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첩첩 산자락이 바다에 발 담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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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4일(수)
함께한 사람들: 부산환경연합 낙동강하구 모임, 습지와 새들의 친구들
오전 11시 낙동강 하구 도요등 조사(보트 이용)
오후 3시 명지갯벌 대마등 서편
오후 4시 신호갯벌

8월25일(목)
함께한 사람들: 마산창원 환경연합, 국제신문, 가시와기 미노루(일본 습지네트워크)
오전 10시 마산만 봉암갯벌 생태학습장
오후 12시 마산 진동만
오후 1시 마산 청포만
오후 6시 고성 마도호

그래도 알락꼬리마도요는 열심히 게를 잡아 부리 끝에 꼭 물고 있었다. 자세히 봤더니 흐르는 물에
씻어먹는 중이었다. 깔끔하기도 하지. 대도시 부산 끄트머리에 자리한 죄로 대규모 매립이 이루어진 명지갯벌 동편의 대마등과 서편의
신호갯벌. 매립은 되었지만 분양률은 신통치 않다는 그곳에서 마주친 알락꼬리마도요와 뒷부리도요, 좀도요들은 오히려 마음을 안쓰럽게
했다. 넓고 탁 트인 갯벌에만 앉아 쉬는 도요새들은 대부분의 휴식지를 매립지 주거단지에 내어준 뒤 밀물 때가 되면 어줄 위에
마치 제비떼처럼 한 줄로 조르륵 앉아 있다고 했다.

이틀 동안 무슨무슨 ‘인공서식지’니 ‘생태학습장’이니 이름이 붙은 지역을 두 군데 들러보았으나
푯말만 서있을 뿐 관리가 잘 이루어지는 곳은 없었다. 탐사 둘째 날 찾아간 봉암갯벌 생태학습장만은 갈대밭 사이에 탐방로를 설치하고
아늑한 탐조장을 마련해 탐조객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있었지만, 매립지 위에 인공으로 조성한 곳이라 산에서나 볼 수 있는 들풀들이
탐방로를 따라 무성하게 초지를 이룬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강 건너편의 중공업 공단과 바로 옆 도로에서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소음은 사람들의 청각마저 귀롭힐 지경이니 새들에게는 어떨까…. 생태보호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첫째는 자연 상태 그대로를
보전하는 것, 둘째는 공화업과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마지막은 이미 공업화된 지역의 ‘버려진’ 땅에 깃들인
자연의 가녀린 숨결을 되살리는 것. 봉암갯벌은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며 이 경우 새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연습지보다 두 배나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후 덕곡천이 바다로 흘러나가는 작은 어촌을 감싸고 있는 마산-통영 사이의 진동만, 갈대숲 너머
노랑발도요가 살짝 모습을 비친 청포만, 마을에서 피어오르는 구수한 감자 냄새가 콧구멍을 벌렁거리게 하는 고성의 마도호를 거쳤다.
어느 곳이나 굽이굽이, 옹기종기, 돌아가고 둘러앉은 산세가 조사단의 넋을 잃게 했다. 금방 살아서 움찔거릴 것 같은 산등성이가
그대로 갯벌과 바다로 풍덩 이어지는 지점에서는 더 말할 나위 없었다. 잿빛 구름 사이로 마지막 붉은 햇살이 비집고 나올 때쯤
몇 마리 뒷부리도요와 붉은부리갈매기, 백로들의 평화로운 저녁식사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조사단은 망원경을 접었다. 갯벌에 등을
대고 돌아서자 막 고개를 떨구기 시작한 너른 논 사이로 사람 사는 작은 집들이 사이좋게 자리를 잡고 있다. 움머- 소우는 소리가
나직이 들린다. 사람과 물새가 이웃이 되어 살아가는 모습은 평화로운 그 저녁에 어울리는 괜찮은 풍경이었다.

글/사진 습지해양보전팀 곁일꾼 미루

오늘의 주인공! 흰목물떼새

▲ 흰목물떼새, 마산 진동만 ⓒ배귀재

대나무장대에 동그란 전구 세 알을 단 진동만의 소형 어선 너머로 그들을 발견했다.
졸리운 듯 새까만 눈을 꿈벅이며 둥그런 어깨 안에 고개를 한껏 파묻은 채 옹기종기 모여 있던 네 마리의 흰목물떼새.
러시아와 중국에서 새끼를 낳은 뒤에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에서 겨울을 보내는 철새다. 조류도감에는 돌과 자갈이 많은
강에 서식한다고 써있지만 휴식을 취하는 곳은 주로 모래밭이라고. 진동만 건너편은 산에서 깨온 돌을 차곡차곡 쌓아서
제방을 올린 ‘하천정비구역’이다. 바다 중간에 솟아오른 거친 자갈밭에 앉아 졸고 있는 흰목물떼새는 둑이 들어서기
전 진동만을 둘러싸고 있던 폭신한 모래밭의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사람들이 모래밭에 둑을 쌓으면서 전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
된 흰목물떼새, 꿋꿋하게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 조사단 ⓒ배귀재
▲ 새팥-콩과 ⓒ배귀재
▲ 마산 청포만 전경
▲ 마산 진동만 항구에 망원경을 세우고
▲ 마산 봉암갯벌의 갈대숲과 탐조장
▲ 낙동강 하구 명지갯벌
▲ 고성 마동호 갯벌을 둘러싼 산들
▲ 고성 마동호 갯벌
▲ 일본 습지 네트워크 미노루씨(오른쪽 두번째)와 조사단원들
▲ 봉암갯벌의 탐조로
▲ 청포만의 노랑발도요 ⓒ배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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