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내쫓기는 맹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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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귀에서 아른거린다.
맹꽁이들의 살려달라는 절규…
신도림역에서 맹꽁이 조사를 마치고 돌아가려고 할 때였다.
방금 전과 달리 맹꽁이 울음소리가 맹~꽁 맹~꽁 더 크게 울려 퍼졌다.
마치 담당 활동가인 나에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살려주세요’라고 절규하는 듯 했다. 그 때 생명의 소리가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아마도 이 때부터 나는 나도 모르게 맹꽁이 살리기에 앞장서야겠다고 마음먹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선지 요즘
나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나를 ‘개도맹 엄마’라고 부른다.

▲신도림역에서 발견한 맹꽁이 성체

신도림역 맹꽁이에 대한 논의는 2003년 서울환경연합에서 멸종위기 동물인 맹꽁이를 이곳에서 처음
발견한 했을 때부터 시작된다. 서울뿐만 아니라 이제는 농촌에서도 보기가 드문 동물이어서 그 당시 화제를 모았다. 그 이후 서울환경연합과
강서양천환경연합은 무분별한 개발로 이제는 도시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춘 개구리, 도롱뇽, 맹꽁이 등 양서류를 보존하기 위해 ‘개도맹
서포터즈’를 발족시켰다. 또한 이들도 우리와 함께 서울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삶을 공유하는 서울시민이라는 의미에서 주민등록증을
발급하는 행사도 했다.
그러나 지금 맹꽁이 서식지는 2000년 초 신도림 역세권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개발될 예정이다. 땅 소유자인 대성연탄은 이
지역에 지상 49층, 지하 6층, 최고 높이 189.2m의 초고층 건물을 짓겠다고 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이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진행과정에서 사업대상지 내 멸종위기Ⅱ급 동물인 맹꽁이의 서식여부를 환경단체와 합동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하라고 대성산업에
요구했다. 그래서 현재 대성산업은 서울환경연합에 공동조사 참여를 요청한 상태다.

현재 맹꽁이는 멸종위기 동물로 지정돼 있다. 맹꽁이는 원래 수계(水系)보다는 민가 근처의 생활오수가
있는 웅덩이에 서식한다. 맹꽁이 성체 길이는 3~4cm 로 크기가 작고, 6월~7월 장마철에 산란을 한다. 알은 한 층으로 띄워
놓기 때문에 다른 양서류들의 알과 쉽게 구별된다. 또한 점프를 하지 않고 이동이 적어 좁은 지역에 밀집해 살아간다. 사람의 접근이
어렵고 갈대숲이 있는 신도림역에서 맹꽁이가 서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가능하다.

▲신도림역에서 발견한 맹꽁이 올챙이

맹꽁이는 비가 올 때 짝짓기를 하기 위해 울기 때문에 이번에도 우리는 비가 오는 날 신도림역 현장조사에
나섰다. 맹꽁이를 살리려고 우리가 온 것을 알기라도 한 듯 서식지에 들어서자 맹꽁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잘 살고 있었구나’
내심 안도가 되었다. 오기 전까지 혹시라도 개발업자가 약이라도 뿌렸을까봐 노심초사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조사에 동행한 한국자연환경연구소
연구원은 알과 올챙이 등을 확인하고 보기 드문 맹꽁이 집단 서식지라고 말했다. 우리는 3시간여의 조사를 통해 맹꽁이 성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모두 탄성을 자아냈다. 이 분야 연구원조차도 서울에서 맹꽁이를 너무 오랜만에 봤다고 기뻐했다.

▲신도림역 맹꽁이 서식지

맨처음 신도림역의 맹꽁이 서식을 알렸을 때 언론과 사람들은 난리법석이었다. 한국의 공중파 방송,
중앙 일간지 등은 이를 앞 다투어 보도했다. 또 우리를 만나는 사람마다 맹꽁이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뿐이다. 개발계획이 나오면
이들의 서식지는 개발업자들의 경제적 논리에 밀려 사라지기 일쑤다. 신도림역의 경우처럼 멸종위기 동물이 서식한다고 해도 개발의
압력은 늘 존재한다. 하물며 맹꽁이처럼 멸종위기 동물이 아닌 도롱뇽 같은 서울시 보호종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멸종위기동물이나
보호종으로 지정되어도 실제 관리는 엄격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대로 계속 된다면 정말 우리는 맹꽁이 울음소리를 다시는 들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 시기를 우리 인간들이 방관한 채 앞당기고 있다. 이제는 멸종위기 동물, 보호종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논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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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서울환경연합 환경정책국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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