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여성성직자 800리길 기도순례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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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부터 시작된 새만금 간척사업은 전북 군산에서 부안까지 33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방조제를 쌓아 4만여 헥타의 갯벌과 바다를
육지와 호수로 만들겠다는 세계 최대의 간척사업입니다. 십 년이 넘는 공사 기간동안에도 방조제는 못다 건설되었고 전체 사업 진행률은
겨우 23%를 조금 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어마어마한 사업입니다.
예산 또한 1조4천억원이 투입되었는데, 농지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4조원 이상을 더 들여 남산만한 산을 수십 개나 깎아 바다에
쏟아 부어야 합니다.

쌀이 남아돌아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마당에 새로운 논을 만들어 무엇을 할 것인지? 근처에 텅빈 공단 부지가 많은데 산업단지를 또
만들어 무엇을 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동아시아에서 가장 크고도 중요한 갯벌이 방조제 건설 때문에 서서히 망가지고 있습니다.

워낙 생산성이 높은 갯벌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백합조개의 대부분이 새만금 갯벌에서 나며, 수많은 어패류가 생산되는 곳입니다.
뿐만 아니라 매년 봄이면 호주와 뉴질랜드, 동남아시아로부터 시베리아로 이동하는 도요새와 물떼새 20여만 마리가 새만금 갯벌에서 쉬면서
영양을 보충합니다.
이처럼 풍요로운 새만금 갯벌이 사라지면 2만여 지역 어민이 생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으며, 셀 수도 없는 많은 생명들이 목숨을 잃게
됩니다. 그러면서 전라북도의 지역경제가 과연 얼마나 발전될 수 있을 것인지?

여성성직자들 , 온 세상의 생명들을
위한 힘찬 발걸음

새만금 갯벌에 의존하고 있는 지역 어민과 뭇 생명들이 살려달라고 외치는 절박한 목소리에 문규현 신부님과 수경스님, 김경일 교무님,
이희운 목사님은 새만금 갯벌에서 서울에 이르는 길을 65일 동안 삼보일배 기도수행으로 가셨습니다. 새만금 갯벌과 온 세상의 생명·평화를
염원하고 인간들이 저질러온 탐욕과 분노·어리석음에 대해 참회하고 반성하는 고행의 길이었습니다.

이를 이어받아 여섯 분의 여성 성직자들이 ‘새만금 갯벌과 전북인을 위한 기도순례’를 진행중입니다. 지난 6월 20일, 서울에서
출발한 이들은 하루에 여덟 시간씩 30여 킬로미터를 걸어 열하루째인 6월 30일에는 김제를 지나 부안에 도착하여 문규현 신부님과
신자들의 따뜻한 환영 속에 작은 음악회도 즐기며 부안성당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더불어 살고, 생명을 사랑하고 존중하겠다는 종교인 본연의 모습에서 출발한 이들은 새만금 갯벌의 보전과 개발을 두고 빚어졌던 갈등과
대립을 초월하여 서로의 손을 잡고 가슴을 연채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내리도록 머리를 맞대자고 기도 드렸습니다. 새만금 갯벌과
전라북도 사람들 모두를 가슴에 품어 안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800리 머나먼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라북도 사람들은 이들은 따뜻하게 맞이하지 않으려는 듯 합니다. 얼마 전, 충남 논산에서 전북 익산으로 접어드는 순간에
나타난 40여명의 새만금추진협의회 회원들은 성직자들께 온갖 욕설과 악담을 퍼부으며 계란을 던졌습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에 조금이라도
반대하려는 사람들은 전라북도 땅을 밟지도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이유였습니다.

어제도 김제 들머리에서 온갖 수모와 모욕을 주더니, 오늘은 부안으로 들어오는 동진강 다리 앞에서 이들의 짐승 같은 악다구니를
다시 들어야만 했습니다. 묵묵히 길을 가고 있는 성직자들과 순례단에 감히 글로는 쓰지도 못할 욕설을 퍼붓고 몸싸움을 하며 위협을
가하더니 비닐봉투에 담아온 젓갈을 코앞에서 던져 수녀님들의 옷과 순례단의 몸을 더럽히기까지 했습니다.

이들은 순례단에 이런 행패를 가하고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곧바로 문규현 신부님께서 주임신부로 계신 부안성당으로 가서 한바탕
소란을 피우며 성당을 공포스런 분위기에 몰아넣었습니다. 그 와중에 신부님께서 타고 다니시던 승용차가 성당으로 들어오려 하자 차에
계란을 던지고 커다란 돌로 문짝을 긁어 파손시켰으며, 순례단원을 폭행했습니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발바닥이 부르트고 물집이 생겨 절룩거리며 걸어오신 성직자들이 이토록 해괴한 봉변을 당하니 망연자실하셨지만,
금방 몸과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는 새만금 갯벌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그렇게 생떼를 쓰고 행패부리는 이들을 오히려
측은하게 생각하며, 오른쪽 뺨을 맞으면 왼쪽 뺨도 내주라는 성스러운 가르침을 몸으로 실천하는 성직자들의 진심이 얼어붙은 그들의
마음을 마침내 녹여낼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다만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새만금 갯벌과 전북인들을 위한 기도
새만금 저 푸른 바다가 우리의 희망이게 하소서.
생명의 보고 저 갯벌이 우리의 영원한 삶의 터전이게 하소서.
전북의 발전과 번영을 바라는 마음과,
개펄과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이 하나 되게 하소서.
무엇이 진정한 발전이고 번영의 길인가를
우리들 스스로에게 묻고
함께 생각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끝내 하나로 만나게 하소서.
함께 손잡고 생명과 평화의 길로 나아가게 하소서.

2003.7.1 원불교의 기도문 중에서

새만금추진협의회의 지속적인 협박과 욕설 속에서도 여성성직사 순례단은 지난 7월 1일 새만금 방조제 공사 시작점이 빤히 보이는
해창갯벌에 도착해 기도회를 가지고 열이틀 동안의 대장정을 마무리지었습니다.

그러나, 새만금 갯벌을 살리고 전북인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며 진정한 전북 발전을 위해 화해와 대화를 모색하려는 노력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오는 7월 5일, 토요일 저녁 7시에는 전주의 전북도청 앞에서 ‘희망의 갯벌, 새만금’이라는 이름으로 새만금 갯벌과 전북인을
위한 문화제를 개최합니다. 가수 장사익님과 전북지역의 인디밴드, 지역주민들이 함께 나와 갈등과 대립을 치유하고 새만금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기 위한 한마당 잔치를 벌입니다. 네 성직자의 삼보일배와 여섯 성직자의 기도순례가 더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통해
새만금 갯벌과 전북 전체의 생명?평화로 승화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글·사진/생태보전국 마용운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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