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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를 사랑하는 마음 그대로 따라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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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한 주걱부리와
모양새를 가진 저어새. 이 새는 현재 동아시아에만 불과 1천2백여 마리만 남아 있어 국제적으로 보호를 요청받고
있다. 하지만 의외로 저어새는 우리 가까이에 있다.
저어새는 매년 3~4월이면 우리나라의 서해 무인도를 찾아와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른 후 7~8월이 되면 우리나라
서남해안 갯벌과 강 하구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간다. 환경연합에서는 8월부터 11월까지 한달에 한번씩 저어새의
매력과 저어새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 갯벌의 가치를 가슴 가득 안을 수 있는 “저어새 생태기행”을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1.

지난 8월20일 여름의 끝자락, 아직도 내리쬐는 햇살이 이마에 땀방울을 송글송글 맺히게 만드는
날이었다. 필드스코프를 둘러매거나 망원경을 목에 걸고 조류도감을 옆에 낀 사람들이 하나, 둘씩 강화 인삼센터 주차장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 전문가도 아니고 연구자도 아니다. 단지 저어새를 한번이라도 보지 못했거나, 언젠가 한번이라도 저어새를
보고 마음속에 담았던, 또 한번이라도 보고 싶은 마음에 강화까지 한걸음에 달려온 사람들이다. 저어새 생태기행 첫 번째 만남은
그러한 사람들과 그렇게 시작됐다.

▲ 참가자들에게 강화도 갯벌과 저어새의 생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습지보전연대회의 김경원
국장.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아하는 새가 무엇이냐는 설문조사에 “앵무새”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참새나 까치는 너무 흔하고 다른 새들은 본 적이 없으니까 그런 답이 나왔다고 하는데…
습지보전연대회의 김경원 사무국장은 참가자들에게 “요즘 일반 사람들에게는 자연을 만나는 기회가 별로 없다. 갯벌 관광이라고
해놓고 수영복 입고 갯벌 위에서 뛰어 노는 것이 고작일 뿐, 야외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는 한계가 참 많다.”며,
저어새 생태기행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저어새 생태기행이 참 재미나는 시도라고 말한다. 제대로 된 새 사진이 있는 포스터가 하나 정도밖에 없는 현실에서, 저어새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반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탐조활동을 한다는 것이 그것도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경원 국장은 지난 람사회의를 참가했을 때 내놓으란 한국 조류학자들이 한국의 저어새에 대하 아무 대답을 하지 못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일반 시민들의 저어새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감사해했다. 또 “자주 나왔으면 좋겠다. 탐조는 눈으로 하기도 하지만 귀로도
한다. 자연의 변화를 그대로 배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 분오리돈대에서 바라보는 각시바위, 바닷물이 들어오면 저어새는 각시바위 위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본격적인 탐조활동이 진행됐다.
멀찌감치 밀려나간 바닷물 앞으로 드넓게 펼쳐진 갯벌은 아침햇살이 반사되어 은빛물결을 이룬다. 사람들은 눈앞에 펼쳐진 아침 바다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강화읍 여차리의 둑 한편에 서서 조용히 갯벌을 바라보니 게, 망둥어, 민챙이 등 갯벌에서 살고 있는
저서생물 등이 꿈틀거리며 아름다운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서해의 갯벌은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완만하고 넓게 조성된다. 이 넓은 갯벌 속에 집짓고 다니는 생물들, 표면을 기어다니는
생물들, 바닷물에 떠다니는 유기물을 먹는 조개들은 모두 바닷물이 들고나는 흐름에 따라 생태의 변화를 가지게 되는데, 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물새들 중 하나가 바로 저어새다.
저어새는 부리를 물 속에 넣어 좌우로 흔들면서 먹이를 찾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부리의 길이가 20cm 정도이기 때문에 물의
깊이가 20cm 미만인 “완만한 경사를 가진 얕은 물”에서 더 많은 먹이를 찾는다.
김경원 국장은 노트에 강화도 남단 지도를 그려가며 자세한 설명을 이어 나갔다. 김 국장에 따르면 강화도 갯벌은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삼각지 또는 강의 하구에 위치해 하고 있기 때문에 작은 민물새우나, 어린 물고기가 많이 산다. 그래서 저어새가 채식활동을
하기에 적당한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강화도 내에서 저어새가 채식을 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이미 강화도는 인간의 이기와 개발의
힘에 의해 점점 파괴되어 가고 있다. 다행이도 각시바위처럼 바닷물이 들어오면 쉴 수 있는 곳이 있지만 자연해안은 남아 있지 않다.

또 저어새는 물갈퀴를 가지고 있어도 헤엄을 치지 않기 때문에, 물 가장 자리로 와서 채식활동을 한다. 때문에 해안의 변화가 이들의
이동에 영향을 많이 준다.
김경원 국장은 “외국의 학자들은 우리나라 갯벌의 목이 다 사라졌다고 한다. 육상생태계와 해양생태계가 이어지는 목이 다 사라졌다는
의미는 곧, 넓은 갯벌이라도 휴식공간이 없다는 것. 결국 저어새는 그 갯벌에 착륙하는 것을 포기한다. 그렇다면 그 갯벌은 죽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갯벌의 목이 졸리고 있다는 말에 참가자들은 다시 한번 갯벌의 가치를 되새긴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저어새가 좀 더 건강한 갯벌에서
먹이를 찾고 편안하게 쉴 수 있길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란다. 24시간 동안의 짧은 저어새생태기행을 마치며 다음 두 번째 만남을
기약했다.

▲ 저어새 생태기행 첫번째 만남. 참가자들과 함께 분오리돈대 입구에서 기념사진 촬영.

글,사진/ 조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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