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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고래 마음아파, 망원경으로 눈가리고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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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와 환경연합 고래조사팀은 지난 3월 21일부터
31일까지 오래고 힘든 모니터링 항해를 마치고 돌아왔다. 11일간 총 172시간 조사, 1600여해리에 이르는 고된 항해를
통해 그들은 11여차례 5종의 고래류를 관찰했다. 하지만 한국 인근 바다에는 고래류 개체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항해의 마지막날 황금빛 낙조에 먼바다를 지켜보며 동해를 떠난 고래를 생각하곤 눈물을 흘렸다는 거제환경연합 윤미숙 정책실장.
그는 11일간 고래조사 항해일지를 쓰면서 한국 바다와 고래에 대한 생생한 추억을 기록했다. 육지에 살다가 바다로 간 신비하고
매력적인 고래에게 서로 아끼고 보살펴주어야 할 친구임을 느낀다는 윤 실장의 고래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다리 한쪽을 걸치고 밧줄에 몸을 지탱하면서
앉아있지만 레인보우워리어호에서 고래를 조사하고, 바다 저 멀리까지 볼 수 있는 최적의 위치이다. ⓒ 함께사는길
이성수 기자

▷ 그린피스와 환경연합 고래조사팀이 11일간의 모니터링 여정을 마치고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우선 진행된 일정과 조사결과에 대해 간단히 말해달라.

– 지난 21일부터 4월1일까지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국제적인 규칙을 준수했으며, 2인 1조로 아침 7시부터 오후7시까지 두시간씩 교대했다. 총 조사 기간은 127시간, 1162해리를
커버했다. 조사기간동안 우리는 모두 다섯 종류의 고래 혹은 돌고래류를 만났다. 대부분 동해였다.

관찰된 개체들은 밍크고래 1, 상괭이 3, 까치돌고래 1, 긴부리참돌고래 250, 참돌고래50 두였다. 그중 긴부리참돌고래는
3차례에 걸쳐 관찰되었다. 조사된 개체수를 밝히지 않은 것은 한 무리에 250마리고 하면 대단히 많은 것으로 오인될까봐,
그린피스와 합의 후 조사된 개체수는 밝히지 않기로 했다.

▷ 조사결과가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가 주시하거나 재고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 생각보다 너무 적거나 없었다는 점이다. 특히 멸종위기에
있는 밍크고래는 한차례 목격했을 뿐이다. 우리는 한시바삐 이 거대하고 영민한 바다동물을 멸종위기종 관리목록에 올려,보호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고래자원에 대한 정확한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그런 와중에 고래들은
멸종위기로 가고 있다.

▲ 목시조사를 하고 있는 윤미숙 거제환경연합 정책실장.ⓒ
함께사는길 이성수 기자

▷ 긴 시간 항해하면서 고래조사를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인가? 조사는 목시조사법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과학적인
방법이라고 하는데, 고래 조사 및 연구를 위해서 목시 조사법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 남해안의 상괭이류 조사를 간간히 해왔었다. 일반적인
포유류 조사는 족흔, 배설물 등으로 조사하나, 고래의 경우 목시조사를 기본으로 한다. 고래는 물고기가 아니라, 수면으로 나와
공기로 호흡하는 포유동물이기 때문에 호흡기간(25분~30분)을 맞추어 배의 속도를 조절하여 망원경으로 시야에 확보된 분기(물뿜기)를
조사하고 더불어 움직임을 포착하는 것이다.
목시조사는 매우 과학적이나, 조사자가 힘들고,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 있다. 더불어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관찰자가 동행하지 않으면 조사자료가 불신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 지금까지 고래관련 모니터링 데이터나 조사 연구 결과 등이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구현되거나
구체적으로 전달된 바가 없는 것 같다. 이는 고래 연구 조사 방법이나 방향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보이는데, 지금까지 한국에서
이루어진 고래연구조사의 한계는 무엇인가? 우리에게 필요한 고래 조사 데이터나 방법들은 무엇이 있는지 말해달라.

– 우리는 너무 늦게 시작했다. 또한 고래관련 전문가조차
찾기가 어렵다. 해양수산부에서 필요에 의해 수산과학원에서 시행하다보니 객관성이 떨어지고, 조사목적 자체가 ‘포경’ 이다 보니,
조사자나 조사기관의 의도를 배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더군다나 ‘이 정도의 해역에서 몇 마리가 발견되었는데 이 해역을 곱하면 몇 마리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라는 조사보고서는
최소한의 과학상식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향후, 고래조사는 전면 재실시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 고래조사팀이 조사결과를 내놓고 선상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 함께사는길 이성수 기자

▷ 쉽게 볼 수 없었던 고래들, 쌍안경병, 심하게 흔들리는 배, 매일매일 써야했던 항해일지 등 일정에서 힘들었던 점이 참 많았을
것 같다.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을 꼽는다면?

– 우선 강도 높은 ‘목시조사’였다. 아직도 눈이 아파서
눈물이 난다. 망원경을 계속 눈 위치에 대고 있어서 어깨도 아프고 팔이 모였다.
둘째, 음식. 평생동안 안 먹던 것을 다 먹어보았다. 햄버거 피자 등등, 그저 생존의 법칙에 따라 먹어야만 했다. 역시 우리나라
음식과 조리법이 세계최고라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어떻게 돼지고기를 그렇게 밖에 요리를 못하는지…(웃음. 주방장 ‘아만다’
미안해. 그러나 사실이야)

▷ 항해일지 반응이 뜨거웠다. 생생한 현장감과 포근한 감성이 묻어나는 글에서 항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특히 그린피스 활동가들의 인터뷰 기사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모를 뻔했던 이야기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들을 수 있었다. 항해일지 쓰면서, 인터뷰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뒷이야기)가 있다면?

– 감사한 마음이다. 그 반응이 고래사랑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린피스 멤버들은 은근히 서로 인터뷰를 당했으면 하는 분위기였다. 잘 알려진 사람보다 구석에 숨어서 열심히 일하는
활동가들을 소개하고 싶었고, 그렇게 했다. 가장 기억나는 사람은 역시나 타피오 영감이었다. 말끝마다 ‘퍽’ ‘퍽’ 하면서
욕을 너무 잘해서 웃겼다. 이를테면 ‘오늘 점심도 계란이군, 퍽!’ , ‘오늘은 날씨가 죽이는 군, 퍽!’
사람들의 무디고 지친 감성에 대고 호소하고 싶었다. 가엾은 고래를 좀 생각해달라고…

ⓒ 함께사는길 이성수 기자

▷ 제주지역에 기자생활을 하면서 몇 년 동안 사신 적이 있다고 들었다. 이번 조사일정에도 제주가
포함되었는데… 혹 제주 지역에 있을 때 고래(돌고래 포함)를 본 적 있는가? 제주 앞바다나 상황들이 많이 변했을 것 같다.

– 1988년 배낭 메고 한라산 갔다가 서귀포에 반해서
눌러앉아 제주에서 지역언론에 몸담고 살았다. 그때는 (죄송하지만)취미가 낚시였는데 돌고래떼를 자주 만났다. 수백마리가 떼를
지어 점프, 점프를 거듭하며, 행진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지금도 간혹 그러고들 다닌다고 한다. 이곳 거제도에서 가끔 돌고래떼와
상괭이들을 만난다.

▷ 항해일지를 통해 표현하지 못했던 우리나라 바다와 고래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가장 기억에
남는 감정).

– 고래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점을 뼈아프게
느껴야 했다.

우리도 너무 늦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크고 많은 환경문제를 해결하느라 뛰어다니는 동안, 그들은 수없이 우리를 향해 ‘SOS’를
보냈을 것이다. 그리고 지쳤을 것이다. 영원히 사라져간 저 귀신고래처럼. 우리가 채 손을 써보기도 전에, 우리가 그 잘하는
규탄집회조차 해보지 못한 사이에 착하고 영민하고 귀여운 고래들은 쓸쓸히 동해안을 떠나고 말았다. 지금 철없이 남아있는 돌고래
숫자도 급격하게 사라져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동해안은 온통 고래 덫밭이었다.

4월1일 오후, 마지막 관찰의 시간, 해가지는 석양의 바다, 황금빛 낙조에 망원경으로 눈을 가리고 울었었다. 그냥 저냥 한없이
눈물이 났다.

▷ 고래 보호를 위해 우리가 쉽게 할 수 있는 또는 꼭 해야할 일들이 무엇일까?

– 우선 ‘아는 것’이다. 고래에 대해, 고래의 고단한
삶에 대해, 우리는 알아야 한다. 아는 것이 힘이요, 아는만큼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고래고기를 먹지 말자고 호소하고,
정부측에 대해 하다못해 ‘포경 반대에 표를 던지라’고 항의메일이라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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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이버기자 조한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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