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 활동소식

인간광우병과 식품안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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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은 1986년 영국에서 처음 발생했다. 광우병 발생 초기에 영국 정부는 동물성사료를 먹은 소를 모두 도살하거나 최소한 광우병에 걸린 소들은 식용으로 쓰지 못하도록 했어야했다. 하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규제를 가하면 국민들이 지나치게 불안해하고 영국 축산물의 위험성을 인정하는 셈이 되어 축산농가에 피해를 주게 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물론 이런 결정은 당시의 과학적 근거(광우병을 일으키는 물질이 사람에게 전염된 증거가 없다는)에 의거해서 이루어졌다. 그로부터 10년 후 인간광우병으로 알려진 변종 크루이츠펠트야곱병(vCJD) 환자가 발생하면서 영국정부의 광우병 정책은 대실패로 귀결되었다.


지난 4월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전광석화와 같은 협상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이 결정되었다. 광우병 위험이 높은 30개월 이상의 소와 광우병 유발물질인 프리온이 많이 들어있는 뇌, 척수, 등뼈 등이 제한 없이 수입된다. 이러다가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도 들어오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의 입장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적이 있긴 하지만 소의 사체로 만든 동물성사료를 더 이상 소에게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정부대표의 말에 따르면 99.9%)은 안전하다는 것이다. 물론 국제기구에서 미국을 광우병 통제 국가로 판정한 것이 안전성에 대한 가장 중요한 근거이다.


반대 측 입장은 소의 사체로 만든 동물성사료를 소에게 먹이지는 않지만 가금류에게 먹이고 가금류의 사체로 만든 사료를 다시 소에게 먹이기 때문에 교차오염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도축하는 소의 0.1%에 대해서만 광우병 검사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미국 검역체계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확률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광우병에 걸린 소가 수입될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99.9% 안전하다는 정부대표의 말에 근거하면 0.1%). 그렇다면 그 소를 먹고 우리 국민이 인간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을까? 결국 이 질문이 모든 논란의 핵심이다. 


아직까지 미국인 3억명 중에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람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인간광우병의 위험은 없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반대 입장은 설령 미국에서 인간광우병이 발생한 적이 없다 하더라도 소의 각 부위를 다양하게 먹는 우리의 식습관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안심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 한국인이 유전적으로도 광우병에 취약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우리국민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인간광우병에 걸린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그러나 이것은 과학적 정보가 부족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과학적 증거는 결코 아니다. 환경보건 교과서에서는 미국산 쇠고기처럼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불확실 때 ‘사전예방의 원칙’에 입각해서 행동하라고 가르친다. ‘사전예방의 원칙’의 첫째 원칙은 위험성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불확실하더라도 먼저 조치를 취하라는 것이다. 10년쯤 국민에게 먹여보고 인간광우병 환자가 나오면(과학적 증거가 확보되면) 그때 가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예방조치를 취하라는 것이다. 둘째 원칙은 입증 책임의 전환이다. 위험성에 대한 입증을 잠재적 피해자인 우리 국민이 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성에 대한 입증을 잠재적 가해자인 미국정부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규정을 어기고 광우병의 우려가 있는 않은뱅이 소를 도축한 게 밝혀진 후 이루어진 대규모 쇠고기리콜이나 인간광우병 의심증세로 사망한 20대 여성의 사망이 광우병과 무관하다는 증거를 미국 쪽이 내놔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도축되는 모든 소에 대한 광우병 검사 체계를 갖춘 후에 수입을 요청해야 하는 것이다. 셋째는 대안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광우병의 우려가 있는 쇠고기의 소비를 줄이고 다른 육류섭취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 참에 꼭 이렇게 육식을 많이 해야 하는 지도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모든 결정과정을 국민에게 알리고 투명하게 하라는 것이다.


이번 쇠고기 수입협상은 국민건강은 도외시해서 식품안전을 강조하는 새정부의 정책기조에 정면으로 반하는 졸속협상이지만 정부 입장에서 협상결과를 뒤엎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17대 국회의원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제한하는 특별법을 만들어 국민 건강을 지켜주어야 한다. 부디 국회의원들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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