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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내 ‘다회용기’ 사용, 법으로 강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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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3월 20일부터 ‘1회용컵 보증금제’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1회용컵 회수율이 한계에 이르고 미환불금이 업체들의 판촉비나 홍보비로 쓰이는 등 부당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유이다.


‘1회용컵 보증금제’는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자발적 협약의 내용 중 하나이다. 자발적 협약은 2002년 환경부와 패스트푸드업체․테이크아웃업체에서 맺었다. 패스트푸드업체의 경우 100평 이상(2003년 이후 신설인 경우 80평 이상), 테이크아웃업체의 경우 50평 이상 매장 내에서는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외부로 가지고 나가는 경우 보증금을 100원․50원을 부과하여 회수 때 환불하도록 함으로써 1회용컵 사용을 줄이려는 것이 핵심이다. 


‘1회용컵 보증금제’는 이미 2월에 인수위가 보증금 제도를 환경규제의 일환으로 보고 소비자의 불편만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폐지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보증금제는 환경규제라기 보다 1회용품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기업에서 정부와 자발적으로 맺은 약속이다. 따라서 환경부는 보증금제 폐지에 대해 좀 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보증금의 부과 금액이 너무 낮아 실효성이 없는 건지, 회수 방법이 불편해서 인지, 다각적인 방안에서 원인을 찾아보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제대로 된 평가 없이 보증금제를 폐기하는 것은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환경부의 책임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환경부는 ‘1회용컵 보증금제’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기업․시민단체와 연계해서 시범사업들을 진행 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들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해서 지켜져야 할 것은 매장 내 다회용기 사용이다. 최근 2008년 1월 시민환경연구소와 서울환경연합 여성위원회에서 자발적 협약 대상 매장을 모니터 한 결과에 의하면 매장 내 다회용기 사용률은 온음료 30%, 냉음료․샐러드용기는 0%였다. 매장 내에서 대부분 발생되는 1회용품 발생량을 줄이지 못한 채 어떻게 ‘1회용품 줄이기’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건지 의문이다. 또한 매장 내 다회용기를 사용했는지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자발적 협약 실적조차 기업에서 3회 이상 제출하지 않아 협약이 해지된 비율이 2008년 1월을 기준으로 무려 42%에 이른다. 해지율이 높은 것은 강제성이 없는 자발적 협약의 제도적 한계이기도 하지만 협약을 성공시키기 위한 환경부와 기업의 의지․노력이 미약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자발적 협약의 근본적 한계가 드러난 만큼 1회용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매장 내 다회용기 사용을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 매장규모에 따라 다회용컵을 사용하는 것에 차이를 두는 것이 아니라, 모든 매장 내에서 다회용컵의 사용을 의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발적 협약은 양심을 바탕으로 한 일종의 약속이다. 자발적으로 맺은 약속이 잘 지켜지지 못하면 직접 규제할 때 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환경부는 보증금 폐지라는 미봉책이 아니라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


* 이 글은 한겨레 3월 21일자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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