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도요물떼새가 보여주는 지구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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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도요새들이 우리나라 서남해안 갯벌을 찾아오고 있다. ‘먼 곳에서 친구가 찾아오면 어찌 기쁘지 않겠느냐’고
했던가. 더군다나 그 친구가 해마다 두 번씩 잊지 않고 찾아오는 신의 있는 친구라면 더욱 기다려지지 않을 수 없다.

1만 2천 km의 비행 – 도요·물떼새가 보여주는 지구어머니의 신비

도요물떼새는 이동하는 철새로 우리나라를 찾는 대부분의 종은 북극권이나 툰드라지대에서 번식하고 동서남아시아, 호주, 뉴질랜드
근처에서 월동한다. 극지방에서 호주, 뉴질랜드까지라니……. 도요물떼새는 생존을 위해 최소한 1만 km는 여행을 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에는 봄과 가을, 번식지에 가기 위해 북쪽으로 이동할 때와 번식을 마치고 남쪽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어김없이
찾아온다.

우리나라를 찾는 도요물떼새는 약 60여 종이 있다. 그 중에는 알락꼬리마도요와 마도요처럼 중닭 크기 정도 되는 대형종부터
어른 주먹 크기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뒷부리도요, 노랑발도요 등 소형종도 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체수 파악에 나선 ‘넓적부리도요’(Spoonbill Sandpiper)라는 새는 전체
길이가 불과 15cm(어른 중지 손가락길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엄지손톱 크기 만한 작고 납작한 숟가락 모양의 부리를
가진 이 도요는 전 세계적으로 1,000여 개체 미만이 남아있다고 추정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1999년 가을철 이동시기에
군산 옥구염전에서 150여 개체가 한꺼번에 발견된 뒤로 대규모 무리가 발견된 적은 없다.

매년 가을철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으로 개체수 조사를 실시하지만 발견되는 개체수는 총 10개체 미만이다. 2006년 가을,
과연 올해 넓적부리도요를 만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아시아·태평양 도요물떼새 이동경로 ⓒ습지와 새들의 친구
▲ 아시아·태평양 도요물떼새 이동경로 ⓒ습지와 새들의 친구

아시아·태평양 도요물떼새의 중간기착지, 한국의 습지

위에서 언급한대로 도요물떼새는 생존을 위해 매년 2번씩 1만 km가 넘는 비행을 한다. 그러나 기껏해야 100-200g의
몸무게(우리가 늘 가지고 다니는 핸드폰 무게 정도이다)를 가진 도요·물떼새가 한 번도 쉬지 않고 단숨에 이 거리를 날아가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중간에 먹이를 먹고 쉬면서 다시 목적지를 향해 날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중간기착지(중계지)가
필요하다. 대표적 물새(물가에 사는 새)인 도요·물떼새가 먹이를 먹고 쉬면서 에너지를 보충하는 곳은 바로 강 하구, 하천변,
갯벌 등 습지이다. 그리고 북극권에서 호주, 뉴질랜드까지 아시아와 태평양을 오고 가는 도요·물떼새의 이동경로상에서 중간에
병목처럼 자리하고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의 서남해안갯벌이다. 길게는 10-12km까지 펼쳐져 있는 너른 서해안 갯벌, 작은
하천과 깊숙한 만(Bay)이 발달해 있는 남해안, 동해안의 석호, 사주 등은 이동시기에 있는 도요·물떼새에게 훌륭한 보급기지이다.

번식지와 월동지를 이어주는 보석처럼 빛나는 징검다리와 같은 이러한 중간기착지들로 인해 해마다 1만 km가 넘는 도요·물떼새의
비행이 완성되는 것이다.

▲ 송도 앞 알락꼬리마도요 ⓒ정진문
▲ 송도 앞 알락꼬리마도요 ⓒ정진문

서남해안갯벌의 바로미터 도요물떼새

2006년 가을, 여름 내내 중대백로, 쇠백로, 왜가리 등이 점잖게 먹이 사냥을 하던 물가는 이제 막 도착한 도요·물떼새들의
움직임으로 소란거리고 있다. 도요·물떼새는 몸의 크기, 부리 길이와 생김새에 따라 좋아하는 갯벌과 먹이가 다르고 먹이를 잡아먹는
행동도 다르다.
이를테면 도요중 대형종에 속하면서 부리가 앞으로 길게 휘어져있는 알락꼬리마도요나 마도요의 경우 갯벌 위를 천천히 걸어다니며
부리를 갯벌 깊이 밀어 넣어 갯벌 속에 숨어 있는 게를 잡아먹는다. 알락꼬리마도요가 작은게를 잡은 후 앞으로 휘어진 젓가락처럼
생긴 부리를 이용해 게의 다리를 모두 잘라내고 갯흙이 묻은 게를 물에 잘 씻어 꿀꺽 삼키는 모습은 예술에 가깝다. 반면 작고
짧은 부리와 커다란 눈을 가진 개꿩, 흰물떼새 같은 경우 부리를 갯벌 깊이 밀어넣기보다는(넣을 수 없다고 하는 편이 더 맞다)
갯벌 위를 종횡무진 달리며 갯벌 위에 나와 있던 게나 갯지렁이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든 후 미처 도망가지 못한 이들을 잡아먹는다.

▲ 서천 유부도 앞 민물도요 ⓒ정진문
▲ 서천 유부도 앞 민물도요 ⓒ정진문


우리는 도요·물떼새를 관찰함으로써 강 하구, 갯벌 등 습지생태계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도요·물떼새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그 경이로움에 대해 더 알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훌륭하고 매력적인 선생님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도요·물떼새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을 하나씩 하나씩 때로는 한꺼번에 잃어가고 있다. 지난 봄,
우리는 새만금이라는 어마어마한 갯벌을 잃었다. 새만금과 같은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는 것 이외에도 바다와
맞붙어 달리는 해안도로, 재해예방을 목적으로 연안에 설치되는 거대한 콘크리트 옹벽, 연안침식방지를 이유로 자연해안을 두터운
호안블럭으로 발라버리는 연안정비사업, 다리 건설 등으로 인해 전국의 연안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사이에서 도요·물떼새는
힘겹게 버티고 있는 것이다.

2006년 가을, 도요·물떼새 전국조사를 시작한다.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도요·물떼새를
통해 자연의 신비와 우리나라 습지의 아름다움을 나누고 위와 같은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힘을 모으기 위해서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나누는 일을 계속 할 때만이 자연이 건강해짐을 알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가 건강해지는 일이기도 하다.

환경운동연합은
8월 26일(토)일부터 9월 10일(일)까지 16일동안 낙동강하구부터 한강하구까지 ‘2006 가을철 도요물떼새 전국조사’를
진행합니다.
앞으로 매일 진행되고 있는 생생한 현장 조사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갯벌과 자연, 옹기종기 모여 먹이를 구하고 휴식을 취하는
도요물떼새의 모습들..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습지해양팀-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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