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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때문에 요요현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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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걸어서 마흔 여행' 중 일때> 


술이 왠수다! 기껏 줄인 옆구리의 살들이 한 달 만에 되돌아오고 있다. 꼽아보니 지난 1월 3일부터 28일까지 스무 하루 동안 마셨다. 아마도 체력이 됐다면 주말과 휴일에도 마셨을 것이다. 술자리에서 가장 큰 유혹은 술도 술이지만 은은한 조명을 받아 자체 발광하는 먹음직스럽고 다양한 안주다. 주로 한 달 동안 같이 다녔던 후배 역시 푸짐한 안주를 선호하며 그 중 치킨이 1순위다.


 


내가 20대일 때도 술자리는 질보단 양이었다. 거나하게 먹어야 먹은 것 같고, 또 같이 마신 사람과 좀 더 친해진 듯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오랜만에 보는 이들이 대부분이라 술과 안주에 대한 내 옆구리 살 방어 전략은 시작부터 무너졌다.


 


작년 8월 말 부터 11월까지 강 따라 여행을 했다. 대한민국에서 마흔 해를 버텨온 기념으로 만 12년을 다니던 환경운동연합에 휴직을 냈다. 거창하게 준비했다. 노트북, 카메라 등을 구입하고 필요한 장비 등 여행 자금을 위해 나름 큰돈을 썼다. 여행 기간 느낌을 연재할 목적으로 오마이뉴스 편집장까지 만났다. 여행 이름도 ‘걸어서 마흔 여행’이라 했다.


 


걸어서 마흔 여행에서 나름 3가지 목표를 잡았다. 첫 번째가 ‘20년 꼴초의 행복선언’, ‘두 번째가 뚱댕이 다이어트’ (굿바이 투엑스 라지), 세 번째가 ‘술고래 다이어트’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셋 중 두 가지는 성공했다. 첫 번째였던 ‘20년 꼴초의 행복선언’은 ‘항복 선언’이 됐다. 살아오면서 금연 시도는 몇 번 했지만 지난 여행만큼 확고하게 결심한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항복 선언이 된 것은 의지가 약한 것이 아니라 내가 머리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강화도에서 양평군 양수리까지 한 열흘간 담배를 끊고 다니면서 떨어진 꽁초를 봐도, 담배 생각만 해도, 밥 먹다 말고, 화장실에서 온통 담배 생각이 났다. 참았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담배를 펴야 하는 1만 가지의 논리가 나왔다. 아마도 금연에 실패한 분들은 내말에 공감이 갈 것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금연에 성공한 분들은 머리가 나쁘단 소리냐’라는 비난이 들어 올 것만 같다. ㅠㅠ) 참고로 ‘20 년 꼴초의 행복 선언’은 조만간 다시 시작할 거다. 언제일진 모르겠지만 ㅎㅎ:;


 


암튼 ‘뚱댕이 다이어트’와 ‘술고래 다이어트’는 나름 성공했다. 휴직에 들어갈 때 몸무게가 95킬로였고 여행을 마쳤을 때는 79~80킬로였으니 말이다. 10 여 년 전에 산 양복이 몸에 맞는 걸 보면 38이던 허리 사이즈도 34또는 32까지 줄은 듯 했다. 평상시 입던 바지도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였다. 부모님뿐만 아니라 동네 분들도 날씬해(?) 졌다고 난리였다.


 


뚱댕이 다이어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이 술고래 다이어트였다. 과거 술고래 다이어트를 실해한 경험이 있다. 환경연합 2년 차였던 99년에 백두대간 종주를 하게 됐다. 대략 50 여 일 동안 지리산부터 강원도 향로봉부근까지 산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장비를 메고 다녔다. 그 때도 살이 많이 빠졌다. 85킬로 시작한 백두대간 종주로 13킬로가 줄었다. 문제는 다녀온 후였다. 거의 매일 같이 술을 마셔댔고, 그 결과 매우 빠른 속도로 본래 몸무게를 회복했다.


‘걸어서 마흔 여행’ 동안에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다. 한 여름 뙤약볕아래를 걸으면서 시원한 생맥주 생각이 왜 안 들었겠는가? 목구멍을 타고 흐르는 시원한 소주 역시 생각이 날 수밖에 없었다. 술을 거부한 것은 내 삶에 대한 반성의 의미도 있었다. 그리고 지난 세월 마셨던 술 때문에 저질화 돼버린 내 장 탓도 있었다. 술만 들어가면 화장실로 가야했기 때문에 나에게 도보여행 중 음주는 최악이었다. 


 


여행을 다녀와서도 술을 조심했다. 뿐만 아니라 매 끼니 밥도 반으로 줄여서 먹는 등 신경을 썼다. 나이가 드니 배를 채우고 있는 것보다 비우고 있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도 1월 3일부터 환경연합 복귀하니 여지없이 깨지고 있다. 엊그제 몸무게는 84킬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뿔사……어떻게 뺀 살인데…. 술 때문에 흑흑……


 


다시 술고래 다이어트를 해야겠다. 이번에는 좀 더 새로운 방법을 해봐야겠다. 현실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자리에 참석 하지 않을 수 없다. 때로는 내가 주최해야 한다. 그 자리에서 최대한 술을 적게 마시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자체 발광 안주도 멀리해야 한다. 또한 ‘음주’대신 ‘차’를 두고 이야기 하는 습관도 필요할 것 같다. 친밀감과 공감을 쌓는 것은 술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이해와 마음에 있다는 것을 믿으며 말이다.


 


그리고 술자리 한 번 갈 때마나 천 원씩 저금통에 넣을 생각이다. 술을 적게 마시는 만큼 그만큼 경제적 손실을 줄었으니 좋은 곳에 써보고 싶다. 나와 같은 술고래는 확 줄이고, 진짜 고래를 늘려보면 어떨까 싶다. 다가오는 설 연휴가 술고래 다이어트의 첫 번째 시험 무대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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