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변신,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첨부파일 열기첨부파일 닫기

하호는 동물원 보고서 “슬픈 동물원” 갱신을 위해 올해 세 번의 방문을 계획했다.

지난 5월 2일 모니터링 활동은 지난 3월에 이어 올해의 두 번째 방문으로서 이전에 문제가 많았던
유인원관의 개선 현황과 생태동물원의 첫 대상인 토종생태동물원의 관리 실태 조사를 위주로 진행하였다.

5월이라서 가족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아 지난 방문과는 매우 다르게 동물원은 시끌벅적했다. 동물원
입구에서는 서울대공원 개장 2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당시 동물원 개원 목적은 창경원 동물을 위해 새로운 시설을
갖추기 보다는 동양 최대의 동물원을 보유한다는 정치적인 목적이 앞선 것이어서 당시의 사진에는 규모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진으로 보니 지금의 시설이 개원 당시보다는 많이 좋아지긴 했어도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을 알고 있기에 20년 동안 말없이
고통 받아온 동물들의 아픔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듯 했다.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적용중인 유인원관의 외부 사육장에는 이전에 없었던 사다리와 통나무, 밧줄로
엮은 놀이기구가 눈에 띄었으나, 어린 침팬지 두 마리 이외에는 모두 실내(여전히 열악한) 사육장에서 사육되고 있었다. 이 침팬지들은
아직 어려 호기심이 남아 있어서인지, 아니면 사육장내 놀이기구가 있어서인지 비교적 활발히 움직이며,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모습도
보여 조금 안도가 되는 면이 있었으나, 보고서에서 강조했던 흙 바닥으로의 개선(놀이기구 이상으로 중요한 요소이다)은 이루어지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실내에 있는 로랜드고릴라, 오랑우탄, (다른)침팬지들은 여전히 아무 개선이 없는 비좁은 사육장에서
이전과 다름없이 대부분 무료한 표정을 지으며 생기 없이 앉거나 누워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유인원의 눈빛은 사람과 매우 유사해서
보고 있으면 사람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되는데, 이날 실내사육장의 한 고릴라와 여러 번 눈길이 마주쳤을 때, 그 눈빛이
다른 동물과는 매우 다른 미묘한 느낌을 전달하여 마음이 더욱 씁쓸했다.

생태적 시설에 처음으로 들어가는 토종동물들은 새로운 계획이 세워지면서 다른 동물에 비해 앞으로
상대적 혜택을 받게 될 것이지만, 실제 그 동안 다른 인기있는 외래종에 비해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어왔다. 특히 (호랑이와
곰과 같은 인기있는 대형 토종동물을 제외한) 너구리, 수달, 여우 등은 매우 비좁은 사육장에서 사육되고 있으며 습성에 맞는 환경조성은
거의 전무하고 관람객과의 거리도 매우 가까웠다(너구리 사육장의 경우 한평 반 정도의 크기). 대부분의 동물들이 이런 환경에서
생기와 습성을 잃어 가면서 생태적 시설에서도 그들의 본 모습을 보이지 못할까 두렵다. 곰이 곰다운 모습을 새로운 시설에서는 볼
수 있기를 희망하지만, 반달가슴곰은 이미 관람객에게 재롱을 떨며 과자를 받아먹는 재미에 깊이 빠져 있다. 시설 뿐만 아니라,
동물의 생태적 특성을 되찾는 방안도 생태동물원의 개원에 맞춰 진행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참 준비 중인 생태동물원 예정지를 둘러보았다. 토목공사가 진행중인 것 같았는데, 이날은
휴일이라서인지 작업은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되는 생태적 시설이 들어서는 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상상이 앞선다.
하지만, 이번 생태동물원 계획은 토종동물에만 국한된 것으로 전체 종/개체수에 비하면 매우 적은 비중이다. 아직 전체의 개선은
요원하지만 시작에 큰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전과는 비교되지 않는 넓이와 시설을 통해 비록 동물원에서지만
그들의 생태와 습성을 되찾고 우리가 그 모습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동물원의 모습일 것이다. 그리고 이
곳이 효시가 되어 서울대공원 동물원 전체,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모든 동물원이 진정한 생태동물원의 개념을 수용하여 개선하기를
또한 희망해본다.

글/사진: 이병우(야생동물 보호와 동물복지 증진을 위한 환경연합 회원모임 ‘하호’ 대표)
http://haho.kfem.or.kr

admin

(X) 습지 해양 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