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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 일본의 소규모 고래잡이 요구에 반기 들어-4일째

막바지에 다다른 국제포경위원회 연례회의 넷째날, 23일. 오전 회의부터 일본은 작은 어촌 원주민들의 생존권 문제를 거론하며
‘소규모 고래잡이’란 또 다른 포경재개를 꿈꿨다. 하지만 참여국가 중 29개국이 반대의사를 표함으로써 일본의 요구는 무산됐다.

▲회의장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인원이 참가한 일본측 대표단. 23일 오전 회의에서
조지 모리시타 대표가 소규모 고래잡이 요구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있다.

일본 소규모 고래잡이 요구 좌절되다

오전 첫 의제로 채택된 소규모 고래잡이에 관한 논의에서 일본 시모노세키시(市) 교지 이시마 부시장은
“1986년부터 상업적인 고래잡이가 중단된 이후 고래잡이에 의존해 살고있던 일본의 어촌들, 특히 아바시리, 아유카와, 와다,
타이지 등 4곳의 작은 어촌마을이 고통받고 있다.”며, “이들의 전통과 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북서태평양에서 연간 150마리의
밍크고래를 잡을 수 있도록 소규모 고래잡이를 허용해 달라.” 고 요청했다.
그는 또, “400여년 전 에도시대 이후 고래잡이의 중심지였던 시모노세키시는 고래잡이의 전통과 문화를 계승하면서 해양자원의 하나인
고래를 지속가능하게 이용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일본 대표단의 조지 모리시타씨는 “우리의 제안은 10마일 반경의 좁은 구역에서 숫자가 많은 밍크고래를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잡는다는 것으로 밍크고래 개체군에는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작은 어촌 마을 어민들의 절박한 상황을 이해하고 일본의
원주민 생존을 위한 포경도 인정해준다면 제안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각 나라들의 동의를 구했다.
일본의 발언이 끝나자 20여개의 나라가 다급히 발언권을 신청했다. 원주민의 생존권과 전통문화, 문화다양성을 인정해주어야 한다며
일본의 제안을 지지하는 나라와 또 다른 상업적 포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를 나타내며 반대하는 나라들이 각각 열띤 주장을 펼쳤다.

[논평]밍크고래와
귀신고래를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한다

그 중 우리나라의 방기혁 대표는 “한국은 국제포경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 전통적인 포경방식을
국제사회가 받아들인다면 제안이 정당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상업적인 고래잡이에 대한 모라토리엄이 내려진 상황에서 개정관리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그러므로, 개정관리제도가 합의되는 대로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투표에서도 일본의 제안에 반기를
들었다.
결국 일본의 소규모 고래잡이에 대한 제안은 찬성 26표, 반대 29표, 기권 3표의 결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회의에 NGO 대표로 참가하여 각 나라의 의견과 제안을 지켜보고 있는 환경연합 국제연대팀
마용운 부장은 “이미 일본은 북서태평양 고래 포획조사(JAPRN II)를 통해 해마다 북서 태평양에서 220마리의 밍크고래와
100마리의 보리고래, 50마리의 브라이드고래, 10마리의 향고래를 잡고 있다. 결국, 과학조사라는 목적으로 400여 마리의
고래를 잡고 있는 가운데, 지역주민들을 위해 추가로 150마리의 밍크고래를 잡겠다는 일본의 제안은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라면서
“일본은 국제사회의 요구를 귀담아 듣고, 고래를 죽이지 않는 방식으로 지역사회의 경제에 도움이 되는 대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촌의 전통문화와 원주민의 생존을 위해 소규모 고래잡이를 허용하라는 제안을 발표하는 일본 시모노세키시
부시장

한반도 연안 밍크고래 공동 목시조사 결의

다음 의제로 한국 대표 김장근 박사가 내놓은 ‘한반도 연안의 밍크고래 목시조사를 위해 주변 국가의
긴밀한 협력을 촉구하는 결의안’과 ‘한국 귀신고래 보호를 위한 결의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다행스럽게도 이 결의안들은 참여국가의
전원 합의로 통과됐다.

이번 회의를 통해 ‘한반도 연안의 밍크고래 목시조사를 위한 주변 국가의 긴밀한 협력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통과됨으로써 현재 혼획 등으로 멸종 위협을 받고 있는 밍크고래 개체군에 대해 주변 국가인 한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이 공동으로 목시조사 등을 실시할 수 있게 되었다. 분명 각 나라마다 목적은 다를 테지만, 이번 결의가 더욱 의미 있는 것은
한반도 연안에서 서식하고 있는 밍크고래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즉, 개체군의 분포와 서식현황에 대해 구체적이면서 과학적인
근거자료를 취합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 이 결과는 다음 연례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다.

국제연대팀 마용운 부장은 “한국과 일본에서 한 해에 200여마리의 밍크고래가 그물에 걸려
죽고 있으며, 불법적인 혼획으로 희생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결의안 통과를 통해 한국 정부는 밍크고래의 개체수 조사뿐만 아니라
고래를 보호할 수 있는 연안 내 해양보호구역 설정 등 구체적인 정책 마련에 더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환경연합은 지난 6월 11일 울산에서 「한국의 고래보호를 위한 해양보호구역 설정 워크숍」을 개최하고, “한반도
연안에서 서식하고 있는 밍크고래 J-stock를 혼획이나 불법 포경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해양보호구역을 설정하거나, 특정시기·방법
등으로 어업활동을 제한하는 방법들을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들의 주장은 우리나라에서 대형 고래류가 가장 많이 혼획되고 있는 동해 일대를 고래를 위한 해양보호구역으로 설정하는 등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밍크고래 목시조사를 위한 결의안과 더불어 전격 합의된 ‘한국귀신고래에 관한 결의안’도 포경 찬성국과
반대국들의 각각 입장을 떠나 100여마리 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의 귀신고래에 대해 보호의 목소리를 모은 것이다.
이 결의안은 사할린 일대에서 추진되고 있는 석유와 가스 개발이 귀신고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는 등, 인간 활동에
의한 귀신고래의 사망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실행가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나타냈다.

오후로 접어들면서 회의장은 조금 여유를 찾은 듯 하다. 이틀 전 상업포경재개의 전제조건인 개정관리제도
RMS에 대한 격렬한 논의가 한 풀 꺾이고, 포경재개에 대한 긴장감들이 조금씩 줄어드는 태세다. 그러나 참가국들은 RMS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좀 더 많은 논의를 요구하고 있고, 일본 또한 포경재개의 꿈을 접지 않은 현실은 어떤 결과를
이끌어 낼지 두고 볼 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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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사이버기자 조한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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