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 활동소식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거짓말

첨부파일 열기첨부파일 닫기

식량자급률이 낮은 나라에서는 식량 수출국이 주는 대로 먹어야만 한다. 어쩌면 이 말은 진실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 바로 그런 것은 아닐까 싶다. 며칠 전 우리나라 전분당협회가 당당하게 밝히기를 5월부터는 옥수수전분 수입 전량을 GMO로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입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주로 수출하는 나라가 미국이니 미국에서 많이 재배하는 GMO를 수입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한 그 발표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환경연합 자원활동가 김세진


몇 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우선은 과연 GMO를 먹어도 후세 대대로 안전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이다. 10년 동안 재배해왔고 소비해 왔는데 별 문제가 없었으니 앞으로도 별 문제가 없을까? 광우병은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인지 10년 만에 소에게 나타났고 또 다른 10년, 그러니까 동물성 사료를 먹인지 20년이 지나서 사람에게 나타났다. 그런데 광우병을 일으킨 사람들 거의 모두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 아이들은 태어나서 고기를 먹기 시작할 때부터 동물성사료로 키운 소를 먹었다. 베트남에서 전쟁이 있을 당시 고엽제에 노출된 사람들은 자신이 발병하기도 전에 자기 자식이 태어나면서부터 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지금 금방 나타나는 문제만을 기준으로 삼는 안전성평가는 분명 충분하지 않다.

두 번째로 식량위기는 GMO가 해결해 주는 걸까? 지금 식량은 지구 인구가 필요한 양의 1.5배가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도 굶주리는 사람이 많은 것은 분배의 문제이다. 그러나 이 분배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식량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정말 GMO가 식량부족을 해결해 주려면 GMO를 심어서 같은 면적에서 훨씬 더 많은 생산을 해야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GMO는 증산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GMO를 심은 미국에서 GMO를 심은 덕에 엄청나게 생산량이 늘었다는 보고는 그 어디에도 없다. 결국 식량의 절대량이 부족하면 재배면적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그 고민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말이다.


ⓒ환경연합 자원활동가 김세진

지구온난화로 사막화하는 면적을 고민해야 하고 농지가 사막화하면서 삼림을 베거나 바다를 메워서 거기에 농지를 조성하여 생태계를 파괴하고 이것이 지구온난화로 이어지는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지구온난화의 악순환을 고민하지 않는 식량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굶어죽는 것보다는 GMO라도 먹는 것이 낫다? 이것은 분명 미국의 생각이다. 미국은 이미 2002년에 아프리카에 식량을 원조하겠다면서 GMO를 주려고 했던 적이 있다. 당시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를 거부하자 당시 미국은 그 화살을 EU에게 돌렸다. EU가 GMO가 안전하지 않다고 호들갑을 떠니까 굶어 죽어가면서도 아프리카에서 GMO를 받지 않는다면서 빨리 GMO에 대한 태도를 바꾸라고 압력을 가한 적도 있다. 정말 GMO가 아니면 굶어 죽는 걸까? 그건 절대 아니다.

세 번째로 GMO의 안전성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옥수수전분을 그렇게 많이 수입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자. 우선 옥수수전분의 주용도가 무엇일까? 우리는 옥수수전분이 없으면 못 먹고 사는 것일까? 사실 그렇지는 않다. 옥수수전분이 없어도 우리는 충분히 살 수 있다. 왜냐하면 옥수수전분이 주로 사용되는 식품은 바로 아이들이 먹는 과자이고 음료수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먹는 과자나 음료수는 없어도 살아가는 데 하등의 지장이 없다. 10년 전 미국에서 공부할 때 미국의 대형매장을 가서 느낀 것이 있다면 이국에서는 사먹을 과자가 별로 없더라는 것이다. 물론 전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비하면 적다는 것이다. 미국같이 큰 나라에서 파는 과자의 종류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다는 점을 우리 다같이 생각해 보자. 옥수수전분 값이 비싸서 GMO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면 우리가 고민하고 결정해야할 결론은 ‘그래? 그럼 GMO를 수입하지“가 아니라 ”그래? 그렇다면 옥수수전분 소비를 줄여야겠다“여야 하지 않을까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몇 년 전 스타링크 사건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말하기를 GMO 옥수수를 재배하니 않는 나라에서 옥수수를 수입한다고 했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브라질이다. 옥수수의 원산지로 알려진 중남미 국가들은 원산지이기 때문에 GMO 옥수수에 민감하다. GMO 옥수수로 인해 자신들의 나라에 있는 옥수수의 고유종들이 오염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GMO가 아닌 옥수수를 수입할 수 있는 길은 아직 있다. 그리고 양이 문제라면 수입을 줄이면 된다. 과자를 덜 만들면 되고 음료수를 덜 만들면 된다. 그리고 옥수수로 만드는 각종 당들, 과당이니, 올리고당이니 하는 당들의 소비를 줄이면 된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이 현실을 알리고 기호식품인 과자나 음료수의 소비를 줄이도록 식생활개선 운동을 하는 것이 오히려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이 땅을 위해서 훨씬 바람직한 길이다.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새 정부에서는 미국말이 아니라 한국말을 쓰는 것이 애국이다. 이 이야기를 조금 바꿔보자. 새 정부에서는 수입산이 아니라 국산 농산물을 먹는 것이 애국이다. 그리고 그 애국의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은 바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지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 이 글은 3월 일자 한겨레 신문에 게재되었습니다.

admin

생활환경 활동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