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멸종위기에 처한 저어새의 죽음





세계적으로 900여 개체만이 생존하고 있는 멸종위기야생동물 저어새가 최근
대만에서 떼죽음을 당했다. 세계 최대 저어새 월동지인 대만 남부 타이난현 치쿠습지에서 겨울을 보내던
저어새들이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라는 치명적인 세균에 감염되어 66마리가 죽은 것이다. 보툴리눔
독소는 단 200g만으로도 전세계의 모든 인류를 죽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독성이 매우 강하다.

이번에 죽은 숫자는 대만에서 월동하고 있는 저어새의 9%에 달하는 숫자로서 저어새 보전에 관한
심각한 우려와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따라, 대만 정부와 환경단체, 전문가 등은 저어새
폐사의 원인을 밝히고, 병에 걸린 저어새를 치료하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찾고 있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일부 대만 의원들은 2003년까지 16억 대만달러(약 550억원)를
추가로 배정하여 습지를 보호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까지 저어새에 대한 관심을 별로 기울이지 않던 대만정부는 1992년에 저어새를
멸종위기야생동물 목록에 기록하고 수렵을 금지시켰다. 그러던 가운데, 1994년 석유화학 및 제철회사인
툰텍스 그룹(Tuntex Group)과 이-룽(Yieh-loong Co)이 치쿠습지 일대를 매립하여
핀난 산업단지(Pinnan Industrial Complex)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대만 전역에서 저어새 보전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다행히, 대만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저어새 보전운동 덕분에 핀난 산업단지 개발계획이 백지화되었고,
해마다 치쿠 습지에서 겨울을 나는 저어새의 숫자는 계속 증가했다. 1988년에 288마리가 관찰되던
것이 지난해 11월 중순에는 688마리로 늘었다. 이에 따라 저어새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도 계속 증가했다.

그러나, 치쿠습지를 찾는 저어새 숫자가 증가함에도 저어새의 월동지를 보전하려는 대만의 노력에는
변화가 없었다. 300헥타의 습지를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했을 뿐이다. 이것은 낙동강 하구 생태계보전지역의
1/10밖에 되지않는 넓이로 해마다 찾아오는 저어새와 다른 철새들을 위해 충분한 먹이와 쉼터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에 발생한 저어새 집단폐사의 원인은 월동지에서 먹이가 부족하자 저어새들이 인근 양어장으로
먹이를 찾아가 보툴리눔 독소에 오염된 물고기를 먹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부
환경단체 관계자와 의원들은 인근 지역의 땅을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하여 저어새가 먹이 공급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환경연합은 지난 2002년 6월 4일, 남과 북 사이의 서해 무인도에서 갓 태어난 8마리의
어린 저어새에게 표식용 가락지를 다리에 부착했다. 이 가운데 K-37 등 세 마리가 이곳 치쿠습지에서
월동하고 있는 것이 최근 확인되었는데, 이들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생한 대만의 저어새 집단 폐사에 대해 환경연합은 전문가들과 함께 대표단을 대만 현지로
보내 사고 원인조사에 참여하고, 저어새 보전을 위해 대만 환경단체 및 전문가, 정부 등과 만나
앞으로 적극적인 공동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동물들을 위해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며 생태계 보전과 환경교육에 기여하고 있는
두싯 동물원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동물원도 시급히 개선되어야겠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다. 다행히,
서울대공원 동물원 같은 곳은 생태동물원 만들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이 잘 진행되어
동물원에서 살고있는 동물들의 고통이 하루 속히 줄어들기 바란다.

저어새(Black-faced spoonbill)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여름철새이다. 백로와 비슷한 몸집에 온몸이 새하얀 깃털을 지니고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검은색 얼굴에 넓적한 주걱모양의 검은색 부리를 가지고 있어
백로와 쉽게 구별된다. 주로 서해안 갯벌이나 강 하구의 얕은 물 속에서 주걱모양의
부리를 옆으로 휘저으며 물고기 등의 먹이를 찾는다고해서 저어새라는 이름이 생겼다.

저어새는 세계적으로 동아시아 지역에 900여 마리만 살고있는 매우 심각한 멸종위기
야생동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05호이며,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동물이다.
전세계 저어새의 대부분이 여름에 남·북한 서해안의 섬과 갯벌 등지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고 있는데, 최근 남과 북 사이의 서해 무인도 몇 개가 주요한 저어새 번식지로
밝혀졌다.

제주도와 대만, 중국 남부, 홍콩, 베트남, 일본 등지에서 겨울을 보내는데, 대만
타이난현의 쩡원강 하구에 있는 치쿠습지가 최대의 월동지이며, 홍콩의 마이포 습지와
베트남의 홍하 하구도 주요 월동지이다.

글 : 환경운동연합 활동처 야생동식물담당 마용운 간사
사진 : 시민환경정보센터 기획위원 박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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