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땅을 짚고 일어서서 두손 모아 기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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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의 생명평화와 새만금을 살리기 위한 삼보일배 순례단이 전라북도 부안 해창갯벌을 떠나 온지도 벌써 53일째가 되었다.








▲ 안양시내로 들어서고 있는 삼보일배 순례단
19일 이희운 목사, 김경일 교무, 문규현 신부, 수경 스님을 앞세운 삼보일배 순례단은 안양시를 통과, 서울 광화문까지 불과 30km 남짓한 거리를 두고 변함없이 삼보일배 고행을 수행했다.

이날은 지난 18일 불교인 삼보일배의 날에 이어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삼보일배를 동참해 순례단의 줄을 길게 이었다. 종교인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대거 참여해 순례단이 서울로 가까이 다가올수록 참여의 폭이 넓어졌음을 알렸다. 이날 하루에 동참했던 사람만 해도 200여명이다. 그동안 목숨을 건 고행에 참여해왔던 네 성직자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며 각 종교계 전체로 확산시키기 위한 거대한 움직임이었다.

아침부터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삼보일배 현장을 방문한 리영희 교수(한양대 명예교수)는 연신 눈물을 흘리며 네 성직자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리영희 교수는 “어제 신문을 본 후 이 근처를 지난다는 사실을 알고 왔다.”며, “생명과 아무런 관계없는 자본의 논리, 새만금 간척사업을 반대한다.”고 전하면서 입술을 바르르 떨었다.








▲ 새만금 갯벌의 생명과 평화를 위한 기도회
이에 문규현 신부는 얼굴가득 눈물을 흘리는 리영희 교수 손에 머리를 맞대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리 교수는 “오늘 종교인의 힘을 더욱 실감하게 되었다.”며, “너무 고맙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불편한 몸에 떨리는 손으로 순례단의 현수막을 잡은 채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 리영희 교수의 모습은 함께 참여했던 순례단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를 지켜본 문정현 신부는 눈물을 흘리며 “함께 싸웁시다. 우리가 분명 옳다고 지지해주시오”라고 호소했다.












▲ 가수 이현우씨 삼보일배 현장 방문
점심을 마친 후 오후 일정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가수 이현우씨도 삼보일배 현장을 방문했다.
가벼운 복장을 하고 장갑을 낀 채 삼보일배 대열에 동참한 이현우씨는 처음부터 엄숙한 표정으로 네 성직자들을 대했다.

이씨는 “너무나도 고귀한 일을 하고 계신다.”며, “환경운동 중에서 가장 힘든 일을 하고 계시고, 희생으로 몸소 실천하고 계시는 모습에 숙연해진다.”고 전했다.

하나 둘 셋, 세 걸음에 한번의 절.
한 자리에서 절하는 것보다 천배만배 더 힘든 삼보일배의 고행은 짧은 거리를 수행해도 금방 지쳐버리고 만다. 이날 따라 어깨에 고통을 호소하는 수경스님의 모습은 함께 하고 있는 이씨의 마음을 울렸다.








▲ 머리 조아 삼보일배하는 가수 이현우씨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저는 고작 오늘 하루 잠시 동안만 하는 것인데요. 적어도 며칠을 해야 그분들의 고통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일을 하시는 그분들께 고마운 마음밖에 없습니다. 가치있는 일,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평소 이씨는 새만금 삼보일배 일정에 함께 참여하고 싶었단다. 드라마 촬영 등 바쁜 일정을 제쳐두고 온 그가 범국민적인 새만금 살리기 운동에 적극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날 순례단과 네 성직자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








▲ 기독교환경연대 회원, 두 아이의 엄마 석미경씨
삼보일배에 동참한 대열 중 기독교환경연대 회원인 석미경씨(기독교청년의료인회 간사)는 “애를 키우다보니 생명의 소중함을 알았다. 기독교인들은 절을 하지 않지만 난 개의치 않고 싶다. 아이가 아프면 아이를 부여잡고 기도하는데, 땅(갯벌)이 아프다니 땅을 붙들고 기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새만금을 살리기 위한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서울’이라고 적혀있는 표지판을 뒤로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 사거리에서 순례단은 53일째 일정을 마쳤다.

한편, 이날 늦은 오후 새만금갯벌 생명평화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실로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왔다.
김영진 농림부장관이 언론사와의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새만금 사업은 중단 또는 재검토 할 수 없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지난 5월 6일 현장을 방문해 삼보일배의 고행을 중단해 달라고 하며 돌아섰던 김영진 장관의 이와 같은 발언은 새만금갯벌 생명평화연대 관계자들과 순례단으로 하여금 분노를 터트리게 했다.

이미 새만금 간척사업은 여러 연구보고서를 통해 그 명분을 상실한 상태이다. 생태경제연구회(회장 조영탁 한밭대 교수)가 15일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이라도 새만금 간척공사를 중지할 경우 향후 8조원의 경제적 이익이 기대되며 강행할 경우 손실액이 4조원에 이른다.

삼보일배의 고행은 차일피일 진행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명분없는 새만금 간척사업에 적극적인 대안을 찾아야할 장본인인 정부는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새만금갯벌 생명평화연대측은 “타당성을 잃은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앞으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앞으로 불교인과 기독교인의 삼보일배에 이어 천주교인과 원불교인들의 삼보일배 수행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관련 순례단이 서울로 진입할 23일께는 시민들도 삼보일배의 고행에 참여할 수 있다.(URL; http://www.3bo1bae.or.kr ☎; 02-735-7000)

오는 25일에는 여의도 국회 앞에서, 31일에는 최종 도착지인 광화문에서 범국민적인 새만금사업 중단 촉구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글 / 사이버기자 조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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