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홍콩 자연보전의 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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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의 지원으로 지난 10월3일부터 일주일동안
진행된 <환경활동가 해외습지센터연수를 통한 국제연대 프로그램>에 인천, 시흥, 화성, 목포, 마산, 부산과 속초
등 각 지역의 환경운동연합 및 민간단체 실무자 17명이 참여했다. 홍콩과 싱가폴의 5개 습지보전지역과 교육센터 및 습지공원을
방문했으며 그 첫 번째로 홍콩 WWF의 습지·해양 교육센터 두 곳을 소개한다.

홍콩의 습지는 행복하다. 철저한 보전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보전지구 ‘마이포’를 비롯해 2곳의 교육센터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세계야생동물기금 홍콩, 즉 WWF(World Wildlife Fund)홍콩에서 관리를 맡고 있는
곳들.

첫날 방문한 아일랜드하우스(Island House)와 호이하완 해양센터(Hoi Ha Wan Marine
Centre)는 각각 습지와 해양을 주제로 하는 교육센터였다. 그중에서도 WWF 홍콩의 습지 관련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관리
총괄을 맡고 있는 아일랜드하우스. 이른 아침 도착한 아일랜드하우스의 전경은 평화로웠다. 영국 식민지 시절 경찰청의 관사로 쓰이던
건물을 기증받아 사용하고 있다는데, 아름드리나무부터 총천연색의 꽃나무까지 1백4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 정원을 감싸 안고서
파도가 찰싹거리는 만의 한 끝에 자리 잡고 있었다.

▲아일랜드하우스 내의 <환경교육 교사 센터>
▲학생들이 현미경으로 바닷물을 관찰하며 참고할 수 있는 미생물 리스트

아담한 센터의 정문을 열고 들어서자 오밀조밀 짜임새 있게 놓인 책장이며 책장, 벽면을 채운 일정표와
‘지구의 날’ 포스터 등이 눈에 들어온다. 교육팀 매니저의 안내를 받아 센터 안쪽 교육실에 들어섰다. 일곱 평쯤 될까? 아담한
실내에는 커다란 창문에서 들어오는 햇빛이 가득했다. 한쪽 벽면에는 20세기 초의 홍콩 습지를 찍은 누런 흑백사진들, 맞은편에는
직접 그린 듯한 몇 점의 동물 그림이 벽난로 위에 걸려있다. 화이트보드와 빔프로젝터, 조명시설 등 기본시설이 간략히 갖추어져
있는 이곳의 첫인상은 ‘아늑하다’. 들어가서 앉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일랜드하우스의 상근자는 8명이다. 우리나라 환경단체의 어려운 사정과 비교해본다면 오히려 부러운
숫자이지만, 이곳에서 맡고 있는 업무의 범위를 따져보면 결코 넉넉한 편이 아니다. 학교에서 단체로 찾아오는 2~3시간짜리 학생
견학프로그램, 교사 교육 프로그램, 교육 자재 개발이 이곳의 주요 업무. 그중에서도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교사 교육 프로그램과
교재 개발이다. 지난 86년 문을 연 이래 15년간 진행한 공식적인 교사 워크숍과 세미나만 20회, 직접 만든 교재가 1백여
개가 넘는다.
“우리가 교사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선생님이 습지를 알고 습지를 가깝게 느끼면 학생들이 그 점을 배우게 됩니다.
5명의 선생님을 가르치면 100명의 학생이 습지에 대해 알게 됩니다. 그리고 주변 교사들에게 정보를 전파하는 역할까지 하지요.
교사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선생님들은 이곳에서 환경교육 입문, 초중학교 과정 환경교육 프로그램, 지역 환경 문제를 통해 배우는 창조적인 교수법을 배우고
마이포 등지에서 실제 습지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그리고 아일랜드하우스 한켠에 마련된 <환경교육 교사 센터>에서
습지 교육과 관련된 자료들을 열람할 수 있다.
교육 프로그램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니꼴은 또 강조한다.

“첫째, 습지센터의 교육프로그램을 특정 생물 종 중심으로 끌고 가지 마세요. 예를 들면 탐조 중심의 프로그램만을 육성하지는 마십시오.
해양과 담수습지, 곤충서식지, 숲에 사는 새, 식물… 프로그램을 다양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교수법을
개발하세요.”

▲직접 채취한 바닷물 속의 플랑크톤을 확인하는 시간

‘재미를 느끼는 교육’의 현장을 바로 다음 방문지인 호이하완 해양센터에서 체험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만큼이나 들쑥날쑥한 만 지형이 발달한 홍콩은 면적에 비해 해안선이 긴데, 해양센터가 위치한 곳도 내륙쪽으로 움푹 들어온
호이하만(海下灣)의 한 지점이었다.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15분쯤 걸었을까. 문득 바다로 이어진 다리가 나타난다. 하얗게 칠해진
철문을 열고 들어서면 거기서부터 교육실 한 곳과 연구실, 탐조선 선착장을 갖춘 해양센터. 역시 작은 규모다.
각설하고, 17명의 일행이 교육실에 모두 자리를 잡고 앉자 해양생태계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해주겠다며 들어온 해양교육센터의 책임을
맡고 있는 엘렌이 갑자기 우리에게 고무공을 던지기 시작한다. 지구본 모양이 그려진 가벼운 고무공이 날아오면 우리는 양손의 집게손가락으로
콕 집어 잡아내야 하는 놀이. 그리고 손가락이 바다를 짚었는지 땅을 짚었는지를 얘기해준다. 그리하여 나온 비율은 대략 바다 70%,
육지 30%.
“우리가 사는 지구의 많은 부분이 이렇게 바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홍콩은 지난 20년간 습지 교육에 힘써왔습니다만, 해양생태계에
대해서는 축적된 정보조차 적습니다. 그래서 해양에 관한 연구와 보전, 시민 교육을 목표로 이곳 해양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홍콩의 유일한 해양센터인 호이하완의 데크에 서면 만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곳에서 학생들이 바닷물의 염도와 바닷바람의 풍향을
측정하고, 직접 채취한 바닷물을 플라스크에 담아 교육실 내의 현미경으로 관찰하게 된다. 그리고 바닥이 투명 재질로 만들어진 산호초
탐사선 ‘투명호(Transparency)’를 타고 만으로 나간다. 깨끗하고 건강한 산호초와는 달리 힘없고 아파 보이는 산호초
밭도 있다. ‘인근 산에서 이루어진 무분별한 벌목 때문’이라는 설명이 따라온다. 산에서 바다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는 결국 산이
바다를 먹여 살리고, 바다가 산을 먹여 살린다. 풍부하고 다양한 생태계를 가진 산이 바로 그러한 바다를 만들어내는 것이리라.
호이하완 해양센터는 또한 인근 시립대학의 연구소와 연계해 인근해를 구역별로 나눠 조사연구를 실시하고 있으며, 수중카메라를 설치해
바닷 속의 24시를 기록하는 일도 하고 있다.

시민교육을 위해 별도의 교육센터를 두고 미개척 분야인 해양교육에까지 첫걸음을 시작한 WWF홍콩의
모습을 보니 부러움이 앞선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습지교육의 첫 단추를 끼는 시점! ‘20년 뒤 우리 갯벌센터도 저만큼의
내실을 갖추고 있을 테지,’ 밝게 웃으며 숙소로 돌아왔다.

글, 사진/ 습지·해양보전팀 곁일꾼 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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