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풍전등화같은 장봉도 앞바다의 뭇생명들

글 : 김성우 (서울환경연합 환경정책팀 간사)
사진 : 이철재 (서울환경연합 환경정책팀장)

한반도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높고 푸른 하늘의 가을날씨가 완연했던 지난 수요일(10월 29일) 인천 신공항 고속도로를
따라 30여분, 삼목선착장에서 배로 다시 30분을 지나 서행의 작은섬 장봉도에 도착하였다.

사람의 손길이 적은 (그러고 보면 사람의 손길이 많아서 좋다는 곳을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조용한 섬을 느끼고 싶은 날이었지만,
실상은 불법 골재채취와 그 후에 방치된 유조탱크와 폐유, 그리고 온갖 쓰레기들로 인해 위태위태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장봉도
갯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맨 처음 발견한 구로 생활환경실천단 박동석 단장님의 안내로 배에서 내린 우리 일행은 일반 승용차로는 도저히 가기 힘든 임도를
20여분을 더 달려갔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이 바로 상처만 남은 현장이다. 상태는 박동석 단장님이 보여준 사진보다 심각했다.
우선 눈앞에 보인 것은 50 여 미터를 수직으로 파해쳐간 골재채취의 현장이었다. 이곳은 지난 96년 성우 개발이 산림청직원과
짜고 불법으로 약 30여억원의 골재를 파해친 곳으로서 지금은 여기저기 조그마한 소나무 심어져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는
산등성이의 일부일뿐 정작 파괴행위의 주된 현장에는 그 어떤 조취도 취해져있지 않고 여러개의 드럼통과 유조차 탱크만이 버려져
있을 뿐이었다. 7년이 다 된 상황에서 취해놓은 조치란 것이 고작 이것인가 하는 의구심과 차도 들어오기 쉽지 않은 이곳에
참 많이도 가져다 놓았다 라는 생각에 착찹해 진다.

▲무너지는 채석장
7년 동안 방치된 채석장은 곳곳에서 무너지고 있다. 옹진군은 96년 산림청에게서 3억 2천만원을 받아 이곳을 복구
했다고 하나 그 흔적을 찾기 어렵다. 그저 여기저기 어린 소나무를 심어 놓았을 뿐이지만 그마저도 무너지는 돌더미
아래 심은 것이 고작이다.

채석장 옆에있는 4개의 유조차위로 올라가서 내부를 들여다보니 수년간 조금씩 들어간 비로인해 기름과
섞인 물이 반이상 차있었고, 전체적으로 부식이 진행중이어서 언제라도 떨어져나가 그속의 기름들이 그대로 바다를 오염시킬수 있는
상황이었다. 조금 떨어져있는 기름 드럼통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긴 막대를 이용해 내부를 살펴보니 모든 드럼통이 휘발유, 윤활유,
폐유 등으로 꽉 차여져있는 상황이었는데, 이곳은 7년간 조금씩 스며든 비로인해 밖으로 새어져나온 기름들로 이미 토양오염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었다. 불행중 다행(?)이라고 수년동안의 비바람에도 아직 떠 내려가지 않은 것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이외에도 역시나
기름으로 가득찬 탱크로리와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는 여러개의 컨테이너, 음식쓰레기와 섞여 당장 외계인이라도 튀어 나올 것 같은
구리스 등의 폐유통, 다 모으면 트럭 몇 대는 나올만한 쓰레기등, 미군탱크가 한번 쓸고 지나간 이라크의 참혹한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버려진 유조차
4대의 유조차가 버려진 곳에서 10m만 가면 갯벌이 시작된다. 자료에 의하면 이 일대는 모래 사주가 발달한 곳은
갯벌 생태계의 보고라고 한다. 또한 바로 인근한 동만도, 서만도에는 세계적인 희귀 철새인 노랑부리백로가 서식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녹슨 유조차의 붉은 색은 생태계를 위협하는 폭탄처럼 느껴진다.

“도대체 누가 이런거야!?”라는 의문을 가지고 이것저것을 뒤지는 가운데 컨테이너에서
작업시의 서류와 번호판까지 달고 방치되어있는 차량을 발견하였으나, 이미 그 회사는 처벌을 받은 상태였고, 그 차는 ‘대포차’였다.
뭐에는 뭐만 꼬인다고, 불법골재채취회사에 대포차라니, 끼리끼리다.

▲버려진 드럼통
버려진 10 여 개의 드럼통에는 휘발유, 폐유, 윤활유 등이 가득하다. 그리고 바닥은 완전 기름 범벅이다. 7년 동안
이 일대의 기름이 얼마나 유출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관리 책임이 있는 옹진군의 직무유기는 명백하다.

이러한 정황과 나무까지 심어놓은 걸로 봐서 관할행정관청인 옹진군이 이런 상황을 모를리가 없다.
알면서도 7년동안 한 일은 달랑 소나무 몇 그루 심어놓은 것이 고작이다. 아무리 인간이 주는거 하나 없어도 분에 넘치게 다시
베풀어주고 있는 자연이라지만, 해도 너무한다. 오늘이라도 당장 그 많은 기름들이 넘쳐 바다로 유입되는 날에 돌아올 수많은 피해에
대해서 우리는 뭐라고 변명할것인가?

아직도, 충분히 예방할수 있는 사고임에도 ,무사안일의 행정으로 인해 방치되고 있는 안타까운 피해의 현장을 보고 온 것 같아 씁쓸한
맘을 감출수는 없었으나, 꾸욱 참고 큰 사고 한번 내주지(?)않은 자연에게 감사한 마음은 더 커졌다. 하지만 더 이상의 방치는
있을 수 없다. 하루라도 빨리 위험천만한 기름통 등을 치우고 깨끗한 장봉도에서 자연이 주는 혜택을 감사하게 느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장봉도의 하루를 마감했다.

▲장봉도는 폐차장
장봉도 서북쪽 해안 곳곳에 버려진 트럭의 잔해들이 널려 있다. 또한 각종 건축 폐기물 역시 버려져 있다. 생명이 담고
있는 갯벌과 폐차장은 누가봐도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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