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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우포늪 제방공사 이대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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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습지보호협약인 람사조약에 가입된 보호 습지로서 태초의 신비를 보듬어 안고 있듯, 원시자연을
고스란히 저장하고 있는 우포늪. 이미 그 가치와 중요성은 국내외에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이곳에 태풍 매미 수해복구공사로
제방의 높이를 높이는 공사와 콘크리트 블록을 덧칠하는 공사 등이 진행되면서부터 습지보호구역을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제방복구공사의
공법이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지난 8일 경상남도 창녕군 우포늪 일대를 다시 찾았다.

창녕군청에서 차로 약 15분 정도 가 구비구비 짧은 시골길을 걸어 도착한 우포늪 입구. 쌓여 있는 호안블럭 뒤로 우포늪의 원시적인
자연생태계 모습이 가려졌다. 경사가 진 대대제방을 따라 벌집처럼 부착되어 있는 콘크리트 호안블록의 모습도 충격적이었다. 아크릴매트를
깔고 그 위에 덧붙여진 콘크리트 호안블록은 푸르른 우포늪의 전체경관을 헤치고 있었다. 무언가 자연스럽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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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람사습지 우포늪에 불법공사 진행중

세계적 자연습지 우포늪 제방공사로 훼손
전문가 모여 콘크리트 호안블록 안정성 논란 공방

콘크리트 호안블록이 안정하냐 안정과 무관하냐에 대한 논쟁이 계속됨에 따라 경남환경운동연합은 지난 8일 오전 창녕군청 소회의실에
추천 전문가 3인과 낙동강유역환경청, 창녕군청 관계자 그리고 주민대표가 함께 모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보다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었다. 최대한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공법을 찾아보자며 서로의 견해를 나누었지만 그 차이는 좁히지 못했다.

▲ 우포늪 대대제방 앞에 쌓여 있는 콘크리트 호안블록 ⓒ조한혜진
▲ 8일 현장에서.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시행계획 취소한 구간
외의 제방공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조한혜진

창녕군측은 이 자리에서 “현재 계획된 공법으로 진행되었던 제방공사는 불법공사가 아니며 호안블럭은 설치 후 일년 뒤면 풀이 자랄
수 있는 구멍이 뚫린 식생 블록”이라며 제방공사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참석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달랐다.(지난 3월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우포늪민관협의회 전문가들이 현장답사결과 호안블럭 없이
제방면 흙다짐으로도 충분하다는 소견을 밝힌바가 있다.)

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시멘트 호안블럭을 붙이는 것은 둑의 붕괴를 막는데 별다른 효과가 없다.”며, “모래가 일어나는 파이핑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제방 가운데에 코어용 패널을 설치하는 등 둑 안쪽에 물 흐름을 차단할 수 있는 심을 박아 넣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1:4비율의 둑 경사를 1:2나 1:2.5의 경사도로 완만하게 만드는 등 다른 방법을 대처하고 호안블럭을
붙이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교수는 제방을 높이는 것도 안전하지만 홍수나 범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농경지를 흡수하면서 하천 폭을 넓히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하천에 땅을 돌려주는 것, 옛 우포늪의 모습을 만들어주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전했다.

청계천 복원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교원대 기술교육과 정동양 교수는 군청측의 폭풍시 바람에 의해 파랑이 생긴다는 주장에 대해“물살이
세거나 급류 지역에 필요한 호안블럭을 유속이 거의 없는(0.7m/s) 우포늪에 그것도 늪 수벽쪽에 붙이겠다는 것은 공학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콘크리트 호안블록은 겉치레로 가시적일 뿐이다. 더운 날씨에 콘크리트 블록이 데워지면 땅에 열이 가해지고 물이 증발하며,
기초 생태계가 달라져 우포늪의 습지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며 식생 호안블럭의 영향성을 강조했다.
한편 정교수는 “기본 설계를 기초로 해서 실시설계 도면을 작성하기 전에 공사와 관련한 모든 이론과 계획을 서면으로 작성한 실시설계
보고서가 있어야 하는데 군은 없다고 했다”며, “233억원이 넘는 대규모 공사인데 어떻게 이 보고서 하나 없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지적해 실질적으로 절차상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했다.

이날 회의에 함께 참석한 시민환경연구소 안병옥 부소장은 “홍수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고민을 경청해야한다. 환경단체가 환경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주민들의 안전은 당연하다. 다만 확보된 예산으로 정해진 특정 계획이 적절한 방법인지에 대해서는 서로간의
의견개진이 필요했다. 하지만 사전에 그런 논의가 없었던 것은 문제시 될 수 있다.”며 사전 협의체계를 비판했다.
전문가들 사이의 논의 끝에 창녕군청 김성일 건설과장은 “35억을 투입해 현재의 공법을 바꾼다고 해도 공사시기를 놓치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공법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 단정했다.

“제방공사 이대로 안된다”현장 찾은 전문가들 한목소리
주민 “당장에 비와서 또 물 넘치면 어쩔려고?”

군청 소회의실에서 회의를 마친 후 전문가들과 군청,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 20여명은 우포늪의 호안블럭 제방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대대제방의 상황을 비롯해 우포늪 제방복구공사의 전체적인 판단과 현장조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 지난 8일 우포늪의 호안블록 제방공사 현장을 방문한 전문가들이 주민대표,
낙동강유역환경청, 창녕군청 관계자들과 간단히 논의를 하고 있다.ⓒ조한혜진
▲ 주민들에게 대대제방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관동대 박창근 교수(가운데)ⓒ조한혜진

현장을 찾은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호안블록이 식생블록의 효과보다는 겉치레 역할밖에 못할 것이라는 데 확신하며, “현 공법으로
제방공사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박창근 교수는 “국가가 땅을 매입해서 보상문제가 가능하다면 제방 확장, 농경지 흡수 방안 등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또 정동양 교수는 “호안블록을 덧붙이지 않은 현 상태에서도 충분한 흙다짐만 있다면 둑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전문가들의 현장방문 소식을 듣고 몰려든 지역 주민들은 전문가의 제안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주민 A씨는 대대제방 바깥쪽에 빗물에 의해 파인 자국들을 보여주며 “제방의 무너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둑을 쌓는 방법은 콘크리트
호안블록으로 겉에 붙이는 것이다. 우리 주민들은 이 공법이야말로 가장 안전하고 둑을 무너뜨릴 수 없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우포늪 일대 주민들이 가장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조금이라도 제방이 낮은 곳이나 약한 곳이 태풍시 수압에 이기지 못해 무너지거나
누수로 인해 둑에 큰 구멍이 생기는 것’. “당장에 많은 비가 오면 또 다시 물이 넘쳐 마을과 논을 다 뒤덮을 지 모른다”며
“시급히 공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는 주민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 우포늪 제방과 같이 안전한 둑이 무너진다면 그것은 물이 차오르고 월류해서 침식작용의 반복으로 인해 둑
일부가 떨어져나가는 현상”이라며 “제방의 안정성과 무관한 콘크리트 호안블록의 부착공사는 이루어지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장 조사 중 갑작스레 찾아 온 주민들은 제방 위에서 “환경단체가 새들이나 우포늪의 자연생태를 위해 제방공사를 아예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고 목청 높였다.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 이날 전문가의 현장방문은 충분한 논의도 이루어지지 못한 채 경남환경운동연합
이인식 상임대표와 지역 주민 1인이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까지 이르러 마무리됐다.

우포늪 제방공사의 합리적인 공법을 찾는데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 더불어 주민들의 불안과 경각심은 더욱 증가해 갈등도 불거진 상태이다.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경남환경운동연합 등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포늪 문제를 방기하여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갈등으로
몰아 폭력사태까지 유발한 환경부는 각성하고 당장에 현장조사단을 꾸려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라.”며 환경부에 또다른 해결의 키를
던졌다.
우포늪은 국제적인 자연습지이다. 습지보전구역이며 자연보호구역이기도 하다. 특히 람사조약 비준국가로서 우리는 이곳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국가가 나서서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던 우포늪. 그 속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환경부는 생태계의 파괴를 최소화하고 주민들의
불안·갈등을 종식시킬 수 있는 선택으로 해결의 키를 돌려야 할 것이다.

글 /창녕=조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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