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환경용어

한반도 대운하 추진팀의 허위주장을 논박한다.

 “지금 국민은 대운하 얘기만 나오면 갈피를 잡을 수 없다. 대운하에 찬성하는 전문가와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컨테이너선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조차 2배나 다르게 추정할 정도다.”라는 조선일보 사설을 보고 이 글을 쓴다. 너무도 명백하고 기본적인 사항인데도 엉터리 전문가가 멋대로 수치를 조작하고 허위주장을 계속하여 이런 해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가관이요 코메디이다. 

 

 이 당선자는 “60~70명의 전문가가 10년간 기술적 검토를 마쳤다”고 말하지만, 전문가는 없고 문외한들이 전문가 행세를 하며 엉터리 주장을 하고 있어서 국민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30명의 운하연구회의 전문가 집단에 운송물류를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정치마케팅 전문의 광고홍보회사 사장 출신 목사가 2007년 이명박 후보 캠프에 참여하여 한반도운하추진본부 부본부장을 맡고, 운송물류 전문가로 행세하면서, 책도 쓰고 온갖 매체에 나와 엉터리 주장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2007년에 캠프에 참여했으니 물류를 접한 지 채 1년도 안된 광고홍보전문가가 그때그때 내키는 대로 한마디씩 하는 말이 전문가의 말로 둔갑하여,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다.

 

 TV 토론, 여기저기에 쓴 글, 보도기사 등에서 가짜전문가가 경부운하에 대해 언급한 엉터리 주장은 다음과 같다.
 ① 바지선은 30km로 운항하여 550km를 24시간에 주파한다.
 ② 배와 배(vessel to vessel)가 컨테이너를 해상에서 곧바로 주고받아 비용도 줄고 시간도 단축된다.
 ③ 바지선이 광주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영산강을 거쳐 바로 중국도 가고 일본도 간다.
 ④ 우리나라의 연안운송은 이미 죽었다. 수출화물을 주로 하는 연안운송의 생명은 바로 정시성이다. 그런데 연안운송은 그 정시성 보장에 실패했다. 이유는 잦은 파도나 일기변화 때문이다. 연안해운이 잦은 파도나 일기변화 때문에 시간을 지키지 못해 실패했다.
 ⑤ 20피트 컨테이너를 수도권에서 부산까지 보내는 비용은 43만원이다. 경부운하는 15만원 정도로 잡고 있다. 무려 28만원의 차이이다. 하루 10개를 보내는 회사라면 하루에 280만원, 한달이면 9천만원, 1년이면 11억원의 물류비 절감효과가 생겨난다. 11억원이 절감되는데 트럭으로 운송하겠는가?
 ⑥ 기업체 오너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면 90% 이상 찬성, 종업원들한테 물어보면 70~80% 이상이 반대한다. 왜냐하면 종업원들 입장에서는 바꾸는 것 자체가 귀찮고 복잡하다. 새로운 프로세스를 적용하는 것 자체가 싫다. 그래서 반대한다.
 ⑦ 이미 외국의 자본들이 투자할 의향을 비치고 있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독일, 두바이, 네덜란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반도대운하의 구체적인 자료를 요청하면서 투자의향서를 보내겠다고 한다. 이미 접수한 것도 있다. 그들은 왜 그렇게 한반도대운하 사업에 몸이 달아 있을까? 
 ⑧ 운하반대론자들이여! 외국의 운하를 객관적 입장에서 한 번 보고 와서 논하라! 독일, 영국, 프랑스, 미국, 중국까지 왜 지금 이 시대에 운하를 적극적으로 늘리기 시작하는지, 왜 그들이 운하를 중심으로 한 물류운송으로 노력을 하고 있는지 현실을 직시하라! 환경을 그렇게 중요시하는 유럽의 나라들이 왜 다시 운하를 주목하는지 냉철하게 따져 보라!

 

 한마디로 모두 엉터리이고 거짓말이며 소가 웃을 소리들이다.
 ① 처음에는 그들이 신주처럼 벤치마킹하는 독일 및 화란의 운하와 같은 시속 15km로 운항한다고 했다가, 너무 느려서 화주들이 기피한다는 지적에 즉흥적으로 속도를 30km로 높인 것이다. 좁고 구불구불한 강에서 바지선이 30km 속도를 내면 대단히 위험하고 연료를 엄청나게 소모한다.
 선박의 연료소모는 속도의 3제곱 함수이다. 예컨대, 15km의 속도에서 10톤을 소모한다면 30km에서는 80톤을 소모하게 된다. 목숨을 걸고 30km로 항해해서는 안된다. 15km로 운항하면 항해시간 40시간, 갑문통과 10시간을 더해 50시간을 요한다. 28시간의 연안해운보다 하루 정도 더 걸린다. 느리다는 지적을 모면하기 위한 궁여지책의 수치가 24시간이다.
 ② 부산항을 비롯하여 모든 항구의 갠트리(컨테이너) 크레인은 부두 쪽으로만 작동하게 되어 있어, 배와 배가 해상에서 곧바로 컨테이너를 옮겨 싣고 내릴 수 없다.
 ③ 바지선이 낙동강에서 일본으로, 한강에서 중국으로 바로 갈 수 없다. 수심이 얕고 파도가 없는 하천이나 호수에서 운항하는 평저선(平底船)인 바지선이 짐을 실으면 중심(重心)이 높아져 복원력(復原力)이 약하다.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로 나가 일단 롤링(rolling)을 하게되면 복원력이 약한 바지선은 곧바로 뒤집어져 물밑 용궁으로 직행한다.
 ④ 배의 중심(重心), 부심(浮心), 경심(傾心) 등을 계산하여 조선공학적으로 건조된 원양선박은 태풍만 아니면 어지간한 황천(荒天)에도 끄떡없다. 태풍이 오면 잠시 지나가길 기다릴 뿐, 풍랑이 심해 항해를 못하는 일은 전혀 없다. 원양선은 바지선과 달리 높은 파도나 강풍에도 오뚜기처럼 복원력이 있어 절대로 전복되지 않는다. 정시성(定時性)은 정작 운하가 걱정해야 할 치명적인 약점의 하나이다.
 * 이들 ①~④항은 조선공학도에게 전화 1통만 걸면 금방 확인이 된다.
 ⑤ 경부운하의 운임은 금융비용, 관리유지비용, 하역 및 장치 등의 부대비용을 원가에 철저히 반영하면 시나리오별로 컨테이너 1개당 200~300만원이 될 것이다. 원가는 아예 무시하고 도로와 철도에서 화물을 빼앗아 오기 위해 그들이 멋대로 책정한 운임이 15만원일 것이다. 15만원이라면 일부 화주는 운하로 갈 것이다. 그러면 나머지 원가는 누가 부담할 것인가? 아예 공짜로 서비스하여 화주들을 감동시키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⑥ 오너인 회장이나 사장은 운송과 물류를 모른다. 추측컨대 막강한(?) 인수위라는 곳에서 물으니 회장이나 사장이 ‘예예’라고 답했을 것이고, 그것을 인수위가 찬성으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운송물류를 아는 부장이나 과장들은 운하의 문제점을 너무도 잘 알아 반대를 하는 것이다.
 프로세스를 바꾸는 것이 귀찮아서 반대를 한다는 말은 그들을 모독하고 능멸하는 소리이다. 오너와 실무자의 견해차이도 감지하지 못하는 추진팀의 지능이 의심스럽고, 게다가 “종업원들이 바꾸는 것 자체가 귀찮고 복잡해서 반대한다”고 해석을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런 사람들이 앞으로 국정을 좌지우지할테니 어떻게 견뎌야 할지 심히 염려된다.
 ⑦ 정치마케터답게 틈만 나면 외국인을 판다. 외국인들이 바보가 아니다. 사업성도 검토하지 않고 투자를 하겠다고 말했을 리가 없다. 거대한 프로젝트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무엇인지 한번 알아보겠다는 것을 투자의사로 둔갑시켜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왕년에 마이클 잭슨이 전북 무주에 투자하겠다고 떼를 지어 한국을 방문했었고, 왈리드라는 돈 많은 사우디 왕자도 한국에 투자의사를 비췄지만 하나도 이뤄진 것이 없다.
 ⑧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외국의 운하 한번 둘러보고 외국을 팔아 전문가 행세를 하면서, “운하반대론자들이여!” 운운하며 궤변을 늘어놓는 행태가 가증스럽다. 독일, 영국, 프랑스, 미국, 중국 등이 지금 운하를 늘리고 있지도 않고, 설령 늘린다 하더라도, 우리가 그들의 꽁무니를 따라야 할 이유가 없다. 강산의 모습이나 국민정서, 경제환경 등 우리는 그들과 모든 면에서 너무도 다르다.

 

 더욱이 “경부운하는 청계천보다 쉬운 사업”이라고 공언하는 인수위 운하팀장이 실성하지 않았다고 보기가 어렵다. 어떻게 이런 사람들을 수하에 두고 나라를 이끌겠다는 것인지 이 당선자의 용인술과 통찰력이 의심스럽고 나라의 앞날이 대단히 걱정스럽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주도하고 있는 운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매도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결코 아니다. 강산을 뒤집어엎고 수십조원의 국부를 탕진하는 폭거를 막으려는 것이며, 그들의 우상 이 당선자가 후손들로부터 욕을 먹지 않게 위한 충정이다.

 

 * 230명의 명단은 볼 수가 없고, 다만 월간중앙(2008년 2월호)에서 소개한 대운하 핵심자문요원들의 전공은 모두 지리학, 토목공학, 도시공학, 환경공학 등이며, 조선공학, 항해학, 물류학 등 운하에 반대할 만한 전문가들은 없다. 우연히 제외되었는지 반대를 해서 배제를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조선공학, 항해학, 물류학도 등이 포함되었다면 운하프로젝트는 중도에 폐기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임석민, 한신대학교 경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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