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인간의 이기에 사라진 어린 저어새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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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 흥왕리 17만여평 규모의 한 저수지.
우리는 그곳을 “흥왕리 물꽝”이라고 불렀다. ‘물꽝이라고?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말인데…’
물꽝이란 물을 받아두었다가 논에 물을 대주는 저수지를 말한다. 지난 날 주변이 논이었던 흥왕리 물꽝은 5년전부터 새우양식장으로
사용되었고 자연스레 둑이 생겼다. 지금은 조용하고 아늑한 모습으로 가끔 지나가는 차 소리만 들릴 뿐이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물새들에게 갯벌과 바다연안을 누비다가 머물 수 있는 쉼터를 제공했다. 물때(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나가는 시간)를 기다리는 딱 그만큼만
물새들은 이곳에서 여유를 부린다.
지난 9월 18일, 저어새 생태기행 두 번째 만남에 참가한 사람들은 낯선 지명을 신기해하며 먼 발취에서 마주했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둑 사이로 저어새와 청다리 도요물떼새, 백로 등 다양한 물새들이 깃털을 고르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 경기도 강화군 화도면 흥왕리 물꽝 전경

“뿅뿅뿅~”

청다리 도요물떼새의 울음소리가 청명하게 울려 퍼진다. 무언가 그들을 놀라게 했다. 수십 마리씩 떼를 지어 날아드는 청다리 도요물떼새들이
파란 하늘을 수놓았다. 사람의 청각보다 7배 높다는 저어새도 청다리 도요물떼새의 움직임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습지보전연대회의 김경원 사무국장(환경운동연합 습지보전위원회 위원)은 “흥왕리 물꽝의 둑은 지금
불안한 상태이다. 과거에는 50여마리의 저어새들이 모여 채식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물이 깊어져 새들이 많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새들이 모여 있지만 주변 환경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 저어새나 다른 물떼새들이 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국교원대학교 생물교육학과 김수일 교수도 “어린 저어새들의 놀이터였던 흥왕리 물꽝은 더 이상 놀이터 역할을 하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물새들은 그날 필요한 에너지를 그날에 섭취한다.
먹이를 구하고 갯벌 위를 걸어 다니며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 어미 저어새는 둑이 있으면 와서 바로 휴식을 취하지만 어린 저어새들은
아직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강가나 둑에 와서도 먹이를 찾는다.
김수일 교수는 “어미 저어새는 물꽝 둑 아래의 물에는 먹이가 없다는 것을 많은 경험을 통해서 안다. 그러나 어린 저어새들은 호기심에
부리를 저어본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친구도 사귀고, 운동도 하니 흥왕리의 조그만 저수지는 물이 가득 차기 전까지 어린 저어새들에게
놀이터였다.”고 말했다.

흥왕리 물꽝을 바라보며 탐조를 하는 참가자들은 저어새가 살고 있는 땅, 그리고 공간은 살아 있는 그대로 지켜야 한다는데 동감했다.

생태기행을 마친 교사 이연희씨는 “우리가 집에 돌아가며 기억하는 것들이 대부분 새의 이름, 모양, 색에 대한 것이지만, 진정
남겨서 가야할 것은 새의 자연스러운 공간을 지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저어새무리, 도요새 떼가 아름답게 보였던 것은 그들이 편히
쉬고 놀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자연을 지키고 아껴주는 것 우리가 해야할 일이다.”며 소감을 밝혔다.

또 교사 김정미씨는 “새를 통해 자연을 보고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희망을 본다. 그 희망은 바로 생명이다.
새가 생명이고, 내가 생명임을 깨달을 수 있는 생태기행을 아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다는 게 무엇보다 좋았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되새기고 싶은 말이 있다. 저어새가 살 수 없는 땅에서는 우리 인간도 살 수 없다는 것.

▲ 저어새생태기행 두번째 만남 참가자들과 함께 분오리 돈대에서

글,사진/ 조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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