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침팬지에 대한 끝없는 사랑, 그리고 열정

첨부파일 열기첨부파일 닫기

글/사진: 사이버기자 조혜진

“오우, 저기 보세요. 오랑우탄이 나뭇가지 끝을 씹어서 솜처럼 만들고 그것으로 꿀을 찍어 먹잖아요.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는 거에요.”

놀라운 일이다. 그저 동물로만 생각했던 오랑우탄의 행동이 마치 사람같다.
지난 11일 오전 내한 중인 세계적인 동물행동학자이자 환경보호운동가인 제인구달 박사는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에버랜드를 방문, 침팬지와 오랑우탄
등이 있는 동물원의 ‘유인원관’을 둘러봤다.

구달 박사는 동행한 에버랜드 동물원 관계자들과 함께 침팬지가 사는 환경에 대해, 그들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오랑우탄이
나뭇가지로 꿀을 찍어 먹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침팬지나 오랑우탄도 인간과 같이 도구를 사용할 줄 안다.”고 설명했다.

이빨로 잘근잘근 씹어 뭉툭한 나뭇가지 끝을 솜처럼 만드는 과정이 꿀을 더 많이 적셔서 먹고 싶어하는 오랑우탄의 재치를 보여주었다.

실제로 침팬지와 오랑우탄의 지능은 다른 동물에 비해 월등하다. 침팬지와 인간의 DNA를 비교해보아도 99%는 거의 같다는 연구보고도
나왔다. 침팬지와 같은 영장류는 더 이상 동물이 아니라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척인 것이다.

제인 구달 박사는 47년 동안 침팬지를 가장 가까이에서 연구하면서 침팬지가 도구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의 삶은 침팬지와
늘 함께 했다.

▲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침팬지와 대화를 시도하려는 제인구달 박사. 그의 손길로 침팬지를
향한 마음이 전해졌길 바란다.

촉촉한 가을비가 내리던 11월 11일. 에버랜드 주변 단풍나무들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게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에버랜드 정문 오른쪽 접견실에서는 손학규 경기도지사 내외와 최재천 교수(서울대), 에버랜드 동물원 관계자들이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가이자 환경보호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69)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는 비 사이로 제인 구달 박사의 모습이 보였다. 제인구달 박사는 한국에 사는 침팬지를 만나기 위해 내한 중 이날 오전 에버랜드를
방문했다.
구달박사는 먼저 멸종위기의 아프리카 동물들이 빼곡히 그려져 있는 인디언 담요 코트를 보여주며 다정하게 다가왔다. 그녀의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자연과 함께 있기 때문에 제인구달 박사는 매우 아름다워 보입니다.”라는 인사말을 건냈다.
이에 제인구달 박사는 침팬지의 인사“오우~오우~오우~오오오우우우~”로 답했다.

▲ 세계적 동물행동학자 제인구달 박사.

제인구달 박사와 방문팀은 에버랜드의 생태동물원 사업계획 브리핑을 듣고 곧바로 ‘유인원관’을 찾았다.
“건강하게 보이네요”
제인 구달 박사가 이날 한국의 침팬지를 보며 건낸 첫 마디였다.
“얘들 이름이 뭔가요?”“갑순, 갑경입니다.”
구달 박사는 우리 안에 있는 침팬지의 이름을 묻고, 침팬지 소리를 내며 그들에게 말걸기를 시도했다. 갑순이와 갑경이는 잠시 멈칫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구달 박사는 “침팬지에게도 다양한 언어, 사투리가 있어요. 한국의 침팬지는 제 말을 못 알아 듣는 것 같네요.”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침팬지들이 갖고 있는 서열상의 권력다툼이나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한 치료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잠시라도 작은 우리 안에 갇혀 있는 침팬지들의 걱정을 멈추지 않았다.

침팬지 우리 바로 옆 오랑우탄 우리에서 구달 박사의 발걸음이 멈췄다. 구달 박사는 23년생 수컷 오랑우탄 ‘복동’이와 눈을 맞추고
소리없는 대화를 나눴다. 그는 “여기 침팬지와 오랑우탄은 작은 우리에 갇혀 있지만 참 행복해 보인다. 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최대한의 배려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구달박사는 이날 에버랜드 방문을 통해 에버랜드가 추진하고 있는 생태동물원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제인구달
박사는…

1960년 여름 26세의 한 여성이 동아프리카의 케냐 연안에 도착했다. 단신으로 아프리카의 밀림 속을 새로운 집으로
삼은 그녀는 인간으로서는 처음으로 침팬지에게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침팬지들의 대답이 돌아오기까지는 수개월, 수년이 걸렸다. 그때부터 탄자니아의 곰비 국립공원에서는 실제 자연 서식처에서
동물을 관찰하는 가장 오래 지속될 연구가 시작되었다. 세상은 그녀 덕분에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동물들도 저마다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낮동안 침팬지들과 기어다니면서 머리카락에 엉켜있는 덩굴들을 제거하고 나면 피곤한 몸을 밤이 으슥해진 고요한 탕가니카
강에 담근다. 하룻동안 생각해야 할 것들이 모두 떠나고 나면 다시금 죄없이 갇혀 사는 침팬지 생각들이 찾아온다. 한번
보면 도저히 잊을 수 없다….”

구달 박사는 현재 환경, 동물, 지역사회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강조하는 ‘루츠 앤드 슈츠’(뿌리와 줄기)프로그램을
주창, 전 세계의 70여개국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내에서의 보존과 개발프로그램 등 자연보호에 대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 번역된 저서로는 「제인 구달의 생명사랑 십계명」(바다출판사), 「인간의 그늘에서」(사이언스북스), 「희망의
이유」(궁리) 등 60여권이 있다.

admin

(X) 습지 해양 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