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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방조제 공사 마친 뒤 승소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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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환경법률센터 김혜정 사무처장

29일 서울고등법원 특별 7부(이영애 재판장)는 ‘새만금 방조제 공사 집행정지 결정을 취소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농림부가 행정법원의
방조제 공사 중지 결정에 불복하여 제기한 항고심에서 재판부가 농림부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로서 평화를 찾아가고 있던 새만금
갯벌이 다시 존폐의 위기에 몰리게 되었다.

지난 해 7월 행정법원의 방조제 공사 집행정지 결정은 농림부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이었다. 농림부
측 변호인단은 방조제 공사 중지 결정이 있기 전까지는 내내 형식적이고 소극적으로 재판에 임해왔다. 환경단체 측 증인의 증언을
듣고 1심 행정법원이 공사중지 결정을 내리자 당황한 농림부는 자신들의 증인도 추가로 요청하는 등 뒤늦게 부산을 피웠다. 공사가
중단되면 방조제가 붕괴된다는 위기감을 조성하여 법원으로부터 보강공사 허가도 받아냈다. 여기에 본안 소송이 진행중임에도 불구하고
고등법원에 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항고까지 제기했다.

농림부는 항고심을 제기한 이후 1심 재판인 본안 소송에서는 가능한 시간 끌기를 시도하고 항고심은
빠른 재판을 유도해왔다. 농림부 의도는 항고심을 통해 방조제 공사 재개를 시도하고 1심은 시간을 끌어 사실상의 방조제 공사를
마무리하려는 것이었다. 고법 재판부 또한 자료검토와 현장검증 등에 있어 대단히 형식적으로 일관하면서 일사천리로 재판을 진행해왔다.

결국 재판부는 농림부 주장을 대부분 수용하여 본안 소송 판결을 불과 몇 개월 앞두고 방조제 공사를
재개해도 좋다는 결정을 하고 말았다. 재판부는 공사 재개 결정 이유로 먼저 2005년 11월까지는 방조제 2.7km 구간이 개방된
채 남아있어 해수유통이 가능하므로 방조제 공사를 긴급하게 중지할 필요성이 없다고 했다. 또한 공사가 정지되면 방조제의 유실 위험성이
높아 이를 임시로 보강 공사하는 비용도 30 억 원에 이르고 어장도 황폐화될 우려가 커서 공공복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농림부의 사업계획이란 것은 그리 믿을 것이 못된다. 그동안 농림부는 보강공사라는 명목 하에
사실상 전진공사와 다름없는 공사를 해오다가 환경단체에 의해 고발까지 당한 상태이다. 농림부목적은 1심 법원의 판결이 불리하게
나오기 전에 방조제 공사를 밀어붙여 사실상 공사를 완공시키려는 것이다. 북한산관통도로 건설 문제에서 보듯이 사회적 갈등이 되고
있는 주요 국책사업들이 대부분 이런 식으로 추진되어 왔다. 설혹 농림부의 사업계획대로 공사가 된다손 치더라도 남아있는 2.7km의
협소한 구간으로 드나드는 해수유통의 양으로는 갯벌의 황폐화를 막을 수 없다. 이미 현재 상태에서도 갯벌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방조제 공사를 긴급하게 중지해야 하는 것이다.
재판부는 공사가 중지되면 방조제 유실로 어장이 황폐화되어 공공복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농림부 측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방조제
공사를 계속할 경우 새만금 하구 갯벌이 사라져서 이로 인해 어장이 황폐화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수질오염으로 인한 악영향에 대해서도 고려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에서는 방조제 공사 중지로 인해 생기는 갯벌의 가치와 수질오염방지
부분과 방조제 유실로 인한 손실에 대한 가치 평가를 했었다. 평가를 통해 방조제 유실로 인한 손실은 부수적인데 반해 갯벌 가치와
수질오염방지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집행정지 결정이 공공복리에 더 부합된다고 결정했다. 그럼에도 고법 재판부는 1심 재판과 달리
자연자산인 갯벌의 생태적 가치 등의 공공복리 차원은 완전히 배제한 편파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재판부는 방조제 공사가 집행정지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농림부 측 주장도 그대로 수용했다. 방조제
공사는 처분이 아닌 사실행위이기 때문에 집행정지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새만금간척사업에 있어서 방조제 공사는 주요한
사실행위로서 처분의 속행 행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집행정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독일에서는 보편적 학설 일뿐만 아니라
국내 법원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 법리 해석이다. 방조제 공사가 다 되고 난 다음에 승소 판결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때문에
방조제 공사가 집행정지의 대상이 된다고 보는 것은 타당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승소판결의 실효성을 미리 확보하려는 집행정지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해석이라 할 것이다.

재판부는 또 새만금 공사로 인해 원고들의 환경상 이익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침해되는 지 확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이 또한 갯벌 파괴에 따른 어업 황폐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 문제나 수질오염에 의한 피해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아울러 재판부는 원고의 적격 문제에서 환경영향평가지역 대상 밖이라는 이유로 환경운동연합의 최 열 대표를 부적격하다고
판정을 내렸다. 새만금 갯벌은 공공자산으로 전 국민이 이해 당사자가 될 수 있다. 새만금 문제를 지역에 국한하여 바라보는 재판부의
협소한 환경인식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1심 행정법원은 방조제 공사 중지결정을 내리면서 본안소송에서 환경단체가 승소할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밝힌바 있다. 그래서 방조제
완공 이후에 공사중지 결정이 내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집행정지 결정을 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안 판결을 불과 몇 개월 앞두고
고법 재판부가 형식적인 법리해석에 의존해서 서둘러 공사 재개 결정을 내린 것은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는 처사이다.

방조제 유실에는 임시 보강공사라는 대안이 있지만 갯벌은 한번 사라지면 복원이 불가능하다. 갯벌의
가치를 공공복리 차원에서 해석한 1심 재판의 결과를 뒤엎은 고법의 판단은 역사의 시계바늘을 돌려놓는 결정이다. 재판부는 방조제가
다 만들어진 다음에 공사 중단 결정이 내려져도 좋다는 것인가?

글/ 공익환경법률센터 사무처장 김혜정(kimhj@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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