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남극해의 고래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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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멸종되어가는 고래들을 보호하기 위해 1986년부터 전세계의 바다에서 상업적인 고래잡이가
금지되었지만, 일본은 그 이듬해인 1987년부터 ‘남극해 고래 조사 프로그램(JARPA)’이라는 이름으로 남극해의 밍크고래를
계속 잡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제까지 18년 동안 남극해에서 6,800마리에 달하는 남반구밍크고래를 잡았지만 그 고래들은
모두 일본인들의 식탁 위로 올라가고 말았습니다.

남극해에서 서식하고 있는 남반구밍크고래의 숫자는 1992년에 76만 마리로 추정되었으나, 지금은
그 절반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발전된 과학기술을 이용하면 고래를 연구하기 위해
굳이 그렇게나 많은 고래를 죽일 필요가 없지만, 여전히 일본은 과학 조사를 가장한 상업적인 고래잡이를 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많은 환경단체들은 이러한 일본의 편법적인 고래잡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지난달부터 아틱선라이즈호와 에스페란자호, 두 척의 캠페인 선박을 남극해로 보내 일본의 고래잡이를 저지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이
고래 보호활동을 책임지고 있는 그린피스의 셰인씨가 그린피스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일본 포경선의 작살포에 잡힌 고래 ⓒ Greenpeace / Kate
Davison

제가 이 자리에 앉아 여러분께 글을 쓰는 지금은
2005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지금은 남극해에서 고래들이 한 마리도 죽지 않은 7일째 날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악천후와
포경선을 추적하여 고래잡이를 저지하는 우리의 노력 덕분에 고래들은 최근 며칠 동안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언론을 통해 우리의 활동을 보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에게는 지금이 개인적으로 감동적인 순간의 연속입니다. 그런 감동적인 순간을 기록하고 싶었으나, 가슴 뭉클한
그 느낌과 뱃멀미를 이겨내는 과정, 죽어가는 고래들, 그리고 고래잡이를 막을 때의 기쁨 등을 적기에는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12월 21일은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길었던
날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절대 어두워지지 않는 날(백야)에 일본의 포경선을 발견했습니다. 바다에서 어느덧 한 달 정도
있고 나서야 우리에게 희망이, 기쁨이, 그리고 슬픔이 몰려왔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찾은 날은 남극의 청명한 날이었습니다.
포경선은 큰 빙산 모퉁이 옆에 있었는데, 그곳은 고래들의 먹이가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첫 번째 전략은 일단 포경선에게 우리의
존재를 알리고,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아내기 위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여덟 개의 고무보트를 타고 포경선 쪽으로
다가갔습니다. 우리가 포경선 쪽으로 다가가자,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듯이 적어도 15마리의 범고래가 무리 지어 우리
아틱선라이즈(Artic Sunrise)호 뱃머리 너머로 지나가는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포경선이 무엇을 하는지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 헬리콥터는 우리 배보다 먼저 도착해 포경선의 위치를 파악했었고
고래들이 잡히는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남극해에서의 좋은 날씨는 곧 고래잡이를 위한 이상적인 조건이 마련되었다는 신호이며,
고래공선(포경선단의 모선이며, 포경선들이 잡은 고래를 저장하는 큰 배) 갑판 위에는 6마리의 죽은 고래가 뒹굴고 있었습니다.

▲포경선의 물대포 속에서 고래 보호활동을 하고 있는 그린피스 활동가들
ⓒ Greenpeace / Davison(왼), 포경선 옆에서 고래 보호활동을 하고있는 그린피스 활동가들 ⓒ
Greenpeace / Jeremy Sutton-Hibbert (오)

우리가 고래잡이에 항의하며 고래공선을 둘러싸자
고래 한 마리를 더 잡은 포경선이 우리 쪽으로 접근했습니다. 우리는 포경선에서 공선으로 고래가 옮겨지는 것을 저지하기로
하고, 공선으로 고래가 실려지는 부분인 선미 부분을 에스페란자호가 가로막았습니다.

공선에서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우리 고무보트들을
향해 물대포를 계속 쏘아대었고, 결국 보트 한 척이 뒤집혀 우리 대원이 남극해의 차가운 물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물에 빠진 대원은 곧 물속에서 나와 보트에 올라탔습니다.

한편, 포경선은 에스페란자호를 두 번이나 들이받으며
밀쳐내려 했습니다. 선박끼리의 충돌은 우리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고 매우 위험했으나 포경선은 거세게 부딪혀 왔습니다.
그들이 세 번째로 올 때 에스페란자호는 뒤로 후퇴하여 별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고무보트는 계속 포경선단을
괴롭혔으나 물대포 때문에 다른 보트 한 척도 거의 가라앉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 작전을 시작한지 1시간만에 우리
보트 두 척이 무기력하게 되었고, 이날은 포경선을 둘러싸는데 그쳤습니다.

다음 날, 우리의 목적은 고래사냥이 시작되기
전에 작살포과 고래 사이로 가서 고래잡이를 막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고무보트는 매우 날렵하고 조정하기가 쉬워 이
일에 딱 적합합니다. 첫 번째 팀이 나가고, 에스페란자호와 아틱선라이즈호도 각각 다른 포경선을 쫓아갔습니다. 우리는
아틱선라이즈호의 조타실에서 우리의 계획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지켜보았는데, 우리 배들 때문에 포경선의 작살포가
제대로 조준되지 못한다는 것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고래들은 도망가거나 빙산 사이로 숨었습니다.

이 장면을 찍던 우리 헬리콥터의 조종사가 방금
고무보트들이 막고 있던 덕분에 밍크고래 다섯 마리가 도망쳤다고 전하였습니다. 정말 기뻤습니다. 이 아름다우면서 무방비
상태에 있는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 것이 어찌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 다음으로 느낀 감정은 더더욱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작살포가 고래 등에 꽂히는 장면을 보면서 뒤로 자빠졌습니다. 포경선의 포수는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가 숨을 쉬기
위해 우리 보트 곁의 물 위로 떠오르는 고래를 향해 작살을 정확하게 쐈습니다. 우리는 할 말을 잃은 채 그저 그들이
잡은 고래를 끌어 올리는 과정을 보아야만 했습니다. 고무보트 위의 대원들을 보니, 그들 역시 할 말을 잃고 있었습니다.

고래를 잡은 포경선은 공선 쪽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따라가기로 결정했고, 제가 고무보트에 탈 차례가 왔습니다. 각종 보호장구를 갖추어
뒤뚱거리는 펭귄같은 모습으로 보트에 올랐고, 보트는 바다 위에 떠있는 얼음을 피하며 포경선을 쫓아갔습니다. 포경선은
앞으로 유유히 가고 있었으며 갑판 위의 사람들은 또다른 고래를 찾기 위해 쌍안경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포경선 옆에 바짝 다가가자 그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포경선 선원들은 갑판 위로 나오다가 저를 발견하고 아주 친근하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저 역시 손을
흔들었습니다. 이제 곧 다가올 일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만남이었습니다.

그들이 다시 고래를 발견하자, 저희 역시 고래가
있는 곳으로 가서 포경선의 진로를 막았습니다. 우리 보트 위에는 저와 독일에서 온 레지나, 캐나다에서 온 폴이 타고
있었습니다. 저는 고래와 유빙을 보면서, 작살의 위치도 봐가면서 레지나에게 어디로 가야 하냐고 엔진 소리보다 크게
소리쳤습니다. 고래가 물속에서 나타나자 포경선이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우리 역시 방향을 돌려 고래 주위를 돌면서 작살이
발사되는 것을 막았습니다. 작살 포수는 고래가 물 아래로 사라지자 작살을 내려놓았다가, 목표물이 나타나자 다시 작살을
잡았습니다. 이러한 공방이 계속 되고 있었는데 우리 보트가 방향을 한 번 잘 못 틀었을 때 고래가 나타났고, 작살
포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쏘아 고래를 죽였습니다. 우리는 망연자실하게 그 고래를 보고만 있었습니다.
한 순간의 공허함이 저희에게 밀려왔습니다. 죽은 고래는 수면 위로 떠올라 엄청난 양의 피를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아틱선라이즈호로 돌아와 교대를 했습니다.
갑판 위로 올라 왔을 때 우리의 활동에 대한 존경어린 눈빛과 슬픈 눈빛을 동시에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말을 할
만큼 시간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에스페란자호 쪽에서는 우리 대원들의 노력이 효과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고무보트 한 척에 소방 펌프를 설치하고, 작살 포수의 시야를 가리기 위해 계속 물을 공중으로 뿜어댔습니다.
덕분에 고래 한 마리를 잡는 시간이 여섯 시간 삼십 분이나 걸리게 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였지만
적어도 그들의 속도를 늦출 수 있었습니다.

그날 밤이 되자 포경선들은 다시 모였고, 휴식을
취하는 듯 하였으나, 갑자기 우리의 추격에서 벗어나려고 도망가기 시작했습니다. 도망은 계속 되었습니다. 9일 동안
포경선들은 우리로부터 도망쳐 갔고, 크리스마스 이브 때에만 잠시 멈추어 고래 다섯 마리를 잡았습니다. 현재, 포경선들은
뿔뿔이 흩어졌으며 며칠 동안 단 한 마리의 고래도 잡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그들의 계획은 무엇일까요? 저희는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우리가 아는 것은 그들은 다시 돌아 올 것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그들도 우리가 그들을 계속 막으려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번역/ 환경연합 국제연대 자원활동가 유하림
정리/ 환경연합 정책실 국제연대 마용운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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