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쉼터 잃은 10만 도요새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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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한혜진

도요새들의 천국, 아름다운 쉼터 옥구염전

지난 4월 7일 오후 4시 바닷물이 들어오는 시각, 전북 군산시 옥구읍 어은리 옥구염전 앞 바다위로 알락꼬리마도요 한 마리가
주변을 이리저리 배회하며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며 헤매고 있었다. 불안하고 외로워 보였다.
“쉬~익~” 하는 소리와 함께 10여만 마리의 도요물떼새들이 옥구염전으로 날아드는 멋진 장관이 이쯤에서 펼쳐져야 하는데, 더
이상 그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바로 몇일 전까지만 해도 도요물떼새들의 천국이자 휴식처였던 옥구염전이 새우양식장 전환공사가 진행되면서 반 이상이 갈아엎어져 원래의
모습과 상태가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몇 시간 동안 새만금 갯벌에서 먹이를 섭취해 영양을 보충하고 밀물이 되면 쉴 곳을 찾아 잠시
기착해야하는 도요물떼새가 쉴 곳을 찾지 못하고 바다 위를 배회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자꾸 띄었다.
군산의 옥구염전 지역은 30여종의 물떼새들이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으로 날아가는 대장정의 중간 기착지이다.
또한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 지역은 수많은 도요물떼새들이 도래하는 곳이기도 하다.
도요새들은 먼 길을 날아갈 수 있도록 옥구염전 주변의 갯벌에서 한달 남짓 동안 맛난 음식을 배불리 먹는다. 바닷물이 전체 갯벌을
뒤덮는 만조와 사리시에는 도요물떼새들이 하늘을 선회하다가 물이 가장 늦게 들어오는 옥구염전 지역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며 에너지
소비를 최소한으로 줄인다.

그들이 천혜의 쉼터로 선택한 옥구염전은 지난해 9월 마지막 일굼을 끝으로 폐전된 상태였다. 4공구 방조제 공사가 마무리되고 새만금
간척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바닷물이 들어오지 못해 소금밭의 염도가 극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폐전된 염전이었을지라도 이 지역으로
찾아오는 도요물떼새들은 끊이지 않았다.

ⓒ 조한혜진, 시민환경정보센터 박종학

ⓒ 조한혜진, 시민환경정보센터 박종학

새우양식장 조성 공사로 물떼새 서식처 훼손돼

20여만평 규모의 옥구염전과 금홍염전이 몇일 사이에 포크레인 등의 중장비에 의해 파헤쳐졌다. 금새 1m 이상의 둑이 생기면서
새우양식장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초 이를 발견한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과 지역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은 수십만마리의
도요물떼새가 날아드는 서식처가 그 기능을 잃고 훼손되는 모습을 보고 당국에게 공사의 즉각 중지와 복원을 요구하며 항의했다.
결국 군산시는 지난 10일 옥구염전 전역에 걸쳐 진행되었던 새우양식장조성공사에 대해 ‘개발행위제한구역 내에서의 개발 행위’를
이유로 공사중지행정명령을 내렸다. 공사는 중단되었지만 이 공사로 인해 물떼새의 서식처는 그 기능을 잃어 버렸다. 현재 옥구염전
진입부인 금홍염전과 약간의 염전 지역을 제외하고는 1m50cm이상의 둑이 쌓이고 파헤쳐진 상태로 남아 있다.

옥구염전은 국립환경연구원에서 지난해 도요새 밴딩작업을 하는 등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던 지역이다. 전주지방환경청도 1년에
1회 이상 이 지역의 생태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옥구염전은 철새들의 서식지로서 국내외 조류전문가들과 주요 언론매체에
의해 확인됐다. 10년 가까이 생태적 중요성을 가진 서식지로서 이곳에는 환경보호종인 저어새나 재두루미가 왔다 간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지난 4월 7일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옥구염전을 찾은 전주지방환경청 관계자는 “매해 5월 10월 2회에 걸쳐 모니터링 했던 지역이다.”라며
갑자기 일어난 공사에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환경연합 습지보전위원회 김경원 위원은 “이곳을 우리가 처음 보고
듣는 지역이라면 모르겠지만 중요한 지역이라고 공공연하게 알려졌고 매해 모니터링까지 했던 지역이다. 이곳이 이렇게 빨리 아무도
모르게 공사가 진행되었는데 관계부처가 아무도 몰랐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앞으로 1달 동안은 도요새가 집중화되는 시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조한혜진

전문 브로커들의 염전 길들이기, 남은 것은 폐허뿐

옥구염전이 새우양식장으로 갑자기 돌변하게 된 것에 대해 서해안을 따라 폐전된 염전을 찾아 새우양식장 사업을 하는 브로커들의 자행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새우양식장은 해양수산부의 양식업권장계획에 의해 ‘선개발 후신고제’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토지소유권을 가진 자가 허가제에
비해 쉽게 그리고 빠르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20여만평이 넘는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법적 절차나 근거가 발견되지 않은 것은 양식장
브로커들이 8~9명의 염전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땅을 나누어 임대하고 법적 사각지대에 빠진 염전을 환경영향평가나 용도변경 없이 공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라고 추정했다.

새우양식장은 매우 자본주의적 발상에서부터 비롯되는데 그 기초공사부터 매우 간단하다. 땅만 파내 일정 정도의 깊이에 구덩이를 만들면
대하를 키울 수 있는 양식장이 가능하다. 특히 새우는 바이러스 등에 취약하므로 항산화제 등 여러 항생제를 투여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토질이 크게 변하게 되고 3년 이내는 더 이상 큰 수확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결국 한번 바이러스가 돌면 그 해 새우양식이 망하는
것은 물론 땅마저도 몹쓸 땅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 몹쓸 땅은 결국 버려진다.
다시 돌이켜 생각하면 새우양식장으로 전환되기 전 그곳은 수십만의 도요새들이 먹이를 충분히 섭취하고 휴식하는 그들만의 낙원이었다.
하지만 브로커들이 양식장 사업으로 지나쳐버린 이곳은 폐허뿐 이제 찾아 올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 황호섭 국장은 “서해안을 따라 폐전된 염전을 거의 모두 새우 양식장으로 전환되고 있다. 하지만 새우양식장의
병폐 때문에 그곳은 그 모습을 점점 잃고 있다. 염전은 염습지의 역할뿐만 아니라 그 지역 주변의 근대문화의 상징이기도 하다. 앞으로
문화연대와 함께 염전 관련된 정확한 조사를 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도요새 서식처 복원 시급, 쉼터 잃은 10만 도요새 다시 찾아오길

ⓒ 시민환경정보센터 박종학

도요물떼새들의 서식처와 쉼터로서의 기능을 잃은 옥구염전을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 전문가들은 시급히 복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당장에 4월 중순에서 5월초 러시아로 가는 도요물떼새들의 휴식공간이 사라졌기 때문에 이들이 습관처럼 찾아왔던 이 천혜의 낙원 옥구염전을
빠른 시일내 복구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복원이야말로 가장 시급하다. 이미 서식지가 파괴되었기 때문에 인위적인 조건을 만들어보자는 제안도 나왔다.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
황호섭 국장은 “땅을 시에서 임대하고 복원비용 등은 시민단체에서 모금운동을 해서 마련한 후 갈아 엎어진 땅을 도요새들의 편안한 휴식처로
재생시킬 수 있는 생태공원으로 조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12월 ‘국제철새페스티벌’에 주요 탐조코스로 옥구염전을 지정한 군산시도 서식처 복원활동과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옥구염전의 생태적 가치와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오는 4월 17일부터 2일간
‘옥구염전과 도요물떼새를 살리기 위한 시민한마당’을 열고 ‘도요물떼새 영상제’ 및 탐조활동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글/사이버기자 조한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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