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동물들의 환경 열악해

개나리가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봄날에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습니다 . 아주 많은 시민들이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나들이를 즐기며 휴일을 보내고 있어 덩달아 봄기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달성공원 동물원은 창경원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만들어진 동물원으로 1970년에 개장했습니다. 이곳에는
약82종 570여 마리의 포유동물과 조류가 사육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시민들이 즐겨찾던 대구의 대표적인
공원이었는데, 지금은 더 크고 화려한 공원이 새로 생겼지만 여전히 이곳은 나무와 꽃, 잔디가 어우러져 있으며
깔끔하고 잘 정돈된 분위기로 대구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습니다.

빛 한 줄기 스며들지
않는 어두운 철창 속에 갇혀 있는 에조불곰의 실내 사육공간



흙 한 줌, 나무
한그루 있어주면 얼마나 좋을지… 에조불곰의 야외 방사장도 메마른 환경이다.



철창속의 풍산개:너무나
좁고 철창이 촘촘해 삭막하기까지 하다. |아래사진은 뱅갈호랑이로 스트레스가 심해 좁고
위험한 벼랑길을 계속해 배회하고 있었다. 호랑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이상행동이다.

그러나, 이곳도 동물들을 위한 사육환경이나 관람객들의 수준은 우리나라의 다른 동물원들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동물들의 생태와 습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좁고 삭막한 콘크리트 사육시설 안에서 동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에조불곰의 경우 나무 한 그루 뿌리 내릴 데 없는 네모난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나마
야외 방사장에 나와있는 곰은 행운입니다. 이 동물원에는 에조불곰이 암수 한 쌍, 두 마리가 있는데, 수컷이
사나운 탓에 함께 있으면 꼭 싸운다고 두 마리를 따로 떼어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마리만 야외 우리에
공개되고, 나머지 한 마리는 뒷편에 있는 빛도 들지않고 퀴퀴한 냄새가 심하게 풍기는 철창 속에 갇혀 있습니다.
관리하시는 분의 말로는 두 마리의 곰을 교대로 야외 방사장에 풀어둔다지만, 사육장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두 마리를 다 야외에 방사할 수 있다면 곰들의 스트레스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흙바닥에 나무와
풀이 자라는 야외 방사장으로 바뀌어야 곰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매우 사납다는 수컷 곰도
보다 자연스러운 환경 속에서 살게 된다면 스트레스를 덜 받을 것이고, 자연히 공격성도 줄어들 것입니다.

‘맥(脈)’이라는 이름의 아기사자는 제법 덩치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가로 2미터, 세로 5미터 남짓한 좁은
철창 속에 갇혀 지내고 있습니다. 사자가 가로로 누우면 우리 속에 꽉 들어찰 정도로 좁습니다. 물론 바닥은
콘크리트이며, 풀 한포기 자랄 수 없는 환경입니다. 2000년 7월에 태어났다는 이 사자는 어미가 젖 먹이기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새끼가 젖도 못 먹고 탈수증세를 보이자 사육사들이 인공으로 젖을 먹여 살려냈다고 하는데,
이처럼 어미 동물이 새끼를 거부하거나 돌보지 않는 현상은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벵갈호랑이의 경우에는 그나마 조금 넓고 흙바닥인 우리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울창한 밀림 속에서 사는
호랑이에게 벽화로만 밀림을 그려주었을뿐 실제 우리 안에는 나무 몇 그루만 달랑 서 있었습니다. 사람 보기에는
좋을 지 몰라도 호랑이에겐 그야말로 ‘그림의 떡’입니다. 차라리 우리 안에 마실 물이나 공급해줄 것이지,
물통은 비어있었습니다. 이곳 호랑이의 특이한 점은 늘 다니는 길로만 계속 왔다갔다 하는 대형 고양이과 동물
특유의 이상행동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것도 4-5미터 높이의 낭떠러지 옆을 지나가는 것이 보기에도 아슬아슬해
보였습니다.

코요테와 오소리, 너구리, 사자, 은여우, 말레이곰, 재규어, 풍산개가 쇠창살을 사이에 두고 ‘한지붕
여러 가족’ 생활을 하고 있는 점도 문제입니다. 이러면 힘이 약하거나 먹이가 될 수 있는 동물들은 아주
많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쇠창살 너머로 사자가 노려보고 있는데 너구리가 어떻게 한시라도 편히 쉴 수 있겠습니까?
요즘은 잠재적인 포식동물의 모습을 보거나, 냄새를 맡거나, 포효 소리를 듣는 것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않도록 하는 것이 동물원 설계시 기본적으로 고려되고 있습니다.

동물원의 문제는 열악한 사육환경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동물원을 찾는 관람객의 모습에서도 개선되어야할 부분이
매우 많이 보였습니다.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안내판이 있었지만 많은 관람객들은 과자를 초식동물들에게
주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번데기를 사슴에게 주는 관람객도 보았습니다. 이렇게 함부로 먹이를 주면 동물들에게
영양 불균형과 소화불량, 배탈, 비만, 당뇨, 알레르기 반응 등 갖가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동물원에 애완동물을 데려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개나 고양이로부터 전염병이 옮겨질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물원 입구에 애완동물을 데리고 들어올 수 없다는 안내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아지를 안고오는
어린 관람객이 있었습니다. 개나 고양이 등의 애완동물이 가지고 있는 병균이나 바이러스, 기생충 등이 동물원의
동물에게 옮겨진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달성공원 동물원에서 본 동물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동물은 침팬지였습니다. 침팬지도 역시 콘크리트 바닥의
좁은 철창 속에 갇혀 지내는데, 무척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수컷 침팬지는 관람객들에게
침을 뱉는 것으로 꽤 유명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침을 뱉기도 하고, 입에 물을 머금었다가 관람객에게 내뿜어대기도
했습니다. 함께 갔던 일행 한 명의 옷과 가방이 상당히 많이 젖었지만 그런 침팬지의 모습이 애처로울뿐 아무
불평도 하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면 그런 식으로 풀겠습니까? 그것도 다 사람들에게서
배운 행동이라고 합니다. 동물원의 동물들에 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이런 모습들을 유난히 많이
마음에 걸립니다. 동물들과 사람들이 함께 잘 살아가는 것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일까요? 부디 이 글을 보신
환경연합 회원들께서는 동물원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의 고통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이들이 좀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스트레스와 고통을 적게 받으며 살 수 있도록 관련 기관에 요청해주시기 바랍니다.

대구시청 http://daegu.go.kr/

달성공원 http://dalseongpark.daegu.go.kr/

대구시청 게시판 http://daegu.go.kr/cityhall/cityboard/board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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