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 활동소식

[생태문화여행] 자연과 문화 만끽하는 여름 만들자

첨부파일 열기첨부파일 닫기

자연과 문화를 만끽하는 여름 만들자


 


여름휴가철이다. 산과 바다로 나가 자연에 몸을 맡겨 피곤한 심신을 쉬고 삶의 원기를 충전하고픈 계절이다. 삶의 여건이 다양한지라 여름휴가가 호사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지만 조금 무리해서라도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여름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대부분 이번 주말부터 초등학교 방학이 시작되고 대형사업장들이 단체로 휴가를 갖는 7월말과 8월초에 피서지에 사람들이 몰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다. 올해 여름휴가 계획을 짜시는 분들께 자연과 문화가 어울리는 여행지 몇 곳을 소개한다.


 




[사진, 지리산길에서, 최예용 촬영]


먼저 올해 개장한
지리산길을 권한다. 여기저기 언론에 소개되어 알만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아직은 생소한 곳이다. 지리산길은 지리산 정상 능선을 따라가는 산행이 아니다.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이 넉넉하게 품고 있는 산속마을들이 자리잡고 있는 높이, 다시 말해 산기슭의 계단식 논이 가꾸어진 곳의 끝자락을 따라서 걷는 길을 말한다. 트레킹이라고도 하는데 조금 힘들다 싶게 오르막길이 있으면 이내 내리막길이 나오고 논일을 하는 할아버지, 밭일 나온 아낙네, 양봉치는 아저씨를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한마디로 산속의 논길과 밭길을 따라 걷는 여행으로 아이들도 군소리 없이 따라오고 나중에는 아이들이 앞서가게 되는 그런 길이다. 지리산을 이렇게 한 바퀴 크게 돌면 300키로미터가 된다고 하는데 지금은 40키로 정도가 가꾸어져 2구간으로 나뉘어 공개되어 있다.

높은 산을 타는 산행이 아니라고 우습게 보면 안된다. 해서 산행에 필요한 복장을 갖출 것을 권한다. 큰 산이 주는 넉넉함과 다양한 생태계를 맛보면서 사람 사는 냄새를 같이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조금 신경 써서 사전에 주변의 문화적 여건을 살펴 계획을 짜면 도중에 실상사와 같은 산사에서 목을 축이거나 하룻밤 묶을 수도 있다. 그곳에서는 도시 삶을 뒤로하고 농촌과 자연을 벗하면서 사는 길을 택하려는 귀농이나 생태공동체 모임에 참가하는 사람들도 엿볼 수 있어 내 삶을 돌이켜보는 기회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
지리산길에는 식당이나 편의시설이 전혀 없다. 그렇다고 깡촌기행도 아니다. 색다른 맛이 느껴지는 곳이다.  


 


다음은 유럽여행을 계획하는 분들께 권하고 싶은 곳이다. 히딩크 감독의 활약으로 한국에 친숙한 네델란드의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곳이다. 우리나라 서해와 같은 위도에 위치하여 바다물의 밀고 남이 커서 넓은 갯벌이 형성된 곳을 네델란드와 유럽 사람들이 어떻게 즐기는지 느낄 수 있다. 네델란드의 북쪽 지방 그로닝엔은 일반 여행지가 전혀 아니다. 해서 대중교통편이 쉽지 않은데 어렵게 찾아가면 mudding through 갯벌 속으로라는 갯벌탐험 프로그램이 있다. 우연히 지나가다 참가하는 사람들은 하나도 없고 다들 일부러 찾아온다.

유럽 농촌을 찬찬히 살필 기회도 있고 에너지 선진국임을 상징하는 풍력발전소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아주 작은 포구마을에 하나뿐인 레스토랑에 모여 간단한 요기와 함께 출발준비를 한다. 서너시간짜리 코스와 하루종일 걸리는 코스가 있는데 인터넷으로 미리 코스선택을 해야 한다. 방조제에 오르면 어디를 어떻게 간다는 건지 알 수 없이 그저 막막한데 안내자를 따라 걷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갯벌과 바다의 오묘함을 맛본다. 푹푹 빠지는 곳도 지나고 딱딱한 바닥도 지난다. 하일라이트는 갯벌강이라고 할 수 있는 작은 바다강을 건너는 코스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안내자가 긴 막대기를 들고 먼저 안전한 코스를 택해 참가자들이 건널 수 있도록 안내한다. 그런데 강의 깊이가 제법 깊다. 물이 허벅지에 차는 정도가 아니라 어른의 가슴높이, 아이들의 목까지 차오른다. 이 때문에 메고 있던 가방을 머리위로 들고 건너야 한다. 언뜻 위험할 듯도 한데 아주 재미있다. 물때와 날씨를 고려하여 주의깊게 안내를 해주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루코스의 경우에는 한나절 넘게 갯벌을 따라 걷고 바다강을 건너고 하면서 계속 나갔다가 배를 타고 돌아오는 코스다. 밀물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평택앞바다에서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매립해서 사라져 버렸다. 네델란드 인근의 독일과 영국사람들이 많이 참가한다.
갯벌 속으로는 이른 봄에서 초겨울까지 이어진다는데 겨울철에는 소수의 경험 많은 마니아들이 북해의 찬 바람을 즐기는 코스다.


 


북해의 섬을 찾고자 한다면 네델란드와 국경을 나누고 있는 독일의 섬이 좋은데 독일은 세계에서 유일한 갯벌국립공원을 갖고 있는 곳이다. 물개 군락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신기하다. 간척으로 사라져가는 우리네 갯벌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사진, 네델란드 국립공원 테셀섬을 자전거로 일주하면서 잠시 쉬며 갯벌을 관찰하는 노부부, 최예용 촬영]


자전거 여행을 해보고자 한다면 네델란드 북서쪽 바다쪽으로 나있는 국립공원 테셀섬을 권한다. 이른 아침 암스테르담과 같은 대도시에서 기차로 이동하여 항구에서 한시간여 배를 타고 가는데 도착한 곳이 항구라고 부르기도 뭐한 한적한 곳이다. 식당이나 편의시설이 거의 안보이고 단지 자전거를 빌려주는 곳만 두 곳 있다. 차를 가져가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 자전거를 빌려타고 섬을 한바퀴 돈다. 방조제를 갈 때 주의하라는 자전거포 주인의 말이 무슨 소리인지 궁금한데 갈매기들이 조개를 하늘에서 방조제로 떨어뜨려 깨서 잡아먹기 때문에 조개조각에 자전거 타이어가 펑크 날 수 있다는 말이다. 자전거를 오랜만에 타는 사람들이라면 오후가 되어 항구로 돌아올 때 엉덩이가 아프다. 때문에 처음 자전거를 고를 때 부드러운 안장을 찾아보라. 자전거 타는 일이 생활화되어 있는 유럽사람들이라서 그런지 노부부가 나란히 자전거를 붙여 제법 빠른 속도로 지날 때는 신기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출출해지면 하링이라는 네델란드식 청어요리를 맛보라. 길거리 이동식 차량에서 파는데 지나치면 나중에 아쉽다. 중간에 자전거를 세우고 잠시 바닷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바다에서 양식업을 하는 삶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리산길 그리고 북해의 갯벌과 섬여행을 생태문화여행 개념에 딱 맞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기억을 떠올리며 소개했다. 굳이 이런 곳이 아니라도 자연의 신선함과 사람 사는 맛이 어우러진 여름을 만끽하시기 바란다.                   


 


글.사진 최예용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부위원장/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이글은 전남일보 정기칼럼 전남시론 7월14일자(10매)에 실렸습니다. (본문은 15매)  

admin

생활환경 활동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