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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동물원, ‘바이오빠르꼬’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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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금류 새장 벽을 나무로 가려 불필요한 노출과 스트레스로부터 새들이 보호받고
있으며, 관람객은 조그만 창을 통해 새들을 볼 수 있다.
▲넓은 곰 우리 한쪽 곁에는 물웅덩이가 있는데, 관람창을 통해 곰이 목욕하고
헤엄치는 것도 볼 수 있다.

이탈리아 로마 시내 보르게세공원 안에 있는 로마동물원에 다녀왔습니다. ‘바이오빠르꼬(Bioparco)’라고도 불리는 로마동물원은
30에이커(약 3만7천 평)의 자그마한 공간에 양서류와 파충류, 조류, 포유동물 등 198종의 야생동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서울대공원이 88만평인 것에 비교하면 상당히 작은 규모입니다.

그러나 이 동물원은 관람객에게 야생동물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환경 교육을 위한 다양한 내용을 제공하며, 야생동물을
연구하는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 보호와 로마동물원이 수용하고 있는 동물들의 복지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포함해 동물의 행동 관찰 연구와 먹이 분석, 호르몬 분석, 수의학 연구 등 다양한 연구활동이 진행중입니다.

로마동물원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과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의 제안에 따라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 이탈리아 지부 등 여러 환경단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유럽멸종위기종계획(EEP)이
시행하고 있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인공번식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탈리아 최초의 멸종위기 야생동물 인공번식
프로그램인 이탈리아늑대 보전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로마동물원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는 일반 대중과 자연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야생동물을 직접 관찰하는
것은 사람들을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도록 자극하는 출발점이 된다는 것을 유념하고 있으며, 동물원의 환경교육 프로그램에 의한
지식의 확산은 사람들이 자연환경 보전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필수요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로마동물원은 관람객에게 생물과 환경 관련 주요 개념을 알려주며, 인간과 동식물의 관계를 일깨워주고, 인간 활동이
자연환경을 어떻게 훼손할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자연환경 보전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까지도 제공하기도 합니다.

1908년에 만들어진 로마동물원의 애초 목적은 신기한 동물들을 전시함으로써 사람들에게 구경거리와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세계 최대규모의 야생동물 거래상이면서 유명한 서커스단과 현대적인 동물원까지 창시한 칼 하겐베크가 이 동물원 조성을 계획하고
실행했는데, 창살을 없애는 대신 구덩이(해자)를 통해 동물을 격리시키는 혁신적인 전시방법을 도입한 당시로서는 매우 선진적인
동물원이었습니다.

▲로마동물원 입구

독일 함부르크 스텔링겐 동물원과 더불어 자유로운 상태에서 여러 동물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사는 동물원을 세계 최초로 표방하며
하겐베크가 만든 동물원인데, 그는 동물들에게 창살과 사슬에서 벗어난 자유를 주며, 잃어버린 고향의 일면이라도 회복시켜 주려
했습니다. 이것은 이후의 동물원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로마동물원의 시설은 낡고 녹슬어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져갔는데, 1990년대부터 동물원 운영과
관리를 생태적으로 개선하는 계획이 마련되어 지금까지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입니다. 과거에는 진귀한 동물들을
수집하여 전시하는 기능만 담당하며 동물에게 충분한 먹이만 제공하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 이제는 야생동물 보전과
교육을 주요 목표로 삼고있습니다.

그런 곳인 만큼 동물들의 복지를 세심하게 배려한 점들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규모 자체가 작은 동물원이라 동물들에게 아주
넓은 공간을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대부분의 우리는 동물들의 생태와 습성을 잘 고려하여 보다 자연스런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고,
자세하고 재미있는 안내판이 곳곳에 설치되어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사자 우리 외부. 관람창을 통해서만 사자를 볼 수 있으며, 벽에는 사자에
대한 자세한 안내판이 붙어있다.
▲사자 우리. 사방이 가려져 있으며 사람들은 창을 통해서만 동물을 관찰할
수 있다.

거의 모든 동물 우리의 벽이 나무와 콘크리트 등으로 차단되어 있어 관람객에게서 받을 수 있는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최소화시켰으며,
관람객은 작은 창을 통해서만 동물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코로 흙을 몸에 뿌리며 목욕을 즐기고 있는 아시아코끼리, 풀과 나무, 각종 놀이기구가 어우러진 널찍한 우리에서 사는 침팬지,
각각의 동물에 맞게 다양한 서식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양서/파충류관 등을 보면서 콘크리트 위주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통받고,
스트레스 받고 있는 우리나라 동물원의 동물들이 자꾸만 떠올랐습니다.

글, 사진/ 국제연대국 마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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