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2008년 제10차 람사총회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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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연합 습지위원회에서는 지난 11월 6일(월)부터 11일(토)까지 5박 6일의 일정으로 습지위원회 위원 및 관심 있는 시민 20여 분과 함께 1993년 제 5차 람사당사국총회 개최지인 일본 쿠시로/시레토코 지역에서 일본습지네트워크(JAWAN; Japan Wetlands Action Network)와 공동으로 교류협력프로그램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두 번에 걸쳐 쿠시로 습원소개와 2008 제 10차 람사총회준비를 위한 한·일 협력에 초점을 맞춰 소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아이누족이 자연과 더불어 살던 땅, 홋카이도

▲ 홋카이도에 위치한 쿠시로 ⓒ 구글earth
▲ 홋카이도에 위치한 쿠시로 ⓒ 구글earth

11월 6일(월) 오후 1시. 강한 맞바람으로 비행기가 착륙하기 직전에 다시 떠올랐다. 차창 너머로 홋카이도의 가을빛 산야가 심하게 흔들린다. 비행기는 삿포로 상공에서 30여분을 더 머문 끝에 다시 한 번 착륙을 시도했다. 나중에서야 이 날 일본에 불어 닥친 돌풍으로 인해 8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적이 놀랬다. 삿포로는 홋카이도의 북서쪽에 위치해있고 우리의 목적지인 쿠시로는 남동쪽이다. 버스로만 6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공항을 빠져나오자 이미 샛노란 가을빛이 익을대로 익은 홋카이도의 산과 들이 눈앞에서 흐른다. 아이누족이 자연과 더불어 살던 땅 홋카이도. 자연을 생명의 대 존재로 여기고 자연에 경외감을 갖고 살았던 그들이 고스란히 남겨놓은 땅 속에서 지금도 살고 있는 곰, 여우, 사슴, 노루, 물범, 연어 그리고 습지와 두루미가 이제 홋카이도를 전 세계인들이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 있었다.


바다, 만 그리고 습지. 쿠시로 습원이 간직하고 있는 습지의 역사와 현재

▲ 쿠시로 전체 지도 ⓒ 쿠시로살룬 내셔널 트러스트 스기사와
▲ 쿠시로 전체 지도 ⓒ 쿠시로살룬 내셔널 트러스트 스기사와

1993년 습지에 관한 국제협약인 람사협약 제 5차 당사국총회가 열리면서 세계인들에게 알려진 쿠시로시와 그 배후습지인 쿠시로 습원은 일본 최북단 섬인 홋카이도 남동쪽에 자리잡고 있다. 쿠시로시는 쿠시로 습원을 배후로 하고 있으며 전체 쿠시로 습원에서 보자면 습지의 남쪽에 발달한 사주위에 생긴 도시다. 우리나라 동해안 속초시와 청초호, 제주도 성산포와 그 일대를 연상하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쿠시로 습원은 4-5천 년 전에는 바다의 일부였다가 해면이 점점 낮아지면서 내륙쪽으로 깊숙이 들어온 만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그러던 것이 해면이 더 낮아지면서 오늘날 볼 수 있는 습지의 모습을 지니게 되었다. 따라서 쿠시로 습원의 평균해발고도는 0이다. 가장 높은 곳의 해발고도라 하더라도 5m에 불과하다. 쿠시로 습원의 원래 면적은 약 3만 ha 였다고 한다. 이 중 약 2만 ha가 오늘날까지 남아있으며 1만 6천 ha가 보호지역(국립공원 및 람사사이트)으로 지정되어 있다. 11월 7일(화), 여행의 두 번째 날, 우리는 이곳 ‘쿠시로 살룬(Kushiro Salun, 살룬은 아이누족 언어로 ‘습지’라는 뜻이다)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에서 활동하시는 스기사와(Mr.Sgisawa) 선생님의 안내를 받아 쿠시로 습원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 봄철에 찍은 쿠시로 습원의 전경. 전망대에 올라서면 너르게 펼쳐져있는 쿠시로습원의 중앙부를 볼 수 있다. ⓒ 쿠시로살룬 내셔널 트러스트 스기사와
▲ 봄철에 찍은 쿠시로 습원의 전경. 전망대에 올라서면 너르게 펼쳐져있는 쿠시로습원의 중앙부를 볼 수 있다. ⓒ 쿠시로살룬 내셔널 트러스트 스기사와

산에서 습지, 바다까지 – 숲이 건강해야 습지도, 바다도 건강하다.

쿠시로 습원은 전형적인 담수습지이다. 이미 홋카이도는 겨울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다양한 식물을 볼 수는 없었지만 쿠시로 습원의 대표적 식생인 갈대군락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우리나라 습지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물푸레나무, 버드나무군락 또한 볼 수 있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겨울습지였지만 쿠시로 습원을 둘러싸고 있는 야산에서 토사가 계속 흘러들어오면서 습지식생과 육지식생이 끊임없이 세력다툼을 하고 있었다. 습지가 점점 육지로 변하는 것(육상화)은 일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습지의 가장 중요한 생태적 특징인 ‘습함(WETLand)’을 잃어버리는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에 습지를 보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습지 관리 목표가 되기도 한다.

쿠시로 습원의 경우 쿠시로 습원을 둘러싸고 있는 야산이 목축업을 위한 초지로 개발되면서 목장에서 흘러나오는 분뇨와 오수가 쿠시로 습원의 수원이 되는 호수의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었다(쿠시로 습원 주변에는 소 30만 마리가 방목되고 있다. 이들이 내놓은 분뇨는 인구 6백만 도시에 맞먹는다). 특히 초지로 개발되었다가 수지가 맞지 않아 버려지는 땅이 더 문제였다. 야산을 초지로 만드는 과정에서 나무를 모두 베어내 버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버려지는 땅들은 더 이상 관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큰 비가 내리면 토사가 무너져 내려 습지로 흘러들어 습지가 육상화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었다. 따라서 스기사와 선생님이 대표로 계시는 ‘쿠시로살룬 내셔널 트러스트’는 주요 활동 중의 하나로 쿠시로 습원 주변의 버려진 초지를 사들여 나무를 심는 일을 하고 있었다. 나무를 심을 때는 외래종이 아닌 홋카이도 고유종을 심기 위해 노력하며 몇 종의 나무를 함께 심어 건강한 숲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신다고 했다.

▲ 쿠시로습원 온네가와 습지관찰지점에서  환경연합 습지위원회와 일본습지네트워크(JAWAN) 사람들 ⓒ 선영
▲ 쿠시로습원 온네가와 습지관찰지점에서 환경연합 습지위원회와 일본습지네트워크(JAWAN) 사람들 ⓒ 선영

숲이 건강해야 습지가 건강해지고 건강한 습지에서 풍요로운 바다가 탄생할 수 있음을 배운 시간이었다. 올 봄에 심은 묘목을 보여주시는 스기사와 선생님께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걸릴까요’ 라고 물었다. ‘‘100년은 걸리겠지요.“ 이미 20년 넘게 쿠시로 습지를 보호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 스기사와 선생님의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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