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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소송관련 재판부 현장검증 동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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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이승민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가을에 흔치 않은 부슬비가 옷깃을 적시던 월요일 부안 일대에서 새만금 소송을 맡고 있는 재판부의 현장검증이 이루어졌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현장검증은 “새만금전시관에서 시작하여, 해창 석산, 계화 간척지, 그리고 최근 논란이 되었던 군산 4공구 물막이
공사현장”에서 마쳤다. 피신청인측 농림부는 25인승 미니 버스를 이용해 변호인단을 대동하였고, 신청인측에서는 최병모 민변 회장을
비롯한 변호인 몇몇과 새만금 소송 증인인 전승수 교수가 동행하였다.


첫 검증 장소인 새만금 전시관에는 이미 밀집한 새만금추진협의회(이하 새추협) 소속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었고, 공개적으로 진행되어야할
현장검증은 새만금 전시관측의 제지로 인해 재판부와 양측 변호인단만이 입장한 상태에서 비공개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새만금
사업에 찬성·반대하는 사람들간의 마찰을 우려해서인지 새만금 전시관내에는 다수의 전경이 배치되어 차량 출입도 통제하고 있는 등
시종 긴장된 분위기였다. 이 날 주차장에는 전경차 12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간단히 1차 검증을 마친 재판부는 1시 50분경 2차 검증 장소인 ‘해창 석산’으로 이동하였다. 마치 손등과 같이 껍데기만
남은 해창 석산에서 10분 가량 머무른 후 다음 장소로 이동하였다. 나날이 파괴되어가 이제는 형체를 거의 알아볼 수 없는 석산에서
농업기반공사(이하 농기공)는 나무를 심어 복원하려 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청인측 변호인들은 이미 국립공원지역
내에 있는 산을 파괴하였다는 문제점과 지속적으로 파괴된 석산의 현실 자체에 대해 보아줄 것을 강조하였다.

3차 검증장소인 ‘계화 간척지’에 도착한 시각은 2시 10분이었다. 농기공측은 이곳에서 계화 갯벌 간척지구 현황에 대해 설명하였고,
신청인측 참고인으로 참여한 전승수 교수는 갯벌의 퇴적, 지질 등의 변화와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였다. 전승수 교수는 새만금 갯벌의
경우 모래 성분이 70%이고, 염화가 높기 때문에 경작지로 이용할 경우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방조제 공사의 계속된
진행으로 갯벌에 해수유입이 차단되고 있으나 최근까지의 조사에 의하면 갯벌은 여전히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한편 농기공측이 제시하는 네덜란드 주다치 공원 벤치 마킹 사례는 30년 전의 이야기로써, 현재 네덜란드는 해수유통을 통해 자연생태계를
복원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마지막 검증장소인 ‘군산 4공구’ 현장으로 이동하려는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 1시에 새만금 전시관에서 1차 검증이 시작될
당시 전시관 밖에서는 조속한 보상을 촉구하는 어민들의 집회가 있었는데, 현장 검증이 이루어지고 있고 주변을 새추협 사람들이 붙어
다니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이들이 계화 간척지 검증장소로 모여든 것이다. 이들 주민들은 지역 주민도 아닌 편영수와 같은 새추협
무리들이 계화도는 이미 방조제 공사 진행으로 조개가 없어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조개가 있다는 등의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며 격렬히
항의하였다. 지역 주민들의 항의로 입장이 좁아진 편영수씨 등은 자리를 피해 농기공측 변호인단의 버스로 몸을 숨겼으나 주민들이
그를 찾아내어 끌어내리려는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경찰측의 몸싸움이 일어났다. 이런 소동 속에서 길이 막혀 다음으로의 일정이 지연되었던
것이다. 신청인측 담당변호사인 김호철 변호사는 “재판이 계속 진행되려면 현장 검증이 진행되어야 한다”며 주민들을 설득하여 대치
상황을 정리할 수 있었다.

마지막 검증장소인 ‘군산 4호 방조제’에 도착한 시각은 5시 무렵이었다. 피신청인측은 물살이 가장 셀 때 현장검증이 이루어지도록
미리 일정을 조정한 상태였다. 공사가 진행 중인 방조제 위에서 농기공 측은 미리 준비한 자료를 가지고서 공사 유실에 따른 손해와
위험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였다. 방조제 아래로 내려와 바다와 맞닿은 곳에서 설명을 이어가던 도중 들이친 파도로 인해 발끝을 적신
재판부를 비롯한 양측 변호인단, 취재팀 등이 자리를 피해야 했다. 그러나 심각하게 파도가 들이친 것은 아니었고, 파도 들이친
곳을 약간 빗긴 곳에서 농기공 측의 간단한 보고를 더 들은 후 이 날의 현장검증의 모든 일정은 마무리되었다.

사안의 민감성에 비해 현장 검증은 전반적으로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이 날의 현장 검증이 향후 재판에 어느 정도,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논쟁이 되고 있는 갯벌의 상태, 수질 문제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기회를
갖지는 못했지만, 소송의 현장에 왔다는 것과 찬·반 양측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에서 현장 검증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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