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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가 제시한 새만금 해법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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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 장지영 부장

환경단체들의 ‘환경비상시국’에 대한 절박한 상황인식은 어디에서 출발하였을까? 돌이켜 보면 노무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그 위기의식은
시작되었다. 김대중 정부와 다르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에서부터 환경분야는 철저히 배제되었고 노무현 정부 임기동안 주요하게 풀어
가겠다던 국정지표에는 환경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가 제시한 20여 가지의 대표적 사회 갈등에는 7가지
이상이 환경현안으로 되어있어 환경문제가 국정운영에 있어 피해갈 수 없는 중요한 해결과제임을 반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노무현
정부는 출범 2년이 지나는 동안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책임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오히려 환경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켰다. 그 대표적 사례가 바로 새만금 문제다.

1980년대 후반 경제성이 없다는 정부 경제부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선거에서 전라북도의
표를 얻기 위해 공약사업으로 결정된 새만금 간척사업은 말 그대로 지역개발의 허상이다. 새만금사업은 전북도민들을 지속가능하고 실질적인
지역발전의 주체가 아닌 일부 정치인들과 지역 토호세력만을 위한 선거 거수기로 전락시키는 집단최면으로 몰아넣었고, 지금은 세계
최대 사기극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17일과 2월 4일 서울행정법원에서 밝힌 새만금 조정권고안과 1심 최종판결은 새만금 간척지 용도, 수질문제, 경제성
분석과 갯벌 가치에 대한 평가 등 환경단체들이 지금까지 주장해 온 내용들이 진실임을 확인받은 역사적 소송이었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승소에도 불구하고 가슴 한 구석은 답답하기만 한다. 정부와 전라북도가 재판부의 조정권고안과 판결을 모두 거부하고 항소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지금까지 3년 이상 진행된 지난한 법정공방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며, 그 사이 농업기반공사는 내년 3월까지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모두 끝낼 계획이다.

정부의 이런 발상은 새만금 방조제 공사만 끝나면 지긋지긋하게 반대하던 환경단체들도 별 도리가 없으리라는 안이한 상황인식과 조직
이기주의적 판단에 근거한다. 문제투성이 새만금사업을 추진하면서 받을 비난은 잠시지만, 이 사업은 문제가 발생하면 발생할수록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사업예산으로 사업주체들에게는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화호 오염사건에서 이를 극명하게 볼 수 있었다.
이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농업기반공사는 방조제공사 중단을 조직의 존폐문제로 직결시켜 보고 있는 듯 전북지역의 진정한 발전과는
상관없이 사활을 걸고 방조제를 막으려고 한다.

하지만 방조제 공사가 끝난다고 해서 새만금 문제도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 2006년 초 정부 계획대로 방조제가 막히면 새만금
재앙은 이제 시작이다. 그리고 나면 바로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또 다시 돌아온다. 환경단체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새만금사업을
추진해 온 사람들에게는 이제 역사적으로 그리고 민·형사상 책임질 일만 남는다. 그 책임을 물을 때 잘못된 정보에 의해 새만금사업을
찬성했던 전북도민들도 함께 합세할 것이다. 그 때는 피할 수 없다. 왜냐면 지금은 정보화 사회로서 정책결정자들의 말과 행동이
모두 인터넷 곳곳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 지금이라도 정부와 전라북도는 재판부의 조정권고 정신을
받아들여 새만금갯벌도 살고 전북지역의 발전도 모색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 동안 대다수 환경 문제의 원인 제공자는 정부였다. 대규모 국책사업이야말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정확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추진되어 수많은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게 만들고 그 책임을 또 다시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떠넘겨왔다.

환경의 세기라는 표현은 개발의 들러리를 위한 구호가 아니라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 깃들어 있는 표현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형 국책사업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우리 사회의 수많은 논란과 혼란을 이제는 종결해야 한다. 새만금 상생해법은 여기에서
출발해야 하고, 아직 늦지 않았다.

글/ 장지영(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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