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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와 공존이 아름다운 곳, 홍콩 마이포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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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낳은 또 하나의 야생천국, 홍콩 마이포습지

▲ “마이포습지를 따라 아직도 남아있는 철책”ⓒ김경원

3월 18일. 타이난에서의 2박 3일이라는 짧은 일정을 마무리하고 우리는 다시 타이베이로 향했다.
총 8명의 일행 중 4명은 한국으로 그리고 4명은 홍콩으로 출발하기 위해서였다. 홍콩의 마이포습지 자연보호구역(Maipo Marsh
Nature Reserve, 이하 마이포습지)은 – 인접한 중국의 푸티안, 션젼지역을 포함하여 – 대만 타이난에 이어 동아시아에서
저어새가 가장 많이 겨울을 나는 곳이다. 지난 겨울의 국제저어새동시센서스에서 마이포습지에서 관찰된 저어새 수는 모두 243마리였다.

마이포습지는 홍콩의 북서쪽에 있는 ‘깊은 만(Deep Bay)’에 위치해 있으며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기 전까지는 홍콩과 중국의 국경지역에 속해 있던 곳이다.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빼곡히 들어찬 빌딩숲과 이중삼중의 도로망이
하나의 상징처럼 자리 잡은 홍콩에 300ha에 달하는 넓은 면적의 습지가 오롯이 남아있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역사적·정치적
상황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DMZ가 분단으로 인해 독특한 자연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마이포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

▲ “마이포습지 입구에 서 있는 안내판”ⓒ김경원

마이포습지는 1984년부터 세계자연보호기금 홍콩지부 (WWF HongKong)가 관리 책임을
맡고 있다. 매년 관리비용의 절반을 홍콩정부가 지원하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WWF가 자체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한다. 마이포습지는
또한 1995년 습지에 관한 국제협약인 람사협약(Ramsar Convention)에서 지정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목록(람사사이트,
우리나라에는 우포늪과 대암산 용늪, 두 곳이 있다)에 등록되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마이포습지는 저어새에게 중요한 월동지일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호주 도요·물떼새
이동경로에서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이것은 오리·기러기류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마이포습지는 람사사이트외에도 도요·물떼새
사이트, 오리·기러기사이트로도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었다. 마이포습지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홍콩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마이포습지를 따라가는 생태여행



▲ “맹그로브숲을 따라 나 있는 목책로”ⓒ김경원

중국 션젼과 홍콩의 경계에 있는 ‘깊은 만(Deep Bay)’를 따라 형성되어 있는 마이포습지는
바다로부터 갯벌, 맹그로브숲, 갈대밭, 새우양식장·물고기양식장 그리고 논에 이르기까지 바다로부터 육지로 이어지는 연안생태계의
축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이러한 다양한 생태계를 기반으로 마이포습지는 홍콩 학생들에게 훌륭한 교육장소가 되고 있었다.

마이포습지 안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가면서 학생들은 담수습지에서 자라는 다양한 물새들과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고 자연지형을 이용한 전통적인 새우양식장(게이와이; Geiwai)과 인공적으로 둑을 쌓고 땅을 파서 전기를 끌어들여야
사용할 수 있는 인공양식장을 비교해서 배울 수 있다. 언뜻 열대우림을 생각나게 하는 맹그로브숲 사이로 나 있는 목책로를 따라가면서
학생들은 네 가지 종류의 맹그로브를 비교해서 배울 수 있고 맹그로브숲이 자라고 있는 갯벌위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게를 비롯해
많은 저서생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좀더 따라가보자.

맹그로브숲 사이로 나 있는 목책로를 따라가다보면 갯벌의 끝을 따라 군데군데 낮게 앉아있는 조류관찰소를
만날 수 있다. 갯벌에서 채식하는 물새들에게 위협을 주지 않는 거리에 눈에 띄지 않게 서 있는 조류관찰소안에서 학생들은 바닷물의
들고 남을 따라 갯벌을 이용하는 도요·물떼새, 저어새를 비롯한 수많은 물새들과 그들의 먹이가 되는 망둥어를 비롯한 작은 물고기,
저서생물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마이포습지에서 만난 저어새 – 그들의 또 다른 모습

▲ “먹이를 먹는데 열중하고 있는 저어새들-머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김재환
▲ “쉿~ 조심조심! 저어새에게 들킬라”ⓒ김경원

하루 종일 마이포습지를 걸어다니며 마이포의 내면에 취해있던 우리들은 오후 5시쯤 바다에서 가까운
물골에서 수십 마리의 저어새들이 부지런히 먹이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만조가 되자 안쪽으로 날아 들어온 저어새들이리라.
작은 물골 안에서 수십 마리의 저어새들이 먹이를 먹는데 열중하고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월동지에서의 저어새의 모습을 담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온 복진오 감독님과 김재환씨가 이것을 놓칠리
없었다. 우리는 저어새들이 눈치 채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목책로를 따라 온몸으로 기어가야만 했다. 우리의 이런 노력이 가상했을까?
저어새들은 우리를 향해 곁눈질도 하지 않고 1시간여를 더 머물러주었다. 다음날까지 우리는 마이포 곳곳에서 저어새들을 만날 수
있었다. 늘 저어새를 강화남단갯벌이나 타이난의 쩡원강 하구까지 툭 트인 하늘 아래서만 만났던 우리에게 마이포의 오밀조밀한 모습과
함께 나타난 저어새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의 서해해상 비무장지대부터 제주도, 일본 큐슈, 오끼나와, 대만, 홍콩, 베트남, 필리핀까지
저어새의 서식지에 대한 좀더 깊이 있는 이해가 결국 저어새에 대한 이해로 그리고 우리의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어둑해진
마이포를 뒤로하며 든 생각이었다.

글/ 사진 : 생태보전국 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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