DMZ는 여전히 굳건한 분단의 상징으로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현재 시민들이 DMZ를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란 고작 경의선을 타고 도라산역에 내리거나 여행사를 통해 안보관광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철원군에서 겨울철에 한해 철새탐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제한된 시간, 한정된 프로그램으로 인해 DMZ 전체 지역의 생태적 가치를 경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DMZ(비무장지대)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과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DMZ(비무장지대)가 갖는 역사적, 지리적, 사회적, 정치적 성격상 DMZ는 이제까지 시민들이 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영역은 아니었다. 이제까지 DMZ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는 정책결정자, 소수의 전문가에 한정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DMZ를 지구 전체와 미래세대가 함께 향유해야 할 생태적 자산으로 여기고 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DMZ에 대한 보다 폭넓은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이 DMZ에 대해 구체적인 지식과 정확한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환경연합에서는 지난 2003년부터 DMZ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돕고 DMZ의 생태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DMZ 전 지역 조사(여름), DMZ 깃대종 생태기행, DMZ 시민생태조사 등 작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환경연합에서는 현재 글머리에서 소개한 10종의 깃대종을 중심으로 DMZ 생태계에 대해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생태지도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  ‘지뢰’와 ‘자연보호’가 공존하는 DMZ ⓒ김경원
▲ ‘지뢰’와 ‘자연보호’가 공존하는 DMZ ⓒ김경원

DMZ생태계의 생물다양성 – 깃대종 10종을 통해 바라본 DMZ

DMZ라는 공간에 의지해 살아가는 생명의 수와 다양함에 비하면 10종은 턱없이 작은 숫자다. 하지만 이 10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DMZ의 서쪽부터 동쪽까지 DMZ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 서식지와 그 서식지에 기대어 사는 종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점박이물범은 서해안 백령도 주변의 검푸른 바다와 점박이물범이 쉴 수 있도록 바다위에 야트막하게 솟아올라있는 너른 바위를 보여주고, 저어새의 넓적한 주걱부리는 강화도남단갯벌, 임진강·한강 하구에 얽히고 설켜 있는 얕고 작은 물골들을 보여준다.
재두루미와 두루미는 겨울에도 이들을 든든하게 지탱해줄 수 있는 평야와 얼지 않는 저수지를 보여주며 산양의 바위를 잘 탈 수 있도록 생긴 발굽은 금강산, 백두산까지 연결되어 있을 DMZ 동쪽 산악지역의 험준한 바위산을 말해준다. 12월 1일(금)과 2일(토)에는 또한 ‘DMZ 생태계의 생물다양성과 보전방안’이라는 주제로 국제심포지움이 서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대강당(심포지움 세부프로그램 참조)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는 DMZ와 DMZ의 야생동물들을 비단 한국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과 미래세대가 함께 향유해야 할 세계적 생태유산으로 여기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국내·외 전문가 약 30여명이 참여한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이해하며 이해한 만큼 사랑할 수 있다고 했다. 이제 DMZ에 대한 막연한 관심에서 벗어나 DMZ를 보전하기 위해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  지난 여름 비무장지대 조사 모습 ⓒ김경원
▲ 지난 여름 비무장지대 조사 모습 ⓒ김경원

admin

(X) 습지 해양 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