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한국 연근해 고래, 음파쇼크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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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히 들어서 고층빌딩과 도로를 가득 메운 차들,
쉴새없이 지나치는 사람들. 도심의 빌딩숲 사이를 단 30분만 서 있어도 갖가지 시끄러운 소음에 시달려 쉽게 지치고 만다.

각박한 도심에서 눈을 돌려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잠시 생각해볼까. 찰랑거리는 파도소리 뿐 편안한 듯 조용하다.

하지만 바닷속 사정은 다르다. 해군 잠수함의 탐지장치가 발생시키는 강력한 음파 때문에 고래류나 어류 등 해양동물들도 지쳐가고
있다.

▲ 엑티브 소나와 같은 군사용 장비는 고래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사진출처:
www.nature.com ⓒ Ted S. Warren – AP)

미 해군이 개발한 ‘엑티브 소나’라는 새로운 수중음파탐지기 때문에 해양 포유동물과 어류
등이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미국의 환경단체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 등은 지난 2001년부터
엑티브 소나의 사용을 금지시키기 위한 법정 소송을 벌였다.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지(10월 14일자)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 해군은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고려해 전세계의 해역에서 새로운
수중음파탐지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문제는 중국, 북한, 우리나라 연근해를 포함한 동아시아 해역이 그 합의안에서
제외됐다는 것.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미 해군이 천연자원보호협의회(NRDC)와 성과있는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엑티브 소나의 사용 범위에서 우라나라 인근 해역만이 제외됐다는 것은 한반도 연근해의 고래가 생존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라고 밝히고, 수중음파탐지기의 사용을 규제하도록 촉구했다.

고강도 수중음파탐지기에 딴지걸기

국제적으로 환경단체가 ‘엑티브 소나’ 사용에 반발하는 이유는 엑티브 소나가 발생시키는 강력한 파동이 고래와 같은 해양 포유동물에게
치명적인 위협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 해군이 전세계 해역에서 적 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엑티브 소나(Active SONAR)는 스스로 소리를 내어
물체를 알아내는 수중음파탐지기로서 수중에서 240dB 이상의 강력한 소리를 낸다.

이 장비는 100마일이 떨어진 곳에서도 150∼160dB 정도의 소리가 퍼지는데 이는 인간의 영구적인 청력손실을 초래할만큼 영향력이
크다.

군장비, 민감한 청력 가진 고래의
생존 위협해

‘귀먹은(deaf) 고래는 죽은(dead)고래’라는 말도 있듯 고래류는 민감한 청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그 청력을 통해 3천킬로미터
이내의 거리에서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이동경로를 파악하기도 한다.

▲ 2000년 3월 바하마 아바코 섬 해변에서 고래연구센터의 데이빗 엘릭프릿이
죽은 채 발견된 고래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출처: www.nature.com ⓒ Diane
Claridge- AP)

결국 엑티브 소나와 같은 군장비가 발생시키는 바닷속 소음은 생존능력을 좌우하는 고래의
청력을 떨어뜨려 생존에 위협을 주게 되는 것이다.

그예로 1996년 그리스 연안에 부리고래가 해변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었는데,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가 실험하던 액티브 소나
시스템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미국 해군이 액티브 소나를 사용하던 바하마에서 2000년 3월 4종 18마리의 고래와 돌고래들이 해안으로 좌초된 것이 발견,
이 중 7마리가 폐사했다.
미 해군은 엑티브 소나가 고래의 죽음과 관련있다는 것을 부인했지만, 자체 조사결과 고래들의 눈과 귀에서 출혈을 발견해 심각한
음파 쇼크가 원인임을 확인했다.

국제동물보호단체(IFAW) 대표 프레디릭 올간은 “바다는 음파가 잘 전달되는 환경이고 바다에 살고 있는 종들은 민감한 청각을
가지고 있다. 인간들이 개발한 장비들이 특정 동물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해양생태계의 전체 군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라고 밝혔다.

고래 집단사, 음파 쇼크 인한
장기 손상 탓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근호(2003년 10월9일자)에서 영국과 스페인의 연구팀은 지난해 9월에 카나리아군도의 푸테르떼벤투라
및 란사로떼 섬 해변에서 14마리의 고래가 떼죽음을 당했던 이유를 밝혀냈다.

카나리아 군도에서 떼죽음을 당한 고래의 부검결과 신체 내에 형성된 가스 기포에 의해서 형성된 심각한 간 손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 기포발생과 장기 손상은 잠수부들이 수면 위로 상승했을 때 호흡장애 등을 일으키며 잠수병 증상을 나타내는 것과 유사하다.

국내 언론들은 속속 미 해군과 NRDC의 합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군사용 음파탐지기가 고래 등의 생존에 치명적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환경연합 국제연대 마용운 부장은 “엑티브 소나가 해양 표유동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평화시뿐만 아니라 전시에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해양 표유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음향탐지기 등 군사장비는 사용을 규제하는 것이 옳다.”라고 주장했다.

멸종위기 보호종 고래, 한국 인근해역에
서식

우리나라 인근 해역은 과거 고래가 대규모로 서식하거나 번식하던 곳이었으나, 18세기 이후의 대규모 상업포경이 번성한 결과 고래류는
급격하게 개체수가 감소했다.

▲ 올해 5월 여수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된 어린 밍크고래의 모습. 이 고래가
좌초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국자연환경연구소

국립수산진흥원 조사자료에 의하면 10만여마리의 고래와 돌고래류가 한국 연근해에 서식하고
있다.
그 중 세계적으로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상괭이(Porpoise: 돌고래 무리 가운데 가장 작은 종류)가 서식하고 있고,
향고래와 밍크고래, 범고래 등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보호규제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마다 고래류가 뭍으로 올라와 죽어가는 경우가 발생해 전문가들과 환경단체 활동가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해주고 있다. 올해 5월
여수에서 어린 밍크고래 한 마리가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연근해는 고래가 가장 시급하게 보호받아야 할 곳이다. 환경연합 관계자는 “이 지역에서의 엑티브 소나 사용은 규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환경연합은 해양 포유동물과 생태계 보전을 위해 미 해군 당국에 액티브 소나의 한반도 해역에서의 사용금지를 촉구하는 한편,
미국 천연자원보호협의회와 그린피스, 국제동물복지기금(IFAW) 등 고래보호 활동을 하고 있는 국제적인 환경단체들과 연대해 고래보호를
위한 공동청원에 나설 계획이다.

글/ 조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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