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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상실한 새만금 항소심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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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제4특별부(부장판사 구욱서)는 오늘 21일 오후 1시 30분 새만금간척사업 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새만금 피해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등 3천5백여명이 농림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부조치계획 취소’ 등의 소송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2005.12.21 pm 1:25 서울 고등법원
중법정 안]

구욱서 부장판사는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은 환경과 개발 중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를 따지는 철학의 문제이며, 국토이익에 부합하는지
결정하는 정책 선택의 문제”라면서 “어떤 결론을 내리든 사회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을 꺼냈다.
또 그는 “법원이 용도 변경과 관련해 공유수면매립법에 의해 판단할 수 있지만 개발과 환경이라는 두 가치 가운데 국토계획을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재판부가 판단할 능력과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구 부장판사는 “정부부처가 1심에서 나온 조정권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이런 상태에서 조정권고는 무의미하며,
국가 중요정책의 결정에서 무엇보다도 갈등 해소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판단되었다”며 원고측 선고연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고등법원 재판부는 4년여 동안 지속되어 왔던 새만금 소송을 ‘신중한 판단’ 대신 ‘신속의
이념’을 앞세워 결단 지었다. 재판부는 항소심 원고측에서 주문했던 사항을 모두 기각한다고 밝힌 뒤 재판을 마쳤다.

한편, 새만금 소송 2심 재판부는 이날 판결문을 통해 새만금 사업의 경제성, 농지의 필요성, 갯벌의 가치, 수질개선 가능성
등 중요한 쟁점에 대해 1심 재판부와 정반대로 판단해 발표했다.
또한 재판부는 공사의 진척 정도 및 투입된 공사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일부 인정되는 예상치 못한 사정변경 사유만으로
새만금 사업 자체를 취소할 필요가 있다거나 그 취소가 공익상 특히 필요한 경우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2005.12.21
pm 1:40 서울 고등법원 앞]

▲ 21일 고등법원 앞에서 새만금 2심 선고를
들은 직후 말을 잇지 못하고 있는 새만금 지역 주민들. ⓒ 주용기

법원 앞에서 선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환경단체 활동가들과 새만금 지역주민 90여명은 이날 재판부의 선고가 나오자마자 고등법원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항소심 선고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참담함에 모두 말을 잇지 못했고, 일부 주민들은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계화도 주민 고은식 씨는 “새만금 간척사업 때문에 이미 새만금 바다는 죽어가고 그 많던 어패류도 다 사라져 이젠 백합과 숭어가
전부다. 이 바다의 생물들이 없어지는 게 이젠 공동체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개발정책에 부딪힌 현실을 토로했다.
환경운동연합 윤준하 대표는 “이번 재판부의 선고는 어민의 생존권 문제도, 이 사업의 목적성 상실조차도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고
주장하면서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녹색연합 김제남 사무처장도 “새만금의 생명을 느꼈던 환경단체와 어민들은 생명의 소리, 상생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하는 재판부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진정성을 상실하고 생명의 가치를 외면한 재판부를 향해 눈물 섞인 목소리로 유감을 표시했다.
원고측 대리인 김호철 변호사는 침울해있는 주민들을 바라보며 “새만금 소송은 우리가 잘못된 새만금 사업을 바로 잡는 하나의
수단이었다. 고등법원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고 새만금 사업이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대법원 상고에서는 새만금의 변화된 모습이, 어민들의 생활 모습이 그대로 진실을 변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고 이전 새만금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판결 연기를 요청하고 대화를 촉구했던 ‘새만금 화해와 상생을 위한 국민회의’는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이날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새만금 국민회의는 “대법원 상고를 진행함과 동시에 새만금
문제를 화해와 국민통합의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정부와 전라북도 등 관련 당사자들의 대화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환경연합 인터넷팀 조한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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