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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를 잇는 아름다운 새 ‘팔색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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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한국,일본,대만 4개국 시민단체들 참가

팔색조가 동남아시아에만 있는 새인 만큼 태국,한국,일본,타이완 이렇게 네 나라의 ‘관심이’와 ‘지킴이’들이 모였습니다. 이 국제회의는 지난해 팔색조 국제네트워크 결성에 합의한 후 첫번째 모임으로 지난 6월13일부터 17일까지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일본 고치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 지난 13일부터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일본 고치현에서 팔색조 국제회의가 진행되었다.
▲ 지난 13일부터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일본 고치현에서 팔색조 국제회의가 진행되었다.

이 행사는 고치에 있는 시민단체인 ‘(사)생태계트러스트협회가 주관하고, 고치현에서 후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나까무라씨를 비롯한 소속 회원들은 지난 2003년, 2005년 두차례 한국의 거제도를 방문하여 한일공동 팔색조 조사를 벌인적이 있습니다.

각국의 참가자들은 타이완 행정원 농업위원회 조류연구원인 뤼싱린(林瑞興), 태국의 조류연구가이면서 조류 생태관광여행사를 운영하는 우타이 트레수콘(UTHAI TREESUCON), 일본 사단법인 생태계보전협회의 오까다씨(岡田光男), 한국의 환경운동연합 윤미숙이었습니다. 한국어 통역은 현지의 가가와 대학 박은지 교수가 자원봉사해주셨습니다.

타이완이나 일본 한국의 팔색조는 한 종류로 같은 종입니다. 그러나 개체수는 천 마리 이상이라고 합니다. 타이완이 600마리정도, 일본은 20여마리, 우리나라는 정량조사와 도래개체수의 정확한 파악이 아직 안된 상황입니다. 타이에는 각각 색깔이 다른 34종류의 팔색조가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팔색조가 발견된 것은 1918년이고, 일본에서 발견한 것은 1937년도이며, 일본의 국립도서관의 자료에도 팔색조-한국의 새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 오까다 미쯔오씨가 일본에서 촬영한 팔색조. 오까다미쯔오씨는 41년간 팔색조 사진만 촬영하고 있다.
▲ 오까다 미쯔오씨가 일본에서 촬영한 팔색조. 오까다미쯔오씨는 41년간 팔색조 사진만 촬영하고 있다.

그러나 유감히도 우리나라에는 팔색조에 대한 도래지 분포, 개체수 등에 대한 연구가 따로이 진행된 것이 없고,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생태복원과에서 멸종위기종에 대한 2차 조사시(2006년~) 팔색조에 대한 조사도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각국의 참석자 외에도 일본 조류협회나 교육청, 고치대학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각국 팔색조현황 및 보전계획에 대한 발표, 일본의 팔색조도래지 방문, 주민간담회, 학생들과의 대화 등이 이어졌습니다.

일본 행정관청의 ‘자연공생과’라는 참신한 부서명(部署名)

첫날, 고치현청을 방문하였습니다. 참고로 현청은 우리의 도청과 같습니다.

‘자연공생과’의 시마다 부장과 세 사람의 직원과 간담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과에서는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희귀한 종들에 대한 보호 조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팔색조는 고치시의 심벌이기도 하므로 팔색조 보전 및 보호정책도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팔색조를 비롯한 청정한 환경을 보전하는 일은 현청의 힘만으로는 이러한 일들이 불가능합니다. 시민단체와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시마다 부장의 말입니다.

이 도시의 현청에도 학교에도 거리의 교통신호등에도 사무실에도 심지어는 소방차의 이미지도 모두 팔색조입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놓고도 그 이미지를 상품화하지 못하는 답보상태에 있는 우리의 현실이 새삼 안타깝습니다.

일본 최후의 청류(淸流)라고 알려진 시만토시는 푸른 숲과 맑은 강이 흐르는 작은 도시입니다. 둘쨋날 시만토 고등학교 환경교육부 학생들과의 면담이 있었습니다. 고등학생들도 팔색조에 대한 관심은 많았고, 생태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세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팔색조는 고치현의 새입니다, 5월에 도래해서 가을에 떠나는 새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이고, 팔색조가 날아오는 자연환경을 더욱 소중히 한다는 의미로 지정했습니다.” 시만토시의 마에다 정장(구청장)의 말입니다.

일본 최후의 청류 시만토강

시만토강 상류는 몹시 아름다웠습니다. 지리산의 큰 계곡을 닮은 계곡이 열개나 모여서 바다로 이어지는데 깊은 산골짜기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물살은 말 그래도 ‘청류’입니다. 이 계곡의 숲 한속에 새둥지처럼 위치한 마쯔바가와(솔잎강)호텔은 마을에서 주민들이 출자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관리도 마을주민들이 하고, 청소도 마을 할머니들이 깨끗한 유니폼과 두건을 두르고 내집을 가꾸듯이 일합니다.

외지 자본의 계곡 독점을 막고 난개발을 저지하는 적절한 대안이라 하겠습니다. 이 호텔에는 일본특유의 문화인 노천온천이 있는데 호텔의 2층 복도로 나가면 숲과 강이 정면에 보이고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이는 탕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일본식 목욕가운을 입고 목욕탕에 들린후에 그 복장으로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합니다. 일본내에서는 무난한 문화일지 모르나, 외국에 나가서도 습관처럼 목욕가운을 입고 식당으로 가는 바람에 기겁을 하는 서양인들이 더러 있었다고 합니다.

나지막한 호텔 안팎에는 이 지역의 야생화들이 가득피어서 관광객들을 반기고 있고, 어딜가나 수국이 청보라빛 꽃을 한껏 피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까다 미쯔오(84세) 할아버지

41년동안 팔색조만 찍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고치현 시만토시 도와촌에 사는 오까다 미쯔오라는 사람입니다. 저는 이 작은 산골마을에서 태어나 집안의 가업인 이발소를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카메라를 사고 싶어서 돈을 모아서 카메라를 샀어요. 원하던 카메라를 사서 뭘 찍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처음에는 여성을 찍어볼까도 생각했는데 이왕이면 보기 힘든 것, 희귀하고 귀한 것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전설속의 새라고만 알려진 팔색조, 소리만 들려주고 모습을 결코 보여주지 않는 팔색조를 찍어보자고 결심했고, 그때부터 약 41년간을 팔색조만 찾아다녔어요.

제가 행운이 따르는 사람인지 사람들에게 물어서 희귀한 그 새가 온다는 숲을 찾아갔는데 첫날에 마주쳤지요. 막상 팔색조와 마주치자 심장과 손이 다 떨려서 카메라를 작동시키지도 못한채 돌아왔어요. 그당시에는 300mm 렌즈도 없었고 그 첫만남 이후 약 3년간 애타게 찾아다녀도 만나지 못했어요.

그 이후 다시 만나게 되었고 수천장의 사진을 가지고 있지요. 아마도 일본이나 한국에서도 저처럼 팔색조를 자주 만난 사람도 드물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로 소리를 쫓아서 숲속으로 들어가는데 임업하는 사람들은 매우 싫어했어요. 그러나 내가 수십년을 그러고 다니니까 이제는 왠만한 임업인들도 오까다씨는 막을 수 없다며 포기한 상태이지요.

이제 막 날아와서 짝을 찾고, 둥지를 만들고, 알을 낳고 새끼들이 부화하고 돌아가는 전 과정을 모두 사진으로 기록한 셈이지요. 어떤 날은 점심을 싸들고 가서 24시간 빗속에 앉아서 기다리기도 해요. 많은 언론사나 매스컴에서 팔색조가 사는 곳을 소개해달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저는 그것만은 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해서 그리 하지 않고, 한 신문사에 정보만 제공하는 것으로 인간의 간섭을 최대한 줄이려 애썼습니다. 아시다시피 팔색조는 매우 예민한 새라서 인간의 간섭은 영원히 도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한번 노출된 지역에는 두 번 다시 둥지를 틀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이제 내 나이가 여든 넷입니다. 그동안 카메라도 점점 더 정교하고 좋은 것으로 바뀌었지요.이제는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깊은 산을 오가기도 점점 힘들어집니다. 내게 남은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 이 41년간의 기록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냈으면 하는 것입니다. 팔색조와 함께한 나의 인생은 참으로 행복했다고 생각합니다. 관찰을 하고 있으면 어미새가 계속 신경을 쓰는데 내 사진작업으로 인해서 그들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고 그것이 미안한 점으로 남아있습니다.

팔색조가 찾아오는 시모도우 마을주민들과의 만남

시만토강의 상류지역인 작은 산골의 폐교는 생태학습장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이 생태학교의 운영과 관리도 마을주민들이 합니다. 시모도우 마을은 15가구 29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숲으로 둘러쌓인 작은 학교에서 마을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아주 어릴때부터 팔색조 소리를 듣고 자랐지만 아직 한번도 그 모습을 보진 못했다는 다카하시 구장(이장)은 외국에서 온 방문객을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이 계곡의 뒷산은 팔색조를 지키는 시민단체에서 트러스트 운동을 벌여 일본전역에서 기부금을 모아서 매입하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늘 듣고 자란 소리이기 때문에 팔색조의 존재와 희귀성을 듣고는 많이 놀랐습니다. 그전에는 물론 지식도 관심도 없었어요. 시민단체의 나카무라 선생을 만나고부터 팔색조 소리를 듣는 우리들의 귀도 느낌도 모두 달라졌습니다. 어찌보면 우리는 행운아인 셈입니다. 지금은 마을주민 전부가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지요. 그래서 팔색조가 도래하는 시기에는 각 집에서 나는 소리들 예를 들면 톱이나 믹서기 소리조차 줄이면서 신경을 씁니다.” 다카하시 이장의 말입니다.

하루종일 내리는 빗속을 뚫고 팔색조가 둥지를 틀었다는 현장을 방문 했습니다. 팔색조가 도래하는 숲에 대한 생태조사가 이어졌습니다.

일정의 마지막 날 고치대학에서 열린 각국의 사례 및 현황 그리고 보전정책에 대한 심포지움에는 농대학장을 비롯한 일본의 조류전문가들과 150여명의 시민과 학계, 공무원과 학생들이 참여해서 열띤 토론과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한국의 팔색조의 도래지역에 대한 관심들이 높았고, 꼭 한번 방문하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보너스!>

일본수달의 최후 발견지 스사키(SUSAKI) 시
일본에서는 수달이 1984년도에 멸종되었습니다. 수달의 마지막 사체가 발견된 곳이 이곳 고치현의 시만토강 하류의 스사키 시입니다. 다른 회의장소로 이동하는 중간에 스사키 시에 들렀습니다. 이곳은 하천과 바다의 물은 매우 맑고 주변환경은 몹시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오로지 잦은 홍수와 치수에만 신경을 쓴 덕분에 모든 하천은 80년대 초, 콘크리트화, 직강화 되었습니다. 수달이 멸종하게된 중요한 계기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는 여전히 수달이 살아 숨쉬는 듯 합니다. 관광문화의 새로운 영역인 이미지 마켓팅에 성공한 사례입니다. 역 이름도 수달역, 시장도 수달시장, 식당도 수달식당이고, 마켓에서 파는 과자에도 수달문양이 찍혀있으며, 수달 캐릭터나 상품도 매우 많이 보입니다.

수달이 돌아오는 스사키시를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라고 하니 그들의 생태복원 소망이 얼마나 큰지 알겠습니다. 우리 한국의 거제에는 수달의 개체수가 적지 않고, 직접 만나본적도 있다고 하자 모두들 부러워서 질문들이 많습니다. 우리 동네 사람들은 사실 그다지 큰 관심도 없는데 말입니다. 어떤 주민이 한 쌍 정도를 기부할 의사가 없는가를 묻습니다. 그러나 국제적인 보호종이라 국가간 이동이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고 하자 매우 아쉬워합니다.

드디어 긴 회의를 마치고 모두 헤어지는 시간입니다. 다음 국제 팔색조 회의는 한국의 거제도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한국의 음식도 맛있고, 장금이의 나라에 가고 싶다고도 합니다.

나는 돌아가서 환경부와 거제시에 의논을 해보겠다는 어눌한 답변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이제 고치현에서 네시간을 기차로 이동하여 에히메현으로 가야합니다. 바다모래 채취를 중단한 지역의 현청과 예약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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