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참가중]국제포경위원회 제56차 연례회의를 열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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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어떤 동물보다 덩치가 큰 고래는 ‘국제포경규제협약’에 의해 1986년부터 상업적인 고래잡이가
금지되어 지금까지 보호받고 있는 동물입니다. 19세기 무렵부터 증기기관을 사용한 신형 고래 가공선과 포경선이 등장하면서 상업적인
포경이 급격히 확대되었고, 그 결과 전 세계 거의 모든 바다에서 고래에 대한 무차별한 학살이 시작되어 고래의 수는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고래는 내 친구’ 세계동물보호협회(WSPA)가 소렌토 시내에서 전시하고
있는 고래 모형

20세기 초반부터 멸종위기에 처한 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포경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였으며, 1946년 워싱턴에서 조인된 ‘국제포경규제협약’에 따라 국제포경위원회(International Whaling Commission;
IWC)가 만들어졌고, 1986년부터는 세계적으로 상업적인 포경이 금지되었습니다.

국제포경위원회는 1949년 설립됐으며, 현재 회원국은 57개국입니다. 본부는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으며, 매년 회원국을 돌면서 회의를 개최하고 있는데, 56번째인 올해 연례회의가 바로 내일(7월 19일) 이탈리아 소렌토에서
개최됩니다. 내년의 제57차 회의는 한국 울산에서 개최되는 만큼 회의가 어떻게 진행되며, 어떤 사안이 논의되고 있는지 알아보고,
고래 보호 운동의 활성화를 기약하기 위해 (사)시민환경연구소 최예용 연구원과 함께 업저버(Observer;참관인) 자격으로 회의에
참가합니다.

이러한 국제적인 약속에 의해 명목상으로는 고래잡이가 금지되어 있고, 고래가 보호받고 있지만, 1986년
상업포경이 중단된 이후에만 2만5천 마리에 달하는 고래가 죽임을 당했습니다. 일본과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의 국가들은 국제적인
규제와 세계적인 비난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고래를 포획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노르웨이는 과학 연구를 위한 포경(Scientific Whaling)이라는 이름으로 해마다
각각 500-700여 마리의 고래를 잡는데, 연구는 핑계일 뿐이고 잡힌 고래들은 결국 사람들의 식탁에 오르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게다가, 이들은 매년 회의가 개최될 때마다 갖가지 변명과 구실을 내놓으며 고래잡이를 공식적으로
다시 시작하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일본은 참가국을 돈으로 매수하는 어처구니없는 작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의 고래 보호 홍보자료

10여 년 전부터 일본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 수단을 다 동원하여 국제포경위원회
내에 포경 찬성국가의 목소리를 높이려고 꾀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수백만 달러어치의 각종 개발 원조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가난한 나라들을 포경에 찬성하도록 회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다, 파나마, 니카라구아 등 카리브해 연안의 국가와 세네갈,
카메룬, 가봉 등의 아프리카 국가를 비롯한 20여 약소국가를 포섭하여 의결을 위한 투표마다 일본의 의견에 동조하게 만들었습니다.
협약당사국 가운데, 자신의 동조세력을 늘리기 위해 고래잡이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나라들도 일본의 회유에 의해 협약에 계속 가입시키고
있습니다. 그 결과, 몽골처럼 바다와 멀리 떨어져있는 내륙 국가도 협약당사국으로 회의에 참가하여 일본의 꼭두각시가 되었습니다.

소렌토에서 회의가 열리기 직전인 최근 몇 주 동안에만 코트디브와르, 모리타니아, 수리남, 투발루
등의 나라가 국제포경위원회에 새로 가입하였는데, 이들 모두 일본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판단되어 고래보호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NGO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일본 편을 드는 회원국이 고래 보호를 주장하는 나라 숫자보다 더 많아지지 않았을까
우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동물보호협회(WSPA)와 함께 종이 고래를 접고있는 사람들

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인 18일에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포경에 반대하는 NGO 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각 단체별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지, 본회의에 앞서 열린 과학위원회와 여러 소위원회에서는 어떤 것들이 논의되었는지,
회의 전망은 어떤지, NGO들은 어떤 전략으로 무슨 활동을 할 것인지 등을 논의했는데, 일본의 집요한 포경 재개 추진과 투표
매수 행위를 가장 강하게 비난하며 대응을 모색했습니다.

이제 내일부터 회의가 시작되는데, 어쩌면 국제협약 사상 처음으로 저열한 투표 매수에 의해 회의가
왜곡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할지 모릅니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고래는 아직도 멸종위기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바람 앞의
등불과 같은 고래의 운명 때문에 소렌토는 지금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작성일/ 2004년 7월 18일
글, 사진/ 이탈리아 소렌토에서 국제연대국 마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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