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동물을 위해 거듭나고 있는 방콕 두싯 동물원

첨부파일 열기첨부파일 닫기





태국에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동물원이 다섯 개가 있는데, 가장 오래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방콕의 두싯 동물원이다. 방콕 시내 한복판에 있는 두싯 동물원은 1938년 방콕시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1954년부터는 태국 동물원협회(The Zoological Park Organization
of Thailand)가 관리하고 있다.

두싯 동물원은 상당히 오래된 동물원으로 시설이 낡고 협소하며, 동물의 생태와 습성을 고려하지
않은 구조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으나, 1990년대 초반부터 동물원 환경을 개선하여 보다
생태적인 동물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꽤 개선된 모습이었다.

두싯 동물원에서는 동물들의 생태와 습성을 고려하여 돌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나라 동물원들에서
볼 수 있는 황량한 콘크리트 바닥의 우리는 거의 없었으며, 흙바닥에 풀과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열대기후라서 식물이 잘 자랄 수는 있겠지만, 스프링클러 등으로 계속 물을 공급해 주는 등 우리의
동물원보다는 더 잘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동물원에서 가장 먼저 나의 관심을 끄는 곳은 파충류관이었다. 뱀과 도마뱀, 악어, 거북 등
온갖 종류의 파충류가 전시되고 있었는데, 다들 깨끗하고 자연스런 환경 속에서 건강하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동물도 많았다. 동물들의 피부가 촉촉하게 윤이 나는 것이 우리나라의 동물원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생기가 느껴졌다. 콘크리트 바닥에서 항상 늘어져있는 파충류만 보던 나에게는 그러한 생기와
활력이 무척이나 신기하게 보였다.

침팬지 방사장에는 세 마리가 함께 살고 있었는데, 태어난지 얼마 되지않은 어린 침팬지 한 마리가
어미 등에 업혀 다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침팬지는 매우 영리하며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이다.
어미나 무리의 다른 구성원으로부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동물이기 때문에 여럿이 어울려 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반면, 우리나라 동물원에는 대부분 한두 마리의 침팬지가 한 우리에 살고 있을 뿐이다. 간혹
새끼가 태어나더라도 어미가 새끼를 돌보지 않는 이상행동을 보여 사육사가 인공적으로 새끼를 돌보게
된다. 결국, 이렇게 사육사의 손에 의해 자라난 새끼는 어미에게 돌아갈 수 없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기린 방사장은 크게 넓지는 않았지만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잎이 달린 나뭇가지를
높은 벽에 매달아준 것이었다. 높은 나뭇가지의 잎을 뜯어먹도록 진화한 기린이기 때문에 그러한
자연스런 습성을 조금이라도 발휘하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쇠기둥이나 콘크리트 벽을 핥고 있는
우리나라 동물원의 기린들에 비하면 이들은 조금 더 행복해 보였다. 이러한 배려는 큰 돈이 드는
것도 아니므로 우리나라에서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태국의 상징동물이라 할 수 있는 아시아코끼리는 암컷 세 마리가 무리지어 살고 있었으며, 수컷
한 마리는 다른 우리에 있었다. 자연 상태에서는 짝짓기철을 제외하고는 암컷들만 무리지어 생활하고
수컷은 혼자 사는데, 그런 습성을 고려한 배려인 듯했으며, 바닥의 풀을 뜯어먹을 수 있는 코끼리의
모습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완전한 콘크리트 바닥에서 살고있는 우리나라 어느 동물원의 코끼리가
너무나 불쌍했다.

조류 방사장도 무척이나 넓고 높은데다, 나무와 수풀이 우거져 밀림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방사장 안에 들어가 그 안에서 살고있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새들을 보는 것은 참 기분좋은
경험이었다.

게다가 두싯 동물원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 보호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지역에서
주로 서식하고 있으며 멸종위기에 처한 운표(Clouded Leopard)와 홍대머리황새(Painted
Stork) 등의 야생동물을 여러 다른 동물원과 함께 번식시키고, 자연으로 복원시키는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동물들을 위해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며 생태계 보전과 환경교육에 기여하고 있는
두싯 동물원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동물원도 시급히 개선되어야겠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다. 다행히,
서울대공원 동물원 같은 곳은 생태동물원 만들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이 잘 진행되어
동물원에서 살고있는 동물들의 고통이 하루 속히 줄어들기 바란다.

글,사진 : 환경운동연합 활동처 야생동식물담당 마용운 간사

말레이맥 방사장

말레이맥. 나무와
풀이 어우러진 방사장에서 살고 있다

이구아나. 아주
활발하고 건강해 보였다

long-nosed
tree snake. 나뭇가지를 타고 움직이는 모습이 무척이나 활발했다. 모든 뱀들이
반짝반짝 윤기가 흐르는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침팬지 방사장의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는 침팬지 세 마리. 그늘조차 없는 콘크리트 바닥에서 살고 있는
우리나라의 침팬지들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그늘에서 쉬고
있는 침팬지 어미와 새끼

기린을 위한 나뭇잎

풀을 뜯어먹고
있는 아시아코끼리. 우리나라 동물원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조류 방사장.
열대 밀림을 재현해 놓은 것 같다.

admin

(X) 습지 해양 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