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습지 해양 소식

밀렵, 지금도 우리곁에서 자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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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산에 올라갔다가 이런 흔적을 보셨다면 유심히 살펴 보세요…
1. 토끼 똥이에요.
2. 토끼 발자국이죠.
3. 고라니 똥입니다.
4. 수달 똥이에요…
이런 흔적을 발견하셨다면 주위에 야생동물이 살고 있거나 다니는 길목입니다. 그 주변에
덫이나 올무가 놓여있으면 큰일 나겠죠…. 여러분들의 세심한 관찰로 생명을 구하실 수
도 있습니다.

지난 며칠 전, 경북 문경에서 초등학생 60여명과 함께 3박4일 동안 야생동물 캠프를 진행했습니다. 삭막한
콘크리트 환경 속에서 살던 서울 아이들은 자연휴양림 내의 맑고 깨끗한 환경 속에서 마음껏 눈싸움도 하고,
미끄럼도 타고, 연도 날리는 신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냥 무작정 놀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 곁에는 어떤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는지 여러 전문가들의
강의도 듣고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수달과 고라니 등 야생동물의 두개골 표본과 발자국 표본 등을 보면서
신기해하던 아이들은 밖으로 나가 눈밭을 다니며 야생동물의 흔적을 찾아다녔습니다.

하얀 눈 위에 찍힌 산토끼(멧토끼)와 고라니의 발자국을 본 아이들은 산 속에 동물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 듯 마냥 기뻐했습니다. 눈 위에서 동글납작한 산토끼 똥 서너개를 찾아낸 아이들이 이를 보며 즐거워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겨울에는 어떤 철새들이 날아오는지 공부하던 아이들은 주변의 강가로 가서 망원경과 쌍안경으로 흰뺨검둥오리와
청둥오리, 쇠오리, 논병아리 등 철새들을 직접 관찰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새에 대해 설명해주시던 박사님은
이번 겨울에 경상도 지역이 수렵지역으로 지정되어 새들이 굉장히 예민해졌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많이 보이던
새들도 이제는 줄어들었고, 그나마 사람들이 조금만 다가와도 멀리 달아나려 한다고 하셨습니다. 많은 철새떼를
가까이에선 보지 못했지만, 망원경을 통해 자맥질하거나 쉬고있는 예쁜 오리들을 보며 아이들은 참 좋아했습니다.

3박4일 동안의 일정을 마치고, 아이들은 서울로 떠났지만 저는 혼자 근처의 봉화로 갔습니다. 봉화에는 수달과
야생동물 보호활동을 하시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보호협회의 박원수 회장님과 수달보호센터가 있습니다. 회장님과
회원들을 만나 수달을 비롯한 야생동물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다가 수달 서식지로
직접 가서 수달의 배설물과 발자국 등을 조사했는데, 눈 쌓인 겨울 강가 바위 위에 드문드문 놓여있는 수달
배설물이 무척이나 반갑고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요즘 회장님과 회원들은 걱정이 많습니다. 운곡천과 주변의
하천에서 늘 보이던 수달의 흔적들이 갑자기 몇 군데에서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수달의 서식지 근처에서 사람들의
발자국이 잇달아 보이고 수달 흔적이 없어지는 가하면 총에 맞거나 덫에 걸린 수달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개인 돈을 털어 먹이를 구입하며 수달을 보호하고 증식시키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그런 수달을 밀렵하고
있다면 참으로 답답한 일입니다.

그래서, 회장님과 회원들은 두 눈을 부릅뜨고 밀렵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불법적으로 야생동물을
포획하고 있는 밀렵꾼들을 적발하고 있고, 밀렵된 야생동물의 유통과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수달 서식지 조사를 마치고, 밀렵감시 활동에 동참했습니다. 생태계 보전을 위해 설정한 수렵금지구역을 다니며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밀렵을 차단하기 위해 눈 쌓인 산길을 몇 시간 동안 다녔습니다. 다행인지 밀렵꾼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마을 가까운 곳에서 올무와 덫을 찾아다녔습니다. 발목까지 쌓인 눈밭을 다니는데, 고라니와 산토끼의
발자국과 배설물을 발견할 수 있어 이곳에는 상당히 많은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야생동물의 발자국을 따라 나있는 개와 사람의 발자국이 있어 동물들이 무사히 겨울을 넘길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산토끼는 그런 사냥꾼이 자신을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 위에
찍힌 사냥꾼의 발자국 위에 배설물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다니다가 도로 옆 야트막한 야산에서 올무를 발견했습니다.
집과 도로가 가까운 곳에서도 이렇게 밀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무척 놀라며, 야생동물들이 통과하는
길목에 매어져있는 철사로 만들어진 올무를 8개 발견하고 걷어왔습니다. 야생동물의 목이 걸려 엄청난 고통을
받다가 처참하게 죽을 것을 생각하니 소름이 끼칩니다.

그러면서 한참 올무를 찾고 있는데, 바로 근처에서 총소리가 났습니다. 얼른 달려갔더니 트럭을 타고 다니며
장사하시는 분이 길가에서 꿩을 발견하자 공기총을 쏘았다고 합니다. 인가에서 50여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총을 쏘는 것은 명백한 밀렵입니다. 총도 불법으로 개조된 총이었습니다. 꿩은 총에 맞았는지 비틀대다가
풀숲으로 사라졌다고 하는데,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총에 맞은 채 사람들을 원망하면서 죽어갈 꿩이 너무
불쌍합니다.

올무와 총기 밀렵 현장을 연달아 목격한 후 가슴이 무척 답답해 옵니다.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이렇게 허무하게
죽어가고 있는 야생동물들도 불쌍하고 야생동물들이 사라지고 생태계가 훼손되는 것도 안타깝지만, ‘야생동물은
우리의 친구’라고 외치던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자꾸만 눈에 아른거립니다.

아이들이
야생동물은 우리들의 친구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야생동물이 인간의 욕심에 생을 마감하지 않도록 관심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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