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는 곳, 저어새 월동지를 가다

환경연합 저어새 조사팀은 지난 1월 12일(수)부터 22일(토)까지 10박 11일 동안
홍콩과 마카오, 베트남의 저어새 월동지 조사를 다녀왔습니다.

세계 두 번째 최대 저어새 월동지인 홍콩의 마이포 자연보전구역(Mai Po Nature Reserve)과
마카오의 타이파-콜로아네섬 사이의 갯벌 그리고 베트남 북부 홍하강 하구(Red River Estuary)에 위치한 쑤엔 투이
국립공원(Xuan Thuy National Park)과 하남섬(Ha Nam Island)이 이번에 저희가 조사한 지역입니다.

특히 홍콩 마이포에서는 지난 2003년과 2004년, 우리나라 석도에서 번식한 A26이 이미 훌쩍
자란 새끼를 데리고 마이포에서 건강하게 지내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월동지까지 어미를 따라 온 새끼가 아직도 엄마 품을
그리워하며 먹이를 달라고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더군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안개가 깊이 내려앉은 수로에서 중대백로와 왜가리를 보초병으로 세워놓고
한껏 고개를 숙여 먹이를 찾아 휘휘 부리를 저어대던 저어새들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합니다.

▲마이포 습지에서 채식중인 저어새

앞으로 두 번에 걸쳐 여러분들과 함께 이번 월동지조사의 경험을 나누려고 합니다. 지난 해우리나라
서해안 어디에서 저어새를 한 번쯤 만나셨을 여러분께 월동지에서 우리 가까이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고
있는 저어새들의 안부를 대신 전해드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프로그램을 후원해주신 한국마사회와 조사에 도움을 주신 WWF 홍콩의 루 영 박사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 마카오에서 안타까운 눈빛으로 우리와 함께 저어새를 바라보았던 마카오과학기술진흥연합의 렁 바 박사님, 그리고
버드라이프 베트남 프로그램의 뚜와 펑, 쑤엔 투이 국립공원의 안과 한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2005 저어새 월동지 조사 참가자
김수일 (한국교원대학교 생물교육학과 교수)
이기섭 (환경과생태연구소 서울사무소장)
박진영 (국립환경연구원 동물생태과 연구원)
김경원 (환경연합 습지보전위원회 위원)
김인철 (한국교원대학교 생물교육학과 대학원 학생)
박종학 (시민환경정보센터 기획위원)
복진오 (환경연합 영상감독)
선영 (환경연합 생태보전국 간사)

저어새
월동지는 위협받고 있다.

▲시민환경정보센터 기획위원 박종학

내가 저어새라는 멸종위기의 새를 처음 접한 것은 2001년 9월 인천환경연합 주최로
개최한 ‘2001국제 저어새 심포지움’에서였다. 사실 그 전에는 저어새라는 새가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 후
2002년 환경연합 저어새 조사팀과 강화도의 석도와 비도를 찾아 저어새 발목에 가락지를 부착하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계속해서 저어새 월동지인 대만과 번식지인 강화도를 넘나드는 동안 어느새 저어새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저어새와
친(?)해지게 되었다.

금년 1월 12일 오후, 환경연합 저어새 조사팀은 저어새 월동지인 홍콩의 마이포 습지와
마카오, 베트남의 홍하강 하구에 있는 쑤안뚜이(Xuan Thuy) 국립공원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WWF
Maipo사람들의 안내를 받아 처음 찾은 곳은 중국 본토인 심천과 인접한 마이포 습지였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지난해 한국에서 개최한 ‘2004저어새 국제 심포지움‘과 ’천수만 철새 축제‘에서 만났던 사람들이다. 중국과 접경해
있는 맹그로브 습지를 둘러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철책 중간에 만들어 놓은 쪽문을 통해 나무와 드럼통으로 만든
부교를 이용해 맹그로브 습지 사이로 300여 미터 들어가 습지위에 마련해 놓은 조망대까지 갔다. 나는 건너편 심천을
바라보며 한국의 DMZ를 생각했다. 남북한이 접경해 있는 DMZ도 언젠가는 이렇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며
한국의 오두산 전망대와 북쪽의 임진강 건너편을 상상해 봤다.

14일에는 마카오로 향했다. 이곳 공항에 내리니 작년에 만났던 릉지바(梁之華) 박사가
공항에 마중을 나왔다. 이곳은 마카오섬과 중국 본토 사이에 대형 교량을 이미 설치한 뒤 섬과 본토사이의 습지를 매립하여
저어새 월동지가 위협을 받고 있는 곳이라며 매우 안타까워했다.
15일에는 하노이로 향했다. 하노이 공항에는 역시 지난해 심포지움에 참석했던 Bird Life International에서일하고
있는 뚜(Nguyen Duc Tu)씨가 나와 우리를 맞았다. 준비된 버스로 하노이 도심 숙소까지 갔다.

▲쑤안뚜이(Xuan Thuy) 국립공원

다음 날인 16일부터 20일까지는 쑤안뚜이(Xuan Thuy) 국립공원에서 계속 머물며
조사 활동을 했다. 이곳 역시 개발의 위협은 도처에 있었다. 우리가 머문 숙소에서는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쓰고 있었지만,
아무런 불편함 없이 조사 활동을 할 수가 있었다. 이런 작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지켜보면서
우리들은 너무 사치스러운 것이 아닌가하는 숙연한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이번 월동지 조사를 통해 느낀 점은 홍콩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세 곳 모두가 저어새
월동지로서 위협을 받고 있었다는 점이다. 개발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저어새 서식지 보전과 그나마 있는 번식지로부터
저어새 멸종을 막으려면 국제사회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봐야 될 일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비록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왔지만 앞으로 훼손되고 있는 저어새 월동지를 보전하는 일에 더욱더 매진할 것을 희망해본다.

글, 사진/ 시민환경정보센터 기획위원 박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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