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저곳이 모두 갯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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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째날 9월1일(목)

오전 9시20분 무안 공항 앞 갯벌
오후 10시45분 무안 달머리마을
오후 12시20분 함평만 송계마을
오후 1시20분 함평만 금성염전 앞
오후 3시10분 창매갯벌(창선,매안마을)

열째날 9월2일(금)

오전 10시40분 염산갯벌
오후 11시40분 두우리갯벌
오후 12시20분 창호마을 포구
오후 3시40분 영광 대초마을 갯벌
오후 5시 구시포항

▲ 모래질의 창매갯벌

아, 넓어도 너무 넓다!

함평만도 창매갯벌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오른쪽부터 왼쪽까지, 위에서 아래까지, 탐조 망원경을 세운 바로 그 자리에서부터 눈이
닿는 사방은 모두 갯벌이었다. 이만큼 넓은 곳을 ‘쓸모없는 버려진 땅’으로 본다면 누구라도 아까워서 간척을 하고 싶지 않을까.
개발주의자들의 마음이 처음으로 이해가 갔다. 그러나 갯벌은 수십, 수백만의 생명이 꿈틀거리는 땅이며 갯벌이 사라지면 그곳에서
대대로 삶을 일궈온 인간들의 문화도, 바다와 육지의 완충지대도 사라진다. 우리가 지키려는 자연이 이렇게 광활하고 웅장한 모습으로
스스로를 드러내는 순간은 감동만이 가슴 가득 밀려온다.

한낮의 더위는 여전해서 길가의 호박잎을 볼 때면 ‘찜통 속에 든 호박잎이 우리랑 비슷하겠군’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까지
자주 보지 못한 도요들과 마주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조사에는 더욱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천연기념물로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노랑부리백로는 서해안을 타고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더 많이 눈에 띄었다. 노랑부리백로 최대의 서식지인 영광 칠산도에 우리가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밖에도 노랑발도요와 붉은발도요를 한 갯벌에서 발견, 도요들의 컬러풀한 종아리 구경도 할 수 있었다.
선명한 개나리색, 당근색의 다리를 가진 도요새들이 검은 갯벌 위에서 패션쇼를 벌이는 모습은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 대초마을 초입의 게

다음날 영광 대초마을에서는 잠시 망원경을 접고 다같이 물길 탐사에 나섰다. 탁 트인 바다와 접해있는 대초마을의 초입, 축축한 뻘에
많이 살고 있는 대추귀고둥을 찾기 위해서였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에서도 만조선 50m 내외에 산다는 대추귀고둥은 달의
주기를 따라 만조선이 바뀔 때마다 귀신 같이 명당자리를 골라다니는 똑똑한 놈. 그런 섬세한 취향 때문에 지금은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된 보기 드문 고둥이 되었다. 고동색으로 반짝거리는 모양이 꼭 대추처럼 생겼다고 한다. 과연 대초마을 초입 다리 밑에는 대추귀고둥들이
여럿 눈에 띄었는데 안타깝게도 다리 옆에 둑 쌓는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이고 저런…!” 안타까운 마음에 혀를 차는
조사단원들.

바다와 섬과 갯벌만 바라보며 돌아다닌 지 열흘째. 숙소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단원들은 흥얼흥얼 노래를 불러본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오다가
바다가 들려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으르르 잠이 드읍니다…”

차창밖에 동그란 모자를 눌러쓴 듯한 섬들이 하나, 둘, 붉으스름한 저녁해의 품안으로 안기고 있었다.

글,사진/ 습지해양보전팀 곁일꾼 미루

오늘의 주인공! 노랑부리백로

체급별로 백로과 새들을 구분하면 노랑부리백로는
덩치가 작은 쇠백로와 한 팀이 될 것이다. 키가 훤칠하고 기운도 세게 생긴 왜가리, 중대백로와는 멀리서 봐도 구분이
될 정도다. 세계적으로 3~4천 마리밖에 남지 않은 노랑부리백로.

다른 백로과 새들과는 달리 민물에서는 먹이를 먹지 않는 노랑부리백로는, 자신의 유일한 밥집인 갯벌이 점차 사라지면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목을 구부린 낮은 포복 자세로 걸어 다니다가 날렵하게 고기를 낚아채는 훌륭한 사냥 실력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여름에는 부리가 노란색, 겨울에는 다리가 노란색으로 변하는 노랑부리백로는 다른 새들보다 갯고랑을
따라 걷기를 좋아하며, 고랑 사이에서 사냥하는 모습이 자주 발견된다.

배 박사의 풀꽃일기
매안마을 팽나무

매안마을 앞에는 해마다 이곳을 찾는 조사단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가
한 그루 서있습니다. 2백 년을 그 자리에서 지켜왔다고 해서 몇 년 전 보호수로 지정된 아름드리 팽나무.

물새조사단이 봄, 가을 두 차례씩 다니러올 때마다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입니다. 커다란 부채살을 펼친 것처럼 풍성한
그늘을 드리우고 솔솔 시원한 바람만 불러다줍니다. 해안가를 누비다 보면 간혹 이처럼 수백 년 묵은 동구나무를 모신
마을들이 눈에 띕니다. 그러면 ‘이곳은 사람 살 만한 마을이구나’싶은 생각이 듭니다. 땅과 하늘의 기운을 연결하는
신령한 나무가 마을을 지켜주고 있으니 마을이 잘되지 않을 리가 있겠습니까.
글/ 환경연합 생태조사단 배귀재, 사진/ 미루

▲ 함평읍 해운리 갯벌
▲ 도요들이 날아드는 금성염전
▲ 대추귀고둥이 많은 대초마을 초입
▲ 구시포항
▲ 창호마을 포구의 아름다운 칠면초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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