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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멸종 위기의 보호조 ‘저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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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_ 박종학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정보센터 기획위원
저어새(Black-faced
Spoonbill)는 전세계에 900여 마리밖에 안 남은 멸종 위기의 새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재청에 의한 천연기념물 제205호로
지정된 국제적 보호조이다.
저어새의 번식지는 한반도의 강화도 북단에 있는 무인도와 옹진반도 근처, 중국 산동성 인근 해안이다. 주로 대만이나 홍콩, 일본
남쪽지방과 베트남 등 따스한 지방에서 월동한다. 최근 제주도의 우도 근처에서도 몇 마리가 월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 서해안 민간인통제지역 안에 있는 석도와 비도에서 저어새의 이동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유조(幼鳥)의
다리에 가벼운 표지를 달아주는 밴딩작업이 있었다. 국방부와 문화재청의 출입 허가를 받아 인천시에서 마련한 배를 타고 강화도 서북족에
있는 석도와 비도를 향해 떠났다. 이 지역은 민간인 출입통제지역으로서 군부대 안내 없이는 출입할 수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반드시
군인의 안내를 받아야 들어갈 수가 있다.



우리 일행이 석도 부근 해상에 도착한 것은 점심 시간이 조금 지나서였다. 일행은 점심 식사도 거른
채 그 지역을 관할하는 해군부대 장교의 안내를 받아 석도에 들어갔다.

미끄러운
갯바위를 조심스럽게 딛고 섬 안으로 들어서니 괭이갈매기들이 요란한 소리를 지르며 머리 위를 날면서 그들 특유의 경계 수단인 배설물을
우리들 머리 위에 뿌려댔다.
그들이 놀라지 않도록 살금살금 걸어 섬 위로 올라갔다. 섬에 들어서니 저어새 몇 마리가 수백 마리의 갈매기 무리들 사이로 움직이고
있었다. 저어새 가가이로 조심스레 다가갔지만 괭이갈매기들이 경계를 하며 배설물을 뿌리던 것과 달리 그들은 별로 놀라지 않는 기색이었다.
인간의 존재를 당연한 자연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는 모양새였다. 이미 인간의 위협이 미친 곳의 새들이 조그만 기척에도 놀라 허둥대는
것과는 무척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일행은
준비해 온 밴딩 도구를 꺼내어 한 마리 한마리씩 조심스럽게 밴딩을 하기 시작했다. 섬 여기저기에는 가마우지들도 많이 번식하고
있었다. 괭이갈매기와 가마우지 유조들이 연신 입을 벌리며 먹이를 달라고 짹짹거린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의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빠른 동작으로 석도에서 작업을 마치고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비도로 자리를 옮겼다. 비도에 도착하니 석도와 마찬가지로 갈매기들이
또 한차례 요란하게 머리 위를 선회하며 우리들을 반겼다.

석도와 비도의 생태환경은 평화로운 그들의 삶만큼 양호하지 못했다. 무인도임에도 불구하고 섬 안
곳곳에는 사람들이 먹고 버린 각종 음료수병과 쓰레기들, 그리고 폐 어구 잔해가 널려 있었다. 이 쓰레기들은 대부분이 장마때 육지에서
떠내려온 것으로, 물이 바진 뒤에도 섬 위에 그대로 남아 새들에게 위험물로 존재하고 있었다. 때로는 폐 어망 같은 것들이 새들의
둥지로도 요긴하게 쓰이기도 하지만, 낚싯줄과 같은 줄들은 새들의 부리에 걸려 손상을 주어 먹이를 제대로 먹을 수 없게 하기도
하고, 다리에 감겨 상처를 입혀 불구로 만들거나 줄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된 새들의 생명을 앗아가기도 한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쓰여지다가 아무렇게나 버려진 것들에 이 소중한 생명들이 하나둘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이 빚어낸 비극이 사람의 출입이 통제되는 곳에까지 자리잡은 것이다.

우리가 밴딩을 한 저어새는 석도에서 여섯, 비도에서 둘, 모두 여덟 마리였다. 이들의 일부가 지난해
겨울 일본과 대만에서 발견되어 우리나라에서 번식한 저어새가 대만이나 일본으로 이동하고 있음이 입증되었다.

작년 12월에 대만 타이난에 있는 저어새 최대의 월동지인 쩡원강 하구에서 병에 걸려 많은 저어새가
희생되었다는 보도가 국내 신문에 보도된 적이 있다. 대만에서의 저어새에 대한 관심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언론에서는
저어새에 관한 보도가 매일 끊이지 않고 보도되었으며 타이난 등 지방정부는 물론 대만 중앙정부측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자연사랑이 부럽기만 하다. 앞으로, 우리나라 서해안의 무인도인 석도와 비도가 주번식지인 저어새가 이곳의 오염으로
인해 지구상에서 멸종되지 않게 하기 위해 국민이나 정부가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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