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영원히 아시아의 하늘을 수놓을 저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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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영원히 흐르는 동강을 보리라.’ 지난 1990년대 말, 결국 백지화가 된 동강댐
건설 반대운동을 벌일 당시 우리가 내세웠던 구호이다. 몇 년 묵은 구호를 지금 이 자리에서 다시 꺼내는 이유는 지난 1월 홍콩에서
열린 저어새 국제심포지움의 주제를 어떻게 적절한 우리말로 옮길 수 있을까 고심하던 중 이 구호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Keeping Asia’s Spoonbill’s
Airborne

우리가 영원히 아시아의 하늘을 나는 저어새를 보리라.

▲하늘을 나는 저어새 ⓒ대만 해피패밀리 왕정치
저어새는 전 세계적으로 동아시아에만 1,400여 마리 밖에 남아있지 않아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남북한의 접경지대인
서해 비무장지대 무인도서에서 주로 번식하며 겨울이면 일본, 대만, 홍콩, 마카오,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날아간다. 국제적
보전단체인 BirdLife International은 전 세계 개체수가 2,000마리 이하이면 멸종위기조류로 분류하고
있다.

2006 홍콩저어새국제심포지움, 남북한 및
저어새 월동지에서 약 100여명 모여

지난 1월 16일(월)부터 18일(수)까지 홍콩에서는 홍콩야조회(Hong Kong Bird Watching
Society, 1957년에 설립되었다) 주관으로 ‘Keeping Asia’s Spoonbill’s Airborne; 우리가
영원히 아시아의 하늘을 나는 저어새를 보리라’라는 주제 아래 저어새 보전과 연구를 위한 국제심포지움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저어새의
번식지인 남북한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홍콩, 마카오, 베트남 그리고 푸지엔, 광둥, 하이난 등 중국 동남부 해안의 저어새
월동지에서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저어새를 보전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환경단체 활동가, 연구자, 관련 분야 전문가, 그저 저어새를
사랑한다는 시민들까지 약 100여명이 모였다. 2000년 이후 번식지인 한국에서 환경연합 주관으로 3차례 정도 열렸던 저어새
국제심포지움(2001년, 2004년, 2005년)외에 월동지에서 열린 국제회의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회의였다.

▲2006 홍콩 저어새 국제심포지움 전체 참가자들의 모습
ⓒ홍콩야조회

2006 국제저어새동시센서스 전체 저어새
개체 수 1,681마리 기록

심포지움 기간 중인 17일(화)에는 지난 1월 6일(금)부터 8일(일)까지 동아시아 저어새 월동지에서
동시에 진행된 ‘2006국제저어새동시센서스’ 결과가 발표되었다. 현재 남북한 접경지대에 위치한 저어새 번식지에 대한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매년 1월 월동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국제저어새동시센서스는 멸종위기에 있는 저어새의 전체 개체군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번 저어새동시센서스에서는 1,681마리의 저어새가 기록되었다. 지난 해 1,475마리에서 206마리가 증가했다.
2000년 이후 매년 동아시아에서 기록되는 저어새의 숫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저어새의 숫자가 늘어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적극적인 보전활동의 결과로 저어새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저어새를 보는 눈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새로운 월동지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번식지에서 실제 저어새의 번식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조심스러운 예측도 나오고 있다.

▲2006 국제저어새동시센서스 결과를
보도하고 있는 홍콩 신문들 ⓒ홍콩야조회

저어새는 우리의 이웃인가? 개발과 보전사이에서
갈등하는 저어새 서식지들

저어새의 존재가 처음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던 1990년대 초반, 알려진 저어새의 숫자는 300여
마리에 불과했다. 2006년 현재 저어새 개체수가 1,700여 마리에 육박하니 지난 15년 사이에 무려 5배가 넘게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숫자의 증가만으로 아시아에서 저어새의 미래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저어새 서식지였던 갯벌을 매립해 카지노와 호텔을
세우고 있는 마카오, 해안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과 매립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중국 동남부 해안, 저어새 번식지가 위치한 한강하구로
개발이 집중되고 있는 남북한까지 동아시아의 저어새 서식지는 오늘도 하루하루를 개발과 보전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그리고 그
끝에 저어새가 서 있다. 저어새는 우리의 이웃인가? 우리는 저어새를 우리와 함께 이 시간과 공간을 나누어갖는 이웃으로 인정하고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의 선택이 우리의 자세를 말해줄 것이다.

▲저어새의 서식지였던 갯벌을 매립해 카지노와 호텔을 세우고
있는 마카오 저어새 월동지 ⓒ마카오 렁 바

다음 모임은 6월 서울에서, 저어새번식지
국제공동조사로

저어새가 국제적 멸종위기에서 벗어나 영원히 아시아의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남북한 저어새 번식지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 저어새 서식지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며 잠재적인 저어새 서식지가 그 생태적 특징과 가치가
채 알려지기도 전에 토지이용전환이나 개발, 매립이 이루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조사·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보전전략이 세워져야 한다. 물론 보전운동의 힘은 결국 시민들에게서 나오는 것인 만큼 동아시아 각국에서 저어새에 대한 인식증진
및 교육활동 또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재일 북한조류학자인 정종렬박사님의 발표에 함께 했다.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
심바 첸

2006홍콩국제심포지움에 참석한 동아시아 각국의 저어새보전 연구자, 활동가들은 오는 6월 서울에서
저어새번식지에 대한 국제공동조사를 갖기로 결정했다. 서해 남북한 접경지역에 위치한 저어새 번식지, 분단으로 인해 극적으로 생겨난
저어새들의 천국에 대해 저어새 번식지가 남북한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생태계에서 갖는 중요성을 밝히고 이 지역에 대한 동아시아 공동의
보전의지를 천명할 것이다. 지난 2004년부터 환경연합 주관으로 시작한 저어새 번식지 국제공동조사는 이제 저어새보전을 위한 동아시아공동의
행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홍콩국제심포지움은 개인적으로도 내 삶에 기억할만한 시간이었다. 바로 재일 북한조류학자이신
정종렬 박사님의 한국어 발표를 통역한 것이다. 정박사님은 원래 일본어로 발표하실 계획이셨지만 부족한 나의 영어 실력을 더 많이
믿으시고 한국어로 발표하셨다. 저어새보전을 위해 정종렬 박사님과 나란히 설 수 있었던 기회는 앞으로 내가 힘들때마다 다시 첫마음으로
돌아갈 자리가 될 것 같다. 제 3국이 아닌 남북한 저어새 번식지에서 정박사님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그려본다.

글/ 환경연합 습지해양보전팀 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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