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쉿, 갯벌의 소리가 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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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8일(일)
함께한 사람들: 순천,마창,남해,고성환경운동연합, 설악녹색연합 박그림 대표, 국제신문
오전 11시30분 순천 와온갯벌
오후 12시10분 노월갯벌
오후 12시40분 용산에 올라 바라본 순천만갯벌
오후 4시20분 호동갯벌
오후 5시20분 용두포구 장구섬 앞

8월29일(월)
함께한 사람들: 장흥환경연합, 설악녹색연합 박그림 대표
오전 11시 득량만 보성 지역
오후 12시 청포마을 갯벌
오후 4시 득량만 장흥 지역, 수문천 하구
오후 6시 해창마을 갯벌


▲ (상) 용산에서 내려다본 드넓은 순천만 (하) 갯벌 탐사선
두루미호를 타고 내려간 순천만의 모습.

가만히 갯벌에 서있으면 똑, 딱, 똑… 칠게들이 내는 삶의 시계소리가 들린다. 부지런히 먹이를 줍는 두 개의 하얀 발이 부딪치며
내는 소리인지, 갯벌의 공기구멍이 터지면서 나는 소리인지 하여간 쥐죽은 듯 고요할 것 같기만 한 갯벌은 사실 분주하고 경쾌한
생명의 소리로 가득 차 있다. 순천 와온갯벌에 서니 건너편 마을 절간에서 흘러나오는 천수경 독송 소리에 칠게들이 똑, 딱, 장단을
맞추고 있었다.

어느새 10년 째 전국 습지를 돌고 있는 베테랑 조사단원들의 뒤를 따라 순천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는 용산에 오른 것이 오후
12시쯤이었을 것이다. 따가운 가을 햇볕에 팔뚝을 시커멓게 태우면서 산길에 들어섰더니 아름다운 푸른 깃을 뽐내며 전선에 앉아
있던 청호반새 한 마리가 ‘깍! 깍!’ 땅주인 까치 등살에 호로록 하늘로 날아가는 모양도 구경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탁
트인 중턱에 다다랐을 때. 여기서 잠깐, 숨을 멈추자.

마침내 탁 트인 중턱에 다다랐을 때 순천만은 악기도 악사도 없이 바람과 자연의 에너지로 빚어낸
웅장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었다. 푸른 갈대들이 동그라미를 그리며 점점이 흩어져 나가는 사이로 붉은 칠면초 군락이 춤을 추고,
몇 백 년 묵은 구렁이처럼 휘돌아나가는 물길은 허허… 지혜로운 노인장의 웃음소리를 흉내내고 있었다.
“아, 이건 정말…”

말문을 열었던 사람들은 할 말이 없어서 이내 입을 닫고 만다. 10여 년 전 이곳에도 하천을 직선으로 정비하는 개발계획이 세워졌다.
그때 순천만을 찾아와 당시에는 국내에 멸종되었다고 여겼던 흑두루미와 저어새를 찾아낸 것이 바로 지난 달 세상을 뒤로 한 ‘저어새
아저씨’ 고 김수일 박사였고, 여기에 힘을 입어 순천만 보전 운동을 벌인 이들이 이번 도요물떼새 조사에도 함께 하고 있다. 그것이
습지의 중요성을 깨달은 첫 번째 계기였다고 한다. 순천만은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는 물론 세계 1천4백여마리밖에 남지 않은 저어새의
서식지로서 얼마 전 환경부에서 실시한 생태등급조사 결과 1등급 판정을 받기도 했다. 용산에서 내려온 단원들은 석양 무렵에는 생태탐사선
‘흑두루미호’를 타고 직접 순천만에 내려가 보기도 하고, 10년 전 보전 운동을 도와주었던 근처 식당에서 특별한 저녁식사를 했다.

일곱째날에는 보성과 장흥에 걸쳐 흐르는 득량만을 찾았다. 수문천 하구에 다다르자 조사단원들이 ‘야아~’
즐거운 탄성을 낸다. 파란 갯잔디와 갯개미취, 칠면초 등 다양한 염생식물들이 무리를 지어 피어있는 가운데 흰물떼새 새끼들이 고개를
내밀며 갓 배운 수영실력을 뽐내고, 수문 가까운 곳의 깊은 물에는 알락꼬리마도요와 중부리도요가 길다린 부리로 먹이를 찾는가하면
바다 쪽의 얕은 자갈밭에는 부리가 짧고 덩치가 작은 노랑발도요가 열심히 식사중이었다. ‘산만한’ 자갈을 굴리며 밥을 찾는 꼬까도요들도
보였다.

다양한 도요새들이 모여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곳이 풍부하고 안정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뜻. 단원들의 얼굴에 보람있는 미소가
한가득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득량만의 작은 천국을 바라보던 단원들, 도요새 밥 먹는 모습을 보자 슬슬 배가 고파오기 시작한다.
해질녘 득량만을 뒤로 하고 밥짓는 냄새나는 사람 사는 마을로 차를 돌렸다.

글, 사진/ 습지해양보전팀 곁일꾼 미루

오늘의 주인공! 꼬까도요

▲ 꼬까도요

몸길이 22cm 가량의 작은 체구를 가진 이 친구는 날개와
등에 알록달록한 다홍빛 깃을 가지고 있다. 목에는 표범무늬 목도리를 두른 것처럼 검정과 흰색이 화려한 무늬가 그려
있고 짤막하고 얉은 다리마저 예쁜 주홍색. 그래서 이름도 꼬까신 신은 아씨처럼 예쁘다고 하여 꼬까도요다.

꼬까도요의 영어이름은 ‘Turnstone’, 즉 ‘돌굴리기’다. 자갈과 모래가 많은 갯벌을 좋아하는 이 녀석은
부리와 머리로 돌을 굴려서 그 아래 숨은 먹이를 잡아먹는다. 여섯째날 수문천하구에서 발견된 꼬까도요는 어찌나 힘이
장사인지 자기 몸통만한 돌을 뒤집어 젖히는가 하면 머리통만한 자갈들은 투포환 날리듯 가볍게 날려대는 바람에 조사단의
폭소와 감탄을 자아내기도. 사진/ 배귀재

배박사의 풀꽃일기 사위질빵

▲ 사위질빵 ⓒ배귀재

며느리 구박은 시어머니, 사위 사랑은 장모라 했던가요.
며느리 구박하는 야생초가 있는가 하면 사위 아끼는 마음이 담뿍 담긴 풀꽃도 있습니다. 무거운 짐을 지게로 져날라야
했던 시절, 사위 허리가 걱정이 된 장모가 꾀를 냈습니다. 뒷마당에 돋아난 풀을 뜯어 지게를 만들어주기로 한 것입니다.

장모가 찾은 것은 힘없는 아이들이 잡아당겨도 금세 툭, 툭, 줄기마디가 끊어지는 풀이었습니다. “여보 사위, 앞으로
자네는 힘든 일 할 때 이 지게를 사용하시게.” 동네 장정들이 다 모여서 힘을 쓸 때마다 사위는 지겟줄이 툭,
툭, 끊어지는 바람에 자연히 무거운 짐은 남 차지가 되었고, 싸리문 뒤에 숨어 지켜보는 장모님 얼굴엔 환한 웃음꽃이
폈지요. 그 뒤 이 풀에는 ‘사위 질빵(멜빵)을 지어준다’하여 ‘사위질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글,사진/
환경연합 생태조사단 배귀재

▲ 사람과 새의 자국이 공존하는 갯벌, 고흥 득량만 모래밭
▲ 호동마을 염전 뒷편의 호남정맥 제석산 자락
▲ 순천만의 붉은 칠면초 군락
▲ 갯것을 잡으며 무릎으로 밀고다니는 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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