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환경용어

대운하 건설은 많은 농지를 황폐화시켜 식량 위기를 초래한다.

 한반도 대운하가 절대로 건설되어서는 안 될 이유는 바로 대운하 건설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하천 생태계와 그와 연결된 하천변 습지의 생태계의 상호작용을 교란시키고, 그로 인해 이와 연결된 충적 평야의 생태계와 하천 생태계의 상호작용을 단절시켜 농작물 생산을 급감시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식은 쌀과 해산물인데, 쌀의 경우에는 물이 고여 있는 논에서 생육하기 때문에 주위의 생태계가 파괴되어 그 생태계와의 상호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타격을 매우 심하게 받게 된다. 특히 대운하 건설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한강 하류와 낙동강 하류의 생태계가 파괴될 경우, 김포 평야와 김해 삼각주(둘 다 충적 평야로서, 각각 한강과 낙동강 하류 생태계에 연결되어 상호작용하고 있다)에까지 그 타격이 가게 된다. 김포 평야와 김해 삼각주에서 많은 농작물이 생산되고 있는 점, 특히 그 대부분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식인 쌀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큰 타격이 될 것이다.

 하천의 생태계는 그 내에서 유기물이 큰 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하천변의 농지로 흘러드는 농업용수에 녹아 있는 유기물은 그 생태계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이 생태계에서 단 1종만 빠져도 농업용수는 수돗물이나 다름없는 상태가 되고 농경지는 황폐화된다. 특히 그 농경지가 밭이 아니라 논일 경우에는 그 타격이 가중된다고 할 수 있다.

 먼저 한강 하류부터 살펴보면 한강 하류에서 서식하고 있는 물고기들 중 많은 종(단 1종만 생태계에서 사라져도 그 타격이 크며, 특히 같은 생태학적 지위를 가진 종이 없을 경우에는 더욱 크다)이 서식지를 잃고 죽게 된다. 예를 들어 강주걱양태(돛양태과의 담수어로, 이 과에 민물고기는 강주걱양태 한 종류 뿐이다)의 경우에는 현재의 한강 하류 바닥 상태가 유지되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데, 대운하 공사를 위해 바닥을 파헤치고 강주걱양태가 서식하는 모래바닥을 파괴시키면 강주걱양태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고, 한강 하류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 1종이 사라짐으로써(게다가 같은 생태학적 지위를 가진 대타도 없다) 한강 하류 생태계 전체가 붕괴되게 된다. 그런데 강주걱양태뿐만 그런 것이 아니고, 김포평야 부근의 한강 하류에서 서식하는 꺽정이와 알을 낳으러 한강에 올라오는 황복, 웅어 등도 멸종위기로 내몰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비록 대타가 있기는 해도 역시 한강 하류가 현재의 상태로 유지되어야만 살 수 있는 많은 물고기들도 멸종위기로 내몰린다. 특히 됭경모치, 두우쟁이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뿐만 아니라 한강 중류의 여주와 이천 부근도 많은 곡물이 생산되는 지역인데, 이 부근에서 서식하는 돌상어, 묵납자루, 칼납자루, 꾸구리, 여울마자 같은 물고기들 또한 한강 중류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강 중류와 하류는 서로 연결된 생태계이고, 한강은 흐르고 있으므로 중류의 생태계 파괴는 하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중류와 하류, 상류 모두 어느 한 곳도 생태계가 파괴되어서는 안 된다. 

 낙동강도 마찬가지이다. 낙동강 상류의 바위 틈에서 서식하는 천연기념물인 꼬치동자개의 경우, 배가 다니려면 꼬치동자개가 서식하는 바위를 모두 들어내거나 없애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서식지를 잃고 멸종하게 된다. 꼬치동자개도 낙동강 상류 생태계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종인 만큼 꼬치동자개가 멸종되면 낙동강 생태계 전체가 위협을 받는다. 다른 어종들도 그렇다. 이들이 모두 멸종된다면 낙동강 생태계를 차지하고 있던 많은 물고기들이 사라지게 되므로, 결국 낙동강 생태계 내에서의 유기물 순환구조는 붕괴되고 이는 김해 삼각주의 농지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류뿐만 아니라 조류 또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대백로와 쇠백로 같은 백로 종류는 여름철에 논에서 먹이를 구하는데, 이 과정에서 논의 생태계에 크게 기여한다. 그런데 이들이 하천 생태계의 파괴로 인해 더 이상 한반도에 날아오지 않으면 논의 생태계도 타격을 입게 된다.

 뿐만 아니라 농경지와 하천 생태계가 상호작용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러기류와 오리류가 날아오지 않는다면, 겨울철에 논과 밭은 황량한 상태로 버려져 있게 되고 봄철에 경작을 재개하더라도 풍작을 거두기는 어렵다. 큰기러기, 쇠기러기 등의 기러기류는 물에서 살지만 먹이는 주로 농경지에서 구하며, 오리류들 중에서도 청둥오리와 가창오리 같은 많은 종류의 오리들이 농경지를 주된 채식지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하천 생태계가 파괴되어 이들 기러기류와 오리류의 서식지가 사라지면 결국 농경지도 겨울철에 황량한 상태로 버려져 그 생산성이 저하되고, 결국 농작물이 제대로 생산되지 않음으로써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대운하 건설 그 자체도 농지의 면적이나 생산성을 감소시킨다. 대운하 건설을 위해서는 수많은 농경지가 수몰되어야만 한다. 그렇게 되면 그만큼의 농지에서 농작물을 생산할 수 없게 되고, 따라서 국내의 농작물 생산량은 줄어들게 된다. 또한 대운하의 물은 십중팔구 4~5급수의 아주 지저분한 물로, 그것도 화물선이 다니기 때문에 화학 물질까지 포함된 상태일 것이다. 그런데 이 물이 넘쳐서 농경지로 흘러들면 그 물에 노출된 농작물은 모두 죽고 농경지는 황폐화되어, 사실상 많은 농경지가 황무지나 다름없는 상태가 되고 말 것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에는 충적 평야의 퇴적 체계를 붕괴시켜 충적 평야 전체를 황무지로 만들고 말 것이다.

 따라서 대운하 건설은 생태계 그 자체를 파괴시키기 때문에 이루어져서도 안 되지만, 그로 말미암아 농지의 생산성을 감소시키고 식량 위기를 초래하기 때문에도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이렇게 되면 식료품 가격은 급등하고 오직 부자들만 먹을 것을 사 먹을 수 있게 되고, 중산층 이하의 많은 사람들은 먹을 것도 사 먹지 못하여 굶어죽는 전국적 대재앙이 찾아올 것이다. 따라서 생태계와 농업, 그리고 식량 위기로 인해 죽게 될 많은 돈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대운하 건설은 생태계와 농민을 위해 저지되어야만 한다.

P.S.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분들께서 이 글을 꼭 참고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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