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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그 안에 생명과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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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4일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토요일 오후, 새만금을 찾아온 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 참가자들은 금강하구둑과 마주하고 있는 충남 서천군 금강환경교육센터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매달 첫째주 주말을 새만금에서 보내기로 약속했던 그들은 이 날도 금강환경교육센터 회의실의 자리를 가득 메웠다. 다달이 참가자
수는 덜하기도 하고 더 많기도 하지만 지난 1년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을 참가했던, 국내외국인은 250여명이 넘는다.
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은 시민의 눈으로 새만금을 바라보고, 기록하며, 자연의 지혜와 이해를 나누는 열린 모임으로 지난해 11월
1차 조사를 시작한 이후부터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벌써 이들이 새만금과 함께한 시간도 1여년이 흘렀다.

▲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지난 12월 4일 충남 서천
금강환경교육센터에서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1주년 기념 워크샵을 열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김경원 실행위원은 “도로가 확장되고, 갯벌이 매립되고, 야생동식물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을 보면 요즘 환경이란
문제가 만만치 않음을 느낀다. 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은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지난 몇 년간의 해결과정을 이어가는 의미를 넘어서,
시민들이 새만금에서 무언가를 해보자는 의미로 지난 1년이란 시간을 보내왔다.”며,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1년을 돌아보는 워크샵의
문을 열었다.
김경원 실행위원은 “자연을 만나는 시간만큼 더 많이 이해하고 경험하게 되는 것”이라며,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 물론 개발사업의
문제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도 고민할 수 있지만 우선은 자연을 만나는 행위,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어하는 가장 기본적인
본능을 충족시킬 수 있는 활동으로 지속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1년동안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을 뒷바라지했던 환경연합 생태보전국 선영 간사는 “다시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 겸허함으로 내
스스로가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전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현재 물새팀, 저서생물팀, 식물팀,
문화팀, 영상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날은 각 팀별로 1년 동안의 활동을 돌아보며 평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새만금 물새의 날개짓만 봐도- 물새팀

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 물새팀은 새만금 내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의 갯벌과 염습지로 사시사철 찾아오는 많은 종류의 물새들을 꾸준히 관찰하며 그 변화를 읽어내고 있다.
군산 내초도 앞 갯벌, 군산 한국염전, 옥구염전, 회현, 증석, 화포, 대창리 장돌마을 앞 갈대밭, 계화조류지 등 넓디 넓은
새만금 지역에서 관찰지를 지정해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조사는 물새의 개체수와 변화를 기록하는 것 외, 주변 경관과 환경변화도
주시했다. 새만금지역으로 찾아오는 물새는 새만금이 가지고 있는 주변의 모든 환경과 결부되어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골프장 건설 공사가 한창중인 한국염전 부지에서 노랑부리저어새 등 다양한 야생동식물 종 관찰하면서 폐염전 부지 일대 갯벌과 염습지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특히 멸종 위기의 천연기념물 제205호 저어새가 12월까지도 새만금 지역에서 관찰되어 만경강과 동진강 일대가
저어새의 월동지로서 그 기능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낳기도 했다.
물새팀은 1년의 조사에서 노랑부리백로, 원앙, 검은머리물떼새, 황조롱이, 흰꼬리수리, 흑두루미, 저어새 등 천연기념물을 관찰했고,
자연보전법에 의한 멸종위기 야생동물과 보호야생동물로 등록되어 있는 넓적부리도요, 청다리도요사촌, 알락해오라기, 가창오리, 검은머리갈매기
등 22종이 넘는 중요 종을 관찰했다. 새만금 지역의 생물다양성을 직접 보며 이해했다.

한편, 물새팀 배귀재 실행위원은 지금 양식장으로 변한 옥구염전
부지에서 5~6년전에 비해 적은 수이지만 약 4만마리의 도요새가 발견되는 것을 보고, “결국 여기밖에 올 데가 없었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새만금 지역을 찾아오는 도요새 절대수가 감소한 것은 아니다. 방조제 공사가 진행되면서 물이 하구까지 제대로 안
들어오고, 갯벌이 쌓이면서 전체적으로 도요새가 분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물새팀에 참여하고 있는 한 시민이 그린 돈지포구 갯벌 경관.

사라져가는 갯벌생태계, 변화되는 인간의 삶-
문화팀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문화팀 김경완 실행위원은 “문화팀이
조사를 시작한지 불과 1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역주민들의 삶이 얼마나 급변했는지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눈에 띄는 것을 많이
보았다. 새만금 방조제 안쪽 생태계와 지역주민들의 삶의 변화는 너무나 컸다. 지난해 6월 4공구 방조제가 막히면서 군산 쪽 바다와
갯벌은 순식간의 죽음의 땅으로 변하고 말았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문화팀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9월에 내초도 지역을 돌며 지역주민을 만나 인터뷰를 해 온 결과 내초도 지역은 고통에 잠겨
있었다. 지역주민들은 하나같이 “갯일을 할 때는 마을이 활기차고 어려움이 없이 서로 도우며 살았는데, 순식간에 죽뻘이 와서 쌓이더니
갯일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되고, 주민들도 이제는 쓰레기매립장이나 재활용 분리수거 공장에서 일당을 받으며 일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문화팀은 그동안 새만금 지역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새만금 지역에서 갯벌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지역주민들의 직접적인 생계방식과 소득, 이와 관련해 어패류들을 어디에서, 어떻게, 얼마나 잡는지 조사하는 한편,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농민들도 만나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기도 했다.
김경완 실행위원은 “지난 1년동안 문화팀이 지역 주민들을 만나고 인터뷰를 하는 과정을 통해 새만금의 변화상을 기록했다면, 다음해는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직접적인 경험을 많이 쌓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문화팀 활동방향을 전망했다.

▲ 증석 갯벌과 염습지.

갯벌, 그 안에 생명과 미래가 있다-저서생물팀

수 만년동안 지구와 달의 움직임이 만들어낸 강과 바다,
이를 통해 육지로부터 밀려온 모래와 뻘, 바위 돌들, 육지에서 흘러온 유기물들이 끊임없이 서로 작용해 만든 갯벌은 수많은 생명의
보금자리이다. 이 안을 애정어린 손길과 눈길로 들여다보는 팀이 바로 저서생물팀이다.
원래 저서생물팀은 ‘갯벌과수질팀’이라 칭하며 갯벌 안의 생명체와 함께 바닷물이 들고나는 정도, 염도 측정 등 기본적인 조사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계획은 조금씩 한 곳으로 모아졌다. 저서생물팀은 갯벌 안의 저서생물종을 관찰하고 바다와 육지가 연결되는
갯벌에서 생태계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저서생물팀 여길욱 실행위원은 “이사하야만의 과거가 새만금이고, 새만금의 미래가 이사하야만이다. 새만금 갯벌의 저서생물종을 제대로
기록하여 남기지 못한다면 변화로 사라지는 생물들의 의미를 다시 찾지 못할 것이다. 2달전부터 화포와 동진강 휴게소 인근에서 대추귀고동을
발견하지 못했다. 대추귀고동은 새만금 지역의 변화에 가장 많이 사라질 우려가 있는 종이다. 새만금 갯벌의 변화를 저서생물종의
변화로 기록하는 일, 지속가능한 조사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물새팀과 식물팀이 동행조사에 나선 지난 10월
새만금 지역에서 처음으로 흰발농게가 발견되었다.

발품 팔아도, 새만금 지역 식생과 경관은
일품- 식물팀

물새팀이나 저서생물팀과 함께 동행하면서 새만금 지역의 경관생태와
식생을 살펴보는 식물팀. 이들이 돌아보는 곳곳마다 주요 멸종위기 보호종과 의미가 큰 식물개체가 나타났다.
식물팀이 모니터링한 만경강 기수역은 이미 조개가 폐사하고 갈대밭의 흔적이 보여, 기수역 생태계가 파괴되고 생물종도 사라질 위기에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염도가 높아 갈대의 키가 작고, 칠면초 군락이 넓게 분포되어 있는 화포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염습지로서
새만금 일대 핵심보존 지역으로 평가했다. 특히 식물팀이 물새팀과 동행조사에서 지난 10월 새만금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흰발농게를
발견한 것은 식물팀의 작지만 큰 성과였다.

▲ 1년의 조사활동에 이어 앞으로 2년,5년,10년
이상의 활동을 내다보고 있는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새만금에서 생명과 미래를 찾는데 힘을 모을 것이다.


일선에서는 각 팀의 조사방법이나 데이터 분석 능력 등을 검증 받아 일정의 체계를 갖춰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조사활동은 과거의 자연 조사가 학자그룹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대안 제시 또한 학자중심으로 제안되었던 점을 고려했을 때 시민이
조사에 참여한다는 것, 한달에 한번씩 조사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로도 그 의미가 크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시작은 뭇 생명들의 외침과 아우성을 들으며 가슴 벅찬 감동과 아픈 고통을 함께 느끼는 것부터였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5년 이상을 거듭함으로써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시민의 눈으로, 시민의 힘으로 새만금 지역의 삶과 역사, 생태계를
기록하는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글, 사진/ 사이버기자 조한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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