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김대중 정부의 위선과 새만금

김대중 대통령은 과연 어떤 환경철학을 가지고 있을까?
대통령 중심국가에서는 어떤 현안문제나 사회적 쟁점에 대한 대통령의 철학이 국가정책에
적극적으로 투영된다. 우리가 대통령을 바꾸고 정권을 교체하는 것도 대통령의
성향에 따른 정책적 변화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물론 집권당의 의석분포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그 기조는 일관된 어떤 흐름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현 정부의 정책은 결정적으로 대통령의 말과는 너무나 많은 불일치를
보이고 있다. 특히 환경정책은 더더욱 극단적인 부조화가 나타나고 있다.
환경철학이 담긴 김대중 대통령의 각종 연설을 뜯어보면, 현재의 새만금 사업은
도저히 강행할 수 없는 반환경적인 사업이 된다. 이런 현상은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정책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대통령의 각종
연설이나 어록에서 나타난 개혁에 대한 의지와, 실제 현실로 구현된 정책형태가
날이 갈수록 왜곡되면서 위선적인 부패정권으로 타락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개인적이고 원론적인 의지와는 달리, 현실의 국가정책과 정치역관계가
복잡 미묘하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김대중 정부의 환경정책은 너무도 이율배반적이다.
환경정책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모든 언사는 그야말로 ‘헛말’이며, 그
말장난의 가벼움은 사오정을 어이없게 만들 정도랄까. 대통령은 ‘저’ 사람이
아프다고 난리를 피우는데 정부는 ‘이’ 사람의 엉덩이에 주사기를 꽂아대는
격이다.

최근 새만금 간척사업이 다시 사회적인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의
첨예한 입장차이는 물론 심지어 정부부처 사이에서도 찬반이 엇갈렸던 역사적인(?)
현안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정부의 이런 무모한 강행이 김대중 대통령의
환경철학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는데 있다. 정부의 환경정책과
김대중 대통령의 환경철학이 어떻게 부조화를 이루는지, 정부에서 널리(?)
홍보하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의 ‘환경 비전’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일단 김대중 대통령의 원론적인 환경철학부터 짚어보자. 환경문제에 대한
김대통령의 주장만 높고 보면, 우리나라 환경운동진영에서 가장 진보적이라고
할 수 있는 근본생태주의 보다 더 근본적이라 할 것이다.

《우리가 보는 눈을 갖고 보고,
들을 귀를 갖고 들으면 자연만물인 새, 짐승, 나무 모든 것들이 지금 인간
때문에 우리는 죽어 간다고 아우성치고 있습니다.》(1999. 4. 7.
환경부 업무보고)

《지상의 모든 생물 가운데 인간만큼
환경을 파괴한 생물은 없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지구의 위기 혹은 존폐문제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간이 마침내 환경에 의해 파괴당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오고 있는 것입니다. 환경을 제일 중요한 것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환경파괴는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환경은 절대적 문제입니다.》(1999.
10. 22. 전경련 국제자문단들과의 오찬에서)

《자연을 정복과 착취의 대상으로만
여겼던 과거 개발주의 시대의 잘못된 환경관을 철저히 바로잡아야 합니다.》(2000.
2. 11. 새천년 환경인 모임)

《그동안 우리 국토가 파괴되고
환경오염이 심화된 것은 개발지상주의에 입각한 잘못된 정책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그 잘못된 정책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발상(發想)과 개혁(改革)이
필요합니다.》(2000. 9. 20.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촉장 수여식)

《이제는 환경보전이 단순히 비용을
상승시키고, 경제 발전을 저해한다는 사고는 과감히 떨쳐버려야 합니다. 오히려
환경을 지키고 잘 관리해야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새해에 정부는 ‘환경과 경제를 함께 살리는 환경정책’을 펴나가도록
하겠습니다.》(2001. 1. 16. 2001년도 환경인 신년인사회)

《국토관리에 있어서도 종래의 ‘개발과
공급위주의 정책’에서 환경 보전이 조화되는 정책으로 전환해 나갈 것입니다.
필수 불가결한 개발 사업에 대하여는 ‘선계획 – 후개발’의 원칙이 적용되도록
국토이용 관련 제도를 정비하겠습니다.》(2001. 1. 16. 2001년도
환경인 신년인사회)

환경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분쟁의 해결에 대해서도 김대통령은 국민적인
합의 과정을 무엇보다도 우선시 하는 것 같다. 만일 김대중 대통령의 의지가
정말 아래와 같다면, 간척사업에 대한 입장이 팽팽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새만금 사업의 강행은 개발독재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일 것이다.

《환경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분쟁에
관한 접근방식은 ‘공개와 참여, 대화와 타협, 인내와 끈기’의 3원칙에
입각할 때만이 그 해결의 실마리가 풀립니다. 또 정부와 기업, 그리고 시민단체가
합심하여 해결의 의지를 보일 때만이 가능합니다. 환경문제의 해결에 관한
한 우리 모두는 다 같은 공동운명체(共同運命體)이기 때문입니다.》(2000.
9. 20. 「지속가능발전위원회」위촉장 수여)

《자연환경은 아무나 마구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공동으로 이용할 권리와 보존할 의무가 있는 공공재산(公共財産)임을
명백히 인식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21세기의 참된 민주주의 정신입니다.》(2000.
6. 5. 제5회 환경의 날)

그렇다면, 갯벌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아마 아래의 글들이 김대통령의
말이라면, 세계 적으로 소문난 40,100헥타르(여의도의 140배 규모)의
갯벌을, 그것도 4조원에 가까운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강행할 수 있을까.
아마 현재 새만금 간척을 강행하는 이 정부는 분명 김대중 대통령의 정부가
아닐 것이다.

《광대한 바다는 자원의 보고이자
인류 공동의 자산이며, 우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귀중한 자산입니다.
따라서 나라마다 추진하고 있는 해양개발은 파괴를 통한 경쟁이 아니라 자연을
보호하고 활용하는 방향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1998. 5. 30.「98
세계해양의 해」기념식)

《오염의 대명사가 된 인공호수
시화호 문제는 우리에게 좋은 교훈(敎訓)이 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환경관리 그리고 사후처리가 아닌 사전예방에 환경정책의
기조(基調)를 두지 않으면 더 엄청난 난관에 봉착한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1999.
9. 21. 하남 국제환경박람회)

《갯벌과 늪지대 같은 것은 철새의
도래지(渡來地)로서 상당히 중요하며 우리는 그러한 조류들의 삶의 터전을
뺏을 권리는 없는 것입니다.》(1999. 4. 7. 환경부 업무보고)

《세계 5대 갯벌의 하나인 서남해안
갯벌 등 생태계(生態系)가 우수한 지역은 반드시 보전하여 후손에게 물려주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반세기 동안 인간의 간섭이 배제되어 훌륭한 자연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비무장지대에 대하여는 유네스코의 「접경생물권 보전구역(接境生物圈
保全區域) 지정」등 국제적 보호방안을 적극 강구해서 남북환경협력의 모범사례로
만들어 가겠습니다.》(2001. 1. 16. 2001년도 환경인 신년인사회)

역사는 박정희를 경제발전을 일군 성군이 아니라 독재자로 기억하고 있듯이,
김대중 대통령도 노벨상을 탄 위인이 아니라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한 위선자로
기억할 것이다.

김달수 고양환경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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