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포토에세이]소금밭에서 쉬던 도요새들 갈 곳은 어디에

지난달 24일, 그날도 우리의 조사(시민과 함께하는 2005 도요물떼새 전국 조사) 일정에 따라 옥구염전을 찾았다. 옥구염전에
도달해서 처음에 바라다 본 곳은 옛 옥구염전 터였다. 혹시나 도요새들이 들어와 쉬고 있진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였다. 그러나 내
상상은 곧 깨지고 말았다.

지난 2003년 9월에 마지막 소금을 모으며 “다음 달부터 염전 문을 닫기 때문에 이번 추수가 마지막입니다”라고 한숨섞인 목소리로
이야기하던 그 염전 일꾼 아저씨의 말을 상기하면서 염전이 있었던 쪽을 건너다보니 붉은색 포크레인이 굉음을 요란하게 내면서 흙을
퍼 올리고 있었다. 전에 저어새들이 먹이를 취하다 쉬고 있었던 그곳에는 양식장들이 들어서 있었으며 깊이 파 놓은 곳에는 한 마리의
새도 없었다. 나는 옥구염전만 생각하면 왠지 마음이 착잡해진다.

바닷가 제방위에서 우리 일행은 밀물에 밀려 점점 바닷가 쪽으로 밀려오는 물떼새들을 필드 스코프를 통해 바라다보면서 개체 수 조사에
열중이다. 일행 중 그날 아침에 군산에 내려온 로버트 뉴런(한국외국어대 영문과)교수도 끼어 있었는데 그는 도요물떼새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습지해양보전팀 선영 간사의 말에 의하면 이런 광경을 본적이 없었다며 놀람을
금치 못하더라는 것이다.

얼마 후 바닷물이 제방 가까이 들어오자 더 물러설 곳이 없음을 알고 있는 새들은 갈 곳을 찾지 못하고 공중으로 올랐다. “우리들에게
머물 곳을 달라”는 듯 우리들 눈앞에서 한바탕 시위(?)를 하고는 어디론지 날아가 버렸다.

옥구염전과는 달리 전남 무안의 소망염전에서 염전을 보존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는 경이롭기까지 했다. 바람이 몹시 부는 날인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거두어들이는 모습을 보고 가까이 가서 물어보니 “외국에서 값싼 소금이 밀려와서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얼마나 더 해야 할지모르겠다”며 한숨을 쉬는 것을 보고는 내 자신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들 곁을 떠났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어쩌다 우리의 소금농사가 이토록 밀려나고 있는 것일까. 예전에는 소금이 하나의 화폐로 사용한 적이 있었다는데 이러다가는 수입
소금이 소금 아닌 금(金)으로 변하는 것이 아닌지….’ 씁쓸한 마음을 안고 다음 조사지역인 목포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인간의 개발욕심과 밀려오는 외세에 의해 피해를 보는 것은 인간뿐 아니라 남·북반구를 오가는 조류들이라는
것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이들에게 안심하고 먹을 곳과 쉴 곳을 마련 해주어야하는 것은 우리 인간들이 해야 하는 의무가 아닌가
싶다.

글, 사진/시민환경정보센터 기획위원 박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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