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가을 앞둔 남해안 갯벌, “여름깃 남아있는 좀도요떼 좀 봐”

첨부파일 열기첨부파일 닫기

일곱째날 8월30일(화)
함께한 사람들: 장흥환경운동연합, 설악녹색연합 박그림 대표
오전 8시45분 장흥 지천리
9시20분 장흥 해남갯벌
10시40분 장흥 신동방조제 안 매립지
오후 1시50분 장흥 덕촌방조제
3시10분 강진 탐진강하구

여덟째날 8월31일(수)
함께한 사람들: 목포환경연합 회원들
오전 9시30분 목포 압해도 도착(아래는 모두 압해도)
10시 대천리 광립제방
11시10분 대천리 대천제방
오후 1시50분 압해관광농원 앞 갯벌
3시 가룡리 갯벌

더 이상 속지 않으리. 지난밤 묵은 꿈까지 날려주는 시원한 아침 바람에 ‘야, 가을이 왔다’며
좋아하던 조사단원들, 푹푹 쪄대는 한낮 찜통더위에 맥이 풀려버리고 만 이틀이었다. 망원경 앞에 꼼짝없이 서서 도요의 종류를 식별하던
단원들의 등골에는 땀으로 아예 작은 물길이 만들어졌다.

▲와… 보인다 보여! 목포환경운동연합 회원들과 함께
▲목포 시민들과 함께 한 압해도 조사

갯벌이 아니라 등짝에서 습지 조사를 할 판이다. 그래도 장흥환경운동연합의 안내를 받아 구석구석
보석처럼 숨은 장흥의 갯벌을 조사할 수 있어서 막판 보람은 챙긴 셈. 지난해까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신동방조제 안 매립지에서
열심히 이른 점심을 먹는 좀도요떼를 발견하기도 했다. 사방이 탁 트여서 도요새들이 좋아하게 생긴 지형을 갖춘 매립지에 아마도
도요들에게 유리한 지형의 미묘한 변화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생태란게 이렇게 끊임없이 변하는 거로구나, 하고 단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조사단이 10여 년 동안 같은 지역을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장흥과 강진을 끝으로 남해안 조사를 마친 일행은 다음날 아침을 목포에서 맞았다. 지도 위에선 한끝
차이에 불과해 보였는데, 가까이 위치해 있다 해도 남해와 서해의 지형은 확실히 달랐다. 가야금줄 튕기듯 높이 튀어 오르고 낮게
잦아들고를 반복하던 남해안의 산들이 점점 고개를 숙이며 전라도 대평야에 자리를 내어줄 준비를 하기 시작하는 곳, 거기가 목포였다.
북항 선착장에서 철선을 타고 압해도에 들어갈 때는 목포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합세해서 조사단원들은 신바람이 났다. 특히 초등학생
여섯이서 초롱초롱한 눈을 빛내며 열심히 설명을 들을 때는 힘든 줄도 모르고 도요새와 갯벌에 대한 해설이 이어졌다. 가슴에 연한
여름깃이 남아있는 좀도요들이 엉덩이를 위로 향하고 종종 걸음을 옮기는 모습도 보고, ‘쀼류류- 쀼류류륙’ 하는 흰물떼새의 소리도
함께 들었다. 소리를 낼 때마다 흰물떼새의 하얀 가슴이 올록볼록 솟아오르는 모양이 망원경 안에 잡히기도 했다. 불과 17cm에
불과한 작은 몸에서 그렇게 크고 선명한 소리가 나오다니 신기했다.

▲ 압해도 가룡리의 끝없는 갯벌

목포 연안은 압해도뿐 아니라 수많은 섬들로 에워싸여 있다. 신안군의 섬이 1천여 개가 넘는다고
할 정도다. 이중에서 주요 20여개의 섬들을 다리로 모두 연결하는 어마어마한 개발 계획이 현재 진행중이라는 이야기를, 목포환경운동연합과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다. 모두 연결하면 다이아몬드 모양이 된다고 해서 이름도 ‘다이아몬드 프로젝트’. 개발이 이루어지고
나면 신안과 목포의 진짜 다이아몬드인 수많은 물새와 갯벌은 사라지고 말 텐데…. 대응안을 세우고 있는 목포환경운동연합, 힘내세요!
만 일주일을 넘긴 조사단의 발걸음은 바야흐로 물새의 땅, 서해의 풍요로운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글, 사진/ 습지해양보전팀 곁일꾼 미루

오늘의 주인공! 가족을 기다리는
큰고니

탐진강 하구 갈대밭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큰고니는
혼자였다. 조사단은 눈을 휘둥그레 뜬다. “쟤가 왜 저기 있나?” 겨울철새인 큰고니는 이맘때면 시베리아 툰드라 지역의
몰아치는 칼바람을 무리를 지어 다니며 맞고 있어야 한다. 아마도 이동할 시기에 부상을 당했거나 기생충 따위로 인한
병에 걸렸거나 하여간 떠나지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게다. “3년 전에 한 큰고니 가족을 만났는데 다른 새들 다 떠날
때까지도 빙빙 주위를 날면서 못 떠나는 거예요. 알고 봤더니 가족 중에 아픈 놈이 하나 있었던가 봐요. 큰고니의 가족사랑은
대단합니다. 지금 저 큰고니도 겨울에 자기를 찾으러 돌아올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거죠.” 조사단 박사님의 설명을 들으니
고개가 끄덕끄덕. 탐진강 하구에는 큰고니의 밥인 세모고랭이 풀이 많아서 나 홀로 큰고니는 깃털이 뽀얀 것이 건강이
좋아보여 다행이었다.

배 박사의 풀꽃일기
강아지풀 삼형제

세상의 강아지들은 꼬리 모양이 저마다 다릅니다. 그러니까 강아지 꼬리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은 강아지풀도 저마다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하겠죠? 갯벌을 돌다 보면 세 가지 종류의 강아지풀을
보게 됩니다. 갯벌 가까이 사는 갯강아지, 노릿노릿 금색이 도는 금강아지, 한들한들 고개를 숙이고 가을바람에 장단을
맞추는 가을강아지. 이중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은 가을강아지뿐인데, 똑같이 생긴 놈이 봄에 피어난다면 봄강아지풀입니다.
가을녘에 볼 수 있는 강아지풀 삼형제는 털이 난 모양도, 이삭의 길이도, 고개를 곧추 세우거나 눕히는 모양도 모두
달라요. 그중에서 갯강아지는 갯벌이 육상화되는 정도를 알 수 있게 해주지요. 갯벌과 육지 사이의 염생습지에는 붉은
칠면초가 돋아있다가 육상화가 진행되면 갈대가 피어나고요, 좀더 있으면 강아지풀이 내려옵니다. 어쨌거나 이름은 달라도
풀섶에서 조용히 흔들리는 강아지풀들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가을 기분이 물씬 납니다.

글/ 환경연합 생태조사단 배귀재

admin

(X) 습지 해양 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